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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장장 Feb 24. 2020

#006 기업을 새롭게 하는 AI 디자인

AI 시대의 생각법, 디크리에이션

21세기는 AI 디자인을 수용하는 조직문화가 기업경영 최후의 승부처다


인간은 생각하는 능력을 가진 유일한 존재라고 스스로 경계 지었다. 그런데 이에 맞서는 AI가 등장했다. 그는 이세돌과의 바둑 대결을 시작으로 스타크래프트 게임까지 인간을 이기고 실제 도로에서 차를 운전했다. 불과 5년여 사이에 AI가 벌인 급진적 변화를 상징하는 사건들이다. 이 결과로 사람들은 AI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섰음을 인정했다. 인간이 창조한 AI가 인간이 정한 경계의 개념을 무너뜨린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의 주장에 따르면 개념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개념의 결과로 탄생한 도구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제 최상위인 인간의 개념에 변화가 생겼고, 연관된 하위개념도 바꿔야 한다. AI 시대가 다양한 새 개념을 탄생시키는 이유다. 이제 기업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먼저 생각해보자, AI의 어떤 기능이 인간의 지능을 넘어섰는가? 필자는 이전의 칼럼에서 AI의 선입견을 배제한 상태에서 분석하는 기능과(‘19년 11월호 칼럼) 감정을 배제한 상태에서 상황을 판단하는 기능(‘20년 1월호 칼럼), 두개의 기능을 갖췄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 두개는 논리적인 것들이다. 선입견을 가진 채로 생각하고 감정을 앞세워 결정하는 등 비논리적인 것에 익숙한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것들이다. 결국 AI의 논리적인 분석과 판단 기능이 인간의 비논리적인 생각과 결정 능력을 앞지른 것이다.


기업은 AI와 연결된 도구의 개념을 구체화해야 한다. 개념의 구체화는 사용자 경험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우리는 집밖에서 말하는 것만으로 집안의 전자제품을 작동시키는 방식이 낯설지 않다. 기계를 통제한 AI가 기계를 작동시키는 방식에 익숙해진 것이다. 작동과정을 보면 도구의 사용자가 인간에서 AI로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은 AI와 소통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사용자 개념에 급진적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사용자인 AI의 경험이 중요해진 이유다.


이제 AI가 통제하기 쉬운 디자인으로 바꿔야 한다. 다시 말해, 20세기까지는 인간이 사용하기 편리한 디자인을 했다면, 21세기는 AI가 통제하기 적합한 디자인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예로 완전자율주행차는 인간이 운전하는 핸들은 옵션 항목이 되고, 사물을 인식하는 카메라의 위치도 바꿔야 한다. 운전자가 AI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혁명적 변화에 대응하는 디자인을 상품화 하기 위해서 기업이 가장 먼저 갖춰야하는 것은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조직문화다. 기업들은 다들 말로는 혁신, 혁신 하면서도 막상 본론에 들어가면 변화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필자는 삼성전자에서 20여 년간 디자이너로 일했고, HBR에 삼성이 혁신의 강자가 된 성공요인을 개재했다.(HBR 2015년 9월호, 삼성은 어떻게 디자인 강자가 됐을까 유영진/김경묵) 인용하면, 조직에 깊이 뿌리 내린 효율 중심의 관행 때문에 창의적 디자인은 끊임없이 장벽에 부딪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변화에 성공한 비결은 21세기 기업경영의 최후 승부처를 디자인으로 정하고 기업문화를 혁명적으로 바꾼 것과 시간이 걸리더라도 디자인 역량을 외부에서 끌어 오지 않고 내부에서 기르는 결정을 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총 6회에 걸쳐 새로움을 만드는데 익숙한 디자이너 관점에서 본 AI와 인간의 창의적 생각 세계에 대해 서술했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혁신적 상품은 만들기 어렵지만 결과는 크고 아름다웠다. 마지막으로 HR 역량을 기르는 것이 급진적 제안을 토론하고 수용하는 조직문화를 갖추는데 그 목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당부하며 칼럼 연재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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