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이도의 33년간의 삶과 경영을 만나 보세요
저자가 <이도 다이어리> 책을 권하는 이유, 세종 이도의 33년의 삶과 경영을 만나보시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세종 이도의 삶과 경영을 직접 활용해 보세요.
세종실록은 사실에 기반한 기록이지만, 장편소설을 읽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현장에 있어야만 알 수 있는 대화를 곳곳에 흩뿌리듯 배치해서, 사람들마다 느낀 감정과 심리상태를 살려냈기 때문이다. 1445년 5월 1일, 신하들의 얼굴 표정에서 싸늘한 공기가 방 안 전체를 짓누르고 있음을 느낀다. 이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나는 국방을 제외한 모든 일을 세자에게 이양한다”라고 첫 말을 꺼냈다. 그리고 내 뜻을 이해해 달라고 애절하게 부탁했다. 침묵이 흘렀다. 황희가 나서서 왕의 말을 공식문서로 작성하게 했다.
왕권을 이양하려고 시도한 과정을 돌이켜보니
①2년 전에 세자(문종)를 남면하는 왕의 자리에 앉히는 의전을 시도했고
②이후로 계속해서 왕권이양의 당위성을 주장했고
③올 새해 첫날에 왕이 서울 성 밖으로 거처를 옮겼고
④2월에 둘째 아들(세조)을 부르는 이름을 진양대군에서 수양대군으로 바꾸고
⑤오늘 왕권이양 선언을 문서로 남겼다.
왕권이양을 위한 5단계 전략이라 부를 만하다. 신하와 자식 모두가 동의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마침표를 찍게 한 것이다. 이것으로 왕으로서 해야 하는 큰일 하나를 마무리지었다. 완전한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속도를 줄이지 않을 것이다. 첫 번째 후속조치로 사관을 세자가 공부하며 일하는 자리(서연)에 처음으로 배치했다.
◆성향이 상극인 문인 김종서와 무인 이징옥을 최전방에 함께 배치하고 역량을 극대화 하는 대목에서 촌각을 다투는 국경의 상황을 제때 대처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1431년 여진족을 토벌할 때는 반대하던 최윤덕 장군을 여진족토벌대장으로 임명하고 선봉에 세워서 크게 이겼습니다.
◆1435년 왕으로서 전장에서 고생하는 장수를 단호하게 대하고 마음 아파하는 이도의 애잔한 모습도 보았습니다.
◆장수가 부족할 때는 직접 편지를 써서 마음을 전하는 대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타당한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 과정과 실수와 잘못을 한 관리에게 만회할 기회를 주는 과정과 방법을 발견하하기도 했습니다. <이도 다이어리>에는 리더가 참조할 만한 대화와 일 처리 솜씨가 가득합니다. 그 행운을 발견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권해 드립니다.
이도는 1450년 2월 14일에 이르러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그리고 3일 만에 우리 곁을 떠났다. 사람들은 그를 세종이라 부른다. 세종은 사람을 사랑으로 다스렸던 왕에게 주는 선물 같은 이름이다. 오늘날에는 성군이라는 이름까지 더해져서 ‘성군 세종 대왕’이라 부른다. 그렇게 누구도 따라 할 수도 흉내 낼 수도 없는 넘사벽 한국사람이 됐고, 역사책이나 박물관에서 만나는 위인으로 남겨졌다. 과연 이도가 원하는 것일까?
역사를 사용하는 방법은 ‘역사의 사실을 찾아내고 전하는 것’과 ‘역사의 사실 사이의 빈 곳을 상상하고 연결하는 것’ 두 가지라고 배웠다. 나는 디자이너다. 전 직장인 삼성전자 수석디자이너 시절에, 공감한 것을 상품으로 바꾸는 일에 훈련된 사람이다. 세종실록을 처음 읽었던 날, 그 훈련된 역량으로 이도가 왕으로 살았던 삶 전체를 글로 쓰고 싶었다. 그래서 역사의 사실을 근거로 이도와 당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이도와 같은 DNA를 가진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싶었다. 이도의 인간적인 면을 들춰내고 그의 온전한 삶을 담아, 이도가 우리와 함께 살아가게 하고 싶었다. 나아가 독자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생각해보게 하고 싶었다.
이도의 다이어리를 펼쳐 보시는 독자님의 가슴에 이도의 한 마디가 깊은 울림으로 남으시기를 바랍니다. 이 책이 사랑하는 자식, 동료, 후배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꺼이 권하는 책으로 남는다면 더없이 기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