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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의 당부 "교수의 말을 믿지 마라"

문제해결자의 창조적생각법(창조법)

by 김경묵

회사를 퇴직하고 수년 동안 서울의 K대학 H대학 등에서 '문제해결자의 창조적생각법(창조법)'을 주제로 강의를 이어오고 있다. K 대는 석/박사 통합과정이고, H 대는 학부 창업과정이다. K 대는 처음에 수강신청이 인원이 미달하는 폐강 수준이었다. 몇 학기 동안 계속됐다. H 대는 첫 학기를 마치고 학생의 교수 평가부터 처참했다.


"강의 준비 제대로 해주세요"

"창의성을 저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학점 평가의 모호성"


Q, 교수의 무엇이 문제였을까?




몇 해가 지나고 2024년 2학기에 또다시 학생들에게 평가를 받았다. 큰 변화를 마주했다. K 대는 중국 한국 학생들이 함께 수업을 하는데 강의실이 꽉 찬다. AI 통역기를 사용하는데, 언어가 다른 학생들을 동시에 이해시키는 설명을 하는 노하우가 생겼다. H 대 학생들의 강의 평가는


"기존의 수업과 차별화된 멋진 수업이었습니다"

"수업방식이 가장 대학 강의스러운 느낌이라 새롭고 만족스러웠습니다"

"스스로 생각해 보는 참여형 수업이 너무 좋았습니다"


Q, 교수의 무엇이 어떻게 달라진 것인가?




어제 K대 2025년 1학기 3시간 수업을 했다. 강의 주제는 '주관식 사고와 객관식 사고'였다. 학생 한 명 한 명의 수준을 스스로 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군데군데 배치했다. 장치 하나를 공개하면, "교수의 말을 믿지 말라"라고 강조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수업을 마치려는데 눈빛들이 초롱초롱하다. 저녁 9시다.


그렇게 8년 여를 지내고 보니, 이 강의를 쓴 책을 읽어 줄 사람이 있을 것 같다. 비로소(始) 때가 된듯하다. 나는 지금 책을 쓰고 있다. 속도가 조금씩 붙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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