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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조직+코하 러브라인, 역대급 극장판이 왔다

영화 [명탐정 코난: 흑철의 어영]

  


일본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시리즈 팬들을 위한 특별한 서비스이자 TVA와는 별개의 전개로 색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사랑을 받고 있다. 마니아층의 확실한 반응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이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대표적인 시리즈 중 하나가 <명탐정 코난>이다. 시리즈가 지닌 고유한 장점인 추리에 오직 극장판에서만 만날 수 있는 블록버스터 규모의 액션과 다채로운 캐릭터 조합으로 연례행사처럼 극장가를 찾고 있다.    

 

약 30년의 역사를 지닌 <명탐정 코난> 시리즈는 오랜 연재기간 동안 방대한 서사를 쌓으며 극장판이 다양한 방향성을 만들어 갈 수 있는 판을 형성했다. 다만 초기 1~6편 이후에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낸 작품이 없었다. 시리즈의 26번째 극장판인 <명탐정 코난: 흑철의 어영>은 이런 미지근한 평가를 뒤집기 위한 시도를 선보인다. 시리즈 팬이라면 극장을 향할 수밖에 없는 두 가지 필살기를 내세워서 말이다.     



먼저 7년 만에 검은 조직이 극장판에 복귀했다. 검은 조직은 코난 시리즈의 메인 빌런으로 중심 에피소드를 담당해 왔다. 추리물인 이 작품이 오랜 시간 큰 사랑을 받으며 세계관을 확장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이들의 존재감이다. 코난과 하이바라를 어린아이로 만든 것에 더해 국제적인 범죄 조직인 만큼 경찰, 공안, CIA, FBI가 모두 얽혀있다. 검은 조직이 등장할 때마다 이야기가 한 발자국 전개되는 만큼 마니아층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매 극장판마다 블록버스터급 규모를 자랑하는 코난 극장판이지만 검은 조직이 등장하는 만큼 역대급 스케일을 자랑한다. 해양 위에 건설된 일본 경찰과 유로폴의 공조기구 퍼시픽 부이가 메인 공간이며 AI를 이용한 생체 얼굴 인식 시스템이 신기술로 등장한다. 여기에 액션만 보면 최근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을 연상시킨다. 속도감이 느껴지는 카체이싱에 톰 크루즈의 스피드 플라잉을 연상시키는 절벽으로 돌진 장면이 등장한다.     


하이라이트는 잠수함이다. 어뢰를 발사하는 해저액션까지 선보이며 추리로 한 번, 스케일로 두 번 감동을 준다는 코난 극장판의 미덕을 이어간다. 다음은 코란-하이바라의 러브라인이다. 고등학생 명탐정 신이치에서 초등학생이 된 코난과 검은 조직에 이용당하다가 약을 먹고 어린아이가 되어 탈출한 하이바라는 동병상련의 처지에 타고난 천재라는 점에서 코하 커플로 묶이고 있다.    


  


하이바라가 검은 조직에 납치를 당하고 정체를 들킬 위기에 처했다는 점, 코난이 하이바라를 구하기 위해 분투한다는 점에서 러브라인 팬들을 열광하게 만든다. 최고 인기 캐릭터 중 하나였지만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해괴한 설정 추가와 분량 감소로 아쉬움을 자아냈던 하이바라이기에 더 반가운 대목이다. 놀랍게도 인기 요소를 활용했을 뿐인데 역대급 반응을 이끌어내며 일본에서 자체 최고 흥행 기록을 달성했다.     


<명탐정 코난: 흑철의 어영>이 만들어낸 가장 큰 성과라면 극장판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는 점에 있다. 오직 극장판에서만 액션을 볼 수 있다는 점에 치중한 나머지 오리지널리티라 할 수 있는 추리를 등한시 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감청의 권>과 <제로의 집행인>에서 액션을 부풀리다 추리는 짓눌러 버리는 문제점이 강하게 부각되었고 이후 균형을 이루기 위한 시도가 반복되었다. 그 추를 이번 작품에서 맞춘 기분이다.   

 

그간 <명탐정 코난> 극장판은 TVA의 외전에 가까운 스토리 전개를 선보였다. 이번 작품 역시 사건은 그러하지만 검은 조직이 하이바라를 노린다는 점에서 놓쳐서는 안 될 메인 에피소드를 관람한 인상을 남긴다. <귀멸의 칼날>, <주술회전>에 이어 <슬램덩크>까지 극장판이 터지며 일본 TVA 애니메이션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 <명탐정 코난: 흑철의 어영>이 국내에서 거둘 성적이 주목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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