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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xou Aug 25. 2023

밀로의 비너스 거기 그 밀로스요

비너스 없는 밀로스

밀로의 비너스는 황금비율, 8등신을 나타낼 때 항상 등장하는 대리석상으로 미와 사랑의 여신인 아프로디테를 묘사하고 있다. 그리스의 밀로스 섬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에 밀로의 비너스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고 나는 앞으로 석상을 밀로의 아프로디테라고 하겠다.

밀로의 비너스 / 루브르박물관에서 추측한 두 팔의 자세

그렇게 아름답다고 불리는 유명한 대리석상이 발견된 것과는 달리 밀로스는 신화에서 크게 언급되지 않는다.

루벤스의 '비너스와 아도니스'

아프로디테의 애인 아도니스에게는 밀로스라는 절친한 친구가 있었다. 아도니스가 멧돼지를 사냥하다 죽자 밀로스는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이름을 딴 '밀리아'라는 나무에 목을 매달았다고 한다. 아프로디테 여신이 이를 불쌍히 여겨 '밀리아'의 열매를 '밀로스'라고 부르게 하고 그 밀로스가 바로 지금의 사과(현대 그리스어로 '밀로')라고 한다. 이 섬에 얽힌 신화는 이게 전부인데, 밀로스라는 언어 자체는 델로스(Μήλος-Δήλος)랑 헷갈렸을 것이다는 말이 있다는 등등 생각보다 사과와 연관이 있지는 않아 보인다.

밀로의 아프로디테가 있었다는 유적지에는 아름다운 아프로디테가 아니라 설명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밀로의 아프로디테는 1820년 요르고스 켄트로타스라는 사람이 자신의 밭을 파다가 우연히 발견하였다. 오스만제국(당시 그리스는 오스만 튀르크의 지배 하에 있었다)과 프랑스 사이에서 이 석상의 소유권을 두고 다투다 결국 프랑스의 손에 넘어갔고, 1821년 3월 프랑스 땅을 밟아 루이 18세에게 바쳐지게 된다. 결국 진짜 밀로의 비너스를 보려면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으로 가시면 됩니다.

다행히(?) 최근 2022년에 밀로의 아프로디테 복제품을 만들어 세워놓았다. 복제품이라도 아름다운 바다와 함께 있으니 더 예뻐 보이십니다. 바로 옆에 고대 극장과 카타콤이 있었지만 극장은 멀어서, 카타콤은 문을 닫아서 가보지 못했다.




화산섬 밀로스(Milos, Mήλος)는 산토리니와 마찬가지로 화산폭발로 생겨난 화산섬으로, 그 독특한 화산 지형으로 유명하다. 해안바위의 모양도 색깔도 어느 그리스 섬에서 보기 어려운 특이한 모양이다.

아테네에 이런 비치가 있었다면 유명세를 타 사람이 바글바글 했을 텐데, 여기는 그냥 흔하디 흔한 비치 중 하나일 뿐인가 보다.


우리는 곧장 사라키니코라는 해변으로 향했다. 밀로스, 아니 그리스에서도 가장 유명한 포토스팟 중 하나로 알려진 이 해안은 화백색의 화산암으로 형성되었으며 달의 표면 풍경을 보는 것 같다. 이 해변도 모래가 있는 해변은 아주 작고, 해안바위에서 다이빙을 하며 노는 곳인 것 같다.

땡볕에 많이 더웠지만 나도 다이빙 대열에 합류해 보았다. 이렇게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것은 처음이었지만 그 짜릿함은 글로 다할 수 없었고, 한번 느낀 자극에 중독되어 몇 번이고 계속 다시 올라가서 다이빙을 했다.


밀로스의 아름다운 바다를 더 보기 위해 요트투어도 했다. 누워 잔 덕분에 수영복 모양이 아주 찐!하게 남아버렸지만 요트에서도 행복하게 다이빙을 즐겼다.


클리마(Klima, Κλήμα)라는 마을도 가보기를 꼭 추천한다. 작은 미코노스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알록달록한 색감이 초등학교에 다시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밀로의 비너스라고 거대하게 시작했지만 사실은 별 거 없는 여행기였다. 앞으로는 서론-본론-결론이 탄탄한 글을 쓸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생각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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