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끌레어 Jun 13. 2024

영어 공부 언제부터 시켜야 해요?

[1]  가장 무섭지만 중요한 고민

상담을 하게 되면 꽤 많은 학부모들이 고민하고 질문하는 부분은 영어 학습 시기에 관한 것이다. 영어 유치원에서 근무할 시기, 학부모 상담을 할 때마다 아이를 위해 맞는 결정을 한 건지 모르겠다며 고민을 이야기하는 학부모들이 종종 있었다. 과학적으로 언어를 배우는 데 중요한 뇌 부위가 유아 시기에 급속히 발달하여 이 시기에 언어를 배운다면 그 언어의 유창성을 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증명된 사실이다. 그러나 수강 상담을 할 때 이러한 이유들로 무조건 어릴 때부터 학습해야 하니, 당장 보내세요!라고 말하지 않는 이유는 아이의 성장은, 당연한 이유지만, 언어적인 발달만 생각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1. 아이의 성향은 어때요?

2. 책 읽는 것을 좋아하나요?

3. 평소 생각을 잘 이야기하는 편인가요?


어렸을 때부터 영어 학습을 시키고자 하는 어머님들께 공통적으로 했던 질문들이다. 새로운 환경에 어렵지 않게 적응하고, 평소 그림책이든 한글책이든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자신의 생각이나 의사를 잘 표현하는 아이라면 영어를 사용하며 학습하는 환경에서도 빠른 시간 내에 적응할 수 있다. 하지만 나 또한 그랬듯, 책 읽는 것은 좋아하지만 가족을 제외한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은 어려워 울음부터 터지기 일쑤인 아이들도 있고, 말하는 것은 좋아하지만 글자를 읽거나 학습적인 것은 도무지 관심이 없어 보이는 아이들도 있다. 그렇기에 영어 학습 환경이 조성이 되어도 저마다의 성향에 따라 언어를 습득하고 사용하는 시기가 천차만별인 것이 당연하다.


그렇다면 아이를 어떤 방향으로 학습시키고자 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원어민처럼 유창한 발음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목표인지, 자라서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을 갖추는 것을 원하는지, 다른 아이들에게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하는 것이 좋을지. 물론 목표는 중간 수정이 가능하다. 어느 정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만 했으면 해서 영어 학습을 시켰는데 의외로 아이가 흥미 있어하고 영어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면 더욱 많은 연습과 학습의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반대로 일찍 학습을 시작해서 원어민처럼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랐으나 아이가 스트레스만 받고 영어 단어만 봐도 도망가기 일쑤라면 억지로 붙잡는 것보다 학습의 속도를 조금 늦추는 것이 맞다.  

얼마 전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저는 행복하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학생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니, 시간이 없다고 했다. 영어 학원이 끝나면 수학, 수영, 논술 등 이어지는 요일마다 이어지는 학원 스케줄에 엄마와도 숙제를 했는지 안 했는지의 대화 밖에 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나는 그런 학생들을 보며 영어 학원에 있는 시간만큼은 잠깐이라도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전달할 수 있기를 더욱더 바란다. 주말에는 무엇을 했는지, 요즘 고민은 무엇인지에 대해 문법이 틀렸는지를 고민하지 않고 얼른 신이 나서 말하는 학생들을 본다. 영어가 단순히 해야 하는 수많은 과제와 학습 중 하나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언어는 반드시 해야 하는 학습이 아닌 한 사람의 생각과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것을 잊지 않도록 가르친다.


결론적으로 언어 학습은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연령이 어릴수록 '학습'으로 다가가기보다는 '습득'의 방향으로 아이가 실생활에서 자연스레 그 언어를 보고 듣는 시간을 늘려주어야 한다. 우는 아이를 억지로 데려다 자, 따라 해보자, a, apple! 을 연신 외치지는 말자. 시기와 단계별로 어떻게 학습하면 좋을지는 추후 학습 방법에 대한 고민과 방향성에 대한 글로 정리해 보겠다. 아이들이 어릴수록 학습이 아닌 습득의 방향으로 새로운 언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