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라클과 7제자들
〈제3화 — 문장으로 남기고 싶은 남자〉
“그는 마치 시대의 은유 같았다.”
처음엔 단순한 인터뷰였다.
나는 그를 책으로 쓰려 했다.
한 번도 얼굴을 드러낸 적 없는 주식 고수.
오로지 뉴스만으로 수익을 내는 미스터리한 남자.
시장에서 그는 ‘효라클’이라 불린다고 했다.
나는 웃었다.
“이름이 너무... 촌스럽네요.”
하지만 만난 그날,
내 말은 틀렸다는 걸 알았다.
그는 조용했다.
거래 중에는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
단 한 줄 뉴스가 흘러나올 때,
그는 눈을 깜빡이지도 않았다.
손가락만이 움직였다.
정확히, 거짓말처럼.
뉴스가 시장에 닿기도 전에.
“언제부터 이렇게 하셨어요?”
내가 물었다.
“기억 안 나요.”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을 텐데.”
나는 노트북을 덮었다.
그를 단순한 트레이더로 소개할 수 없었다.
이 남자,
현상이다.
그를 쫓아다니기 시작했다.
따라다니고, 녹음하고, 기록하고,
이해하려 했다.
그리고 어느 날,
그가 내게 말했다.
“문사장.
이건 투자 얘기가 아니에요.”
“그럼 뭔가요?”
“믿음이죠.
시장은 신이 없어요.
그래서… 사람들은 나 같은 걸 만들어요.”
“저도...
처음엔 누굴 따라했어요.
지금은 아무도 기억 못 하겠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등줄기에 전기가 흘렀다.
효라클은 스스로를 신이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이 신처럼 믿기 시작했다.
이해할 수 없으니까.
너무 자주 맞추니까.
그리고, 너무 조용하니까.
나는 그를 책으로 남기려 한다.
하지만 때때로 두렵다.
이 남자를 글로 옮긴 순간,
무언가 깨져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
너무 정확한 신은, 결국 이단이 되니까.
(엔딩 나레이션 - 문베스트의 내레이션)
“이 이야기는 단순한 투자기가 아니다.
이건 한 사람을 둘러싼
믿음과 배반의 기록이다.
나는 이걸 끝까지 써야 한다.
누군가는 기억해야 하니까.
신이 잠시 시장에 내려왔던 그 시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