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에는 달라진 내가 될 거라는 다짐
지난 9월 22일은 올해의 마지막 날까지 딱 100일이 남은 날이었다.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는 생각과 함께 올해의 남은 시간들을 더 알차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올초 세워두었던 계획들을 보며 진행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이 있었다. 너무 목표를 크게 잡았거나, 디테일하지 않았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남은 100일간은 조금씩 자주 결과물을 만들어서 나 스스로에게 만족하는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목표를 수정했다.
그럼 어떻게 진행해볼 수 있을까. 노션을 통해 기록 노트를 만들어볼까? 새로운 스터디를 만들어서 돈을 걸고 진행해볼까? 어떤 게 가장 나에게 효과적인 방법인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하지만 역시 매일 부딪히는 가족만큼 영향력이 있는 존재도 드물 테니 이번 프로젝트는 가족들과 함께 진행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매일 보면서 되새길 수 있도록 아날로그 한 방식인 A4에 숫자를 써두고 동그라미 치기로 결정했다. 붙여둘 장소는 냉장고! 마치 어렸을 때 한글을 떼듯 말이다.
우리 가족이 목표로 정한 내용은 아래 3가지이다. 각 목표를 적어둔 3장의 기록장을 만들었고 종이에 날짜를 100개 적었다. (노동) 그리고 해당 날짜에 목표를 수행한 경우 본인을 상징하는 표시를 한다. 참고로 나는 동그라미이다. 기획자의 자격으로 가장 먼저 선점했다.
1. 30분 이상의 운동을 한다.
- 이 목록 덕분에 날씨 좋은 가을날 우리 가족은 저녁을 먹은 후 매일 산책을 나간다. 그리고 때로는 다 같이 따릉이 정기권을 끊어서 동네 산책을 나간다. 바로 옆 동네이지만 매일 다니던 길로만 갈 때는 몰랐던 길을 달리기도 하고, 지나가다가 본 맛집에서 다른 날 외식을 하기도 하며 삶을 좀 더 풍성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비단 운동의 역할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정기적으로 생긴 것에 의의를 둔다. 다만 운동하고 오면 모두 땀범벅이 되어 다시 야식을 먹게 된다는 건 단점인 것 같다. 그리고 맛집을 너무 많이 알게 되는 것 같다.... 자전거 앞 바구니 채워오는 건 단점... 반성합니다.
2. 한 페이지 이상의 책을 읽는다.
- 독서 모임을 하면서도 느꼈지만, 하루에 많은 페이지를 읽으려면 마음을 먹어야 한다. 하지만 하루에 한 페이지라면? 아침 먹고 그 자리에서 뚝딱 읽으면 동그라미를 칠 수 있게 된다. (이 표시를 하는 게 굉장한 동기부여가 된다) 저녁이 되면 컴퓨터로 업무를 하다가 자는 경우가 많다는 스스로의 통찰 아래 최대한 오전 중에 달성하려 하는 목표 중 하나이다. 그래도 제법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을 읽고 있어서 잘 진행되고 있는 목표! 하지만 너무 읽어나가는 속도가 느린 게 아닌가, 반납을 제때 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읽는 책의 종류를 집에 있는 책으로 제한해야겠다.
3. 한 가지 이상 버린다.
- 올해 말에 이사가 계획되어 있다. 하지만 사람이 사는 공간에 어찌 짐이 없으리오. 내 방엔 정말 많은 짐이 있다. 이걸 어떻게 다 들고 가지?라는 생각하에 하루에 한 가지씩 그럼 100개를 버릴 수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가족들을 끌어들였다. 개인적으로는 이사를 앞둔 가정이 있다면 꼭 해봤으면 하는 항목이다. 덕분에 책장을 하나둘씩 비우고, 혹은 당근에 내놓으며 짐을 줄여가고 있다. 새삼 집을 떠날 때가 되어서야 넓게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은 씁쓸하지만 이사 간 집에서는 더 정리를 잘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기도 한다.(과연?) 이제 겨울옷을 꺼내야 할 시기가 되었으니 좀 더 적극적으로 버려야겠다.
아직 15일밖에 지나지 않아서 대부분의 목표 수행이 원활하지만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매달 회고를 하면서 아쉬운 점을 보완해가야겠다. 모두의 목표 달성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