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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씨 Aug 14. 2020

출산 다짐 + 첫 편지

살림공부05

출산계획서를 작성하면서 출산을 준비하는 '우리의 다짐'과 '아이에게 쓰는 편지'를 썼다.  출산다짐은 우리 가족과 출산을 도와주는 의료진에게 전달되는 정보이고 '편지'는 세상으로 나온 아이에게 아빠의 목소리로 처음 들려주는 글이다.



 우리의 출산 다짐 

♡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한 토리에게

  

엄마 뱃속에서 10개월이란 긴 시간 동안 함께 호흡하고 열심히 성장해줘서 고마워.

작지만 힘찬 너의 호흡을 느끼며 엄마 아빠는 매순간이 신기하고 감사했어.

토리의 생일인 오늘. 엄마 아빠가 어느 때보다도 기쁜 마음으로 토리를 기다리고 있을게.

토리의 속도대로 엄마 아빠 만나러 나오렴:)

작고 소중한, 사랑스런 토리야~ 우리 곧 만나자 !     


♡ 출산을 도와주시는 모든 분들께

먼저 토리를 만나는 순간에 함께하시며 저희를 도와주셔서정말 감사합니다.

토리의 생일날 처음 겪는 어려움이 많겠지만, 저희 세 사람에게 힘을 주셔서 끝까지 토리를 잘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부탁드립니다.     


♡ 토리 엄마의 다짐

- 호흡 연습 : 주로는 코로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천천히 내뱉는 호흡과 무지개호흡

   을 연습했습니다.

- 연습진통이 올 때마다 깊은 호흡으로 통증을 보내는 연습을 했습니다.

- 평소 남편과 “나비자세, 고양이자세, 북극곰자세, 런지, 스쿼트, 짐볼운동”을했습니다.

- 출산 과정 중 준비한 피아노 연주곡을들으며 이완하겠습니다. 출산에 임박하거나 소리가 

  불편 할 때는 음악을 듣지 않겠습니다.

- 출산하는 과정에서 제가 자신이 없다고 이야기하면 남편과 함께 많은 긍정의 표현과 응원

  을 부탁드립니다.

- 토리를 출산하는 과정에서 결정해야 하는 사항들은 남편과 나눠주시기를부탁드립니다.

- 토리가 태어나고 엄마, 아빠의 품에서 30여분간 함께 온기를 나눌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 토리아빠의다짐

- 임신과 출산 과정이 기쁨과 환희로 가득했습니다. 새 생명을 느끼고 맞이하는 순간에 한 생명인 저 역시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다시 생각합니다. 토리, 토리엄마, 저까지 우리 가족이 서로를 보듬고 돌보는 과정을 함께할 수 있어 기쁩니다.

- 토리를 만나는 과정은 토리, 엄마, 아빠가 함께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모든 과정에 아기와 엄마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습니다.

- 고되고 지치는 순간에도 아기를 만나기까지 믿고 기다려주시길 바랍니다. 

- 진통 과정에서 토리 엄마에게 도움이 될 호흡과 운동법을 알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화장실을 이용하는 등 제가 잠시 자리를 비울 때 토리 엄마 옆을 지켜주세요.



 놀라운 생명, 우리 아가 토리에게 


토리야 안녕! 만나서 반가워. 이 세상에, 우리에게 와주어서 고마워. 

아! 그래도 우리가 정식으로 얼굴을 마주한 게 처음이니까. 내 소개를 할게. 나는 ●●●이야. 토리의 아빠이기도 하고 누군가의 남편, 누군가의 아들이기도 해. 토리 옆에서 토리와 함께 있는 사람은 ★★★이야. (아빠가 대신해서 소개할게) 토리가 누구보다도 잘 알고 편안하게 느낄 토리의 엄마야. 이렇게 우리 셋이 오늘 만나 가족이 되었어. 토리가 엄마 배 속에 자리한 그 날부터 엄마와 아빠는 토리를 느끼고 기다리고 있었어. 토리의 심장 소리, 토리의 작은 움직임, 딸꾹질, 발길질까지 듣고 만지고 느끼면서 너의 성장을 기다렸고 만날 날을 준비했어.


토리가 태어나서 자랄 이 곳은 지구별이야. 토리처럼 여러 생명들이 함께 살고 있고 앞으로 살아갈 곳이야. 이 곳에서 토리가 만나고 느끼고 경험하는 세상이, 그 순간들이 어떨지 나는 감히 알 수 없어. 생각보다 다양하고 큰 경험들, 충격적이기도 할 순간들을 만나지 않을까 생각해. 그 모든 순간들이 편하고 즐겁지만은 않겠지만 엄마하고 아빠하고 토리하고 서로 의지하고 지지하며 만난 이 순간처럼 삶의 과정을 받아들이고 토리의 마음과 모습으로 살아가길 바래.


토리야, 토리를 만나면서 아빠와 엄마는 정말 많이 배우고 있어. 앞으로도 알아가고 배워갈 것들이 많지만 우리에게 다가온 토리라는 소중한 생명을 맞이하면서 어떻게 살지 어떤 마음으로 살지 고민도 하고 하나씩 꾸려가고 있단다. 우리는 모두 부족한 존재이지만 서로를 보듬고 껴안고 함께 웃고 즐기며 우리 살림을 마련할 거야. 토리가 앞으로 아빠와 엄마와 살면서 얼마나 많은 사랑과 행복, 배움을 줄지 기대 되. 토리가 ★★★과 ●●●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너는 이미 우리에게 친구이고 동반자이고 스승이란다. 그리고 엄마, 아빠와는 다른 존재들도 만나며 놀고 다투고 배우고 나누면서 자라겠지. 그 관계 속에서 언제나 너의 삶의 주인이 되길 기도해. 엄마, 아빠가 토리를 사랑하는 만큼, 아니 그보다도 토리가 토리 스스로를 사랑하길 바래. 


토리가 ★★★과 ●●●에게 날아온 작은 씨앗이자 우주 그 자체라는 진실을 잊지 않을게. 토리야 건강하게 태어나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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