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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자 Jun 28. 2023

나의 라임 투고 나무. 책을 쓴다는 건

<나의 투고 일기>를 읽고. @안희정 작가님

어린 시절 읽었던- 내용이 기억날 듯 말 듯 흐릿해져 버린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봤다.


'나의 라임'이라는 글씨가

'나의 로망'으로 읽히지?

나의 로망 투고 나무?


지난밤, 브런치 이웃 작가님의 '나의 투고 일기'를 읽고 나서, 그 흥분과 여운이 가시지 않아서이겠지.



브런치 이웃 작가님이신 @안희정 작가님의 글을 읽어온지는 꽤 되었다. 나는 이제 안희정 작가님을 검색할 때에는 '축제'라는 단어를 브런치 검색창에 넣는다. 작가님이 선택하셨던 '축제'라는 단어에 우리들의 삶을 잘 녹여 내 주신 덕분에 무수히 많은 밤들, 무수히 많은 사건들 속에서 글로, 많은 위로를 받았다. 그녀의 1호.. 아니면 3호쯤? 되는 팬이 되어버린 시점에서 읽게 된 그녀의 투고, 그리고 심지어 출판 계약 소식이라니.


https://brunch.co.kr/@lifefestival/99

뭐야 뭐야~ 진짜야? 실화??!!

놀라움과 반가움과 축하의 감정- 그 잡채! 에헤라디야~ 그야말로 축제의 감정이었다. 내가 좋아하던 브런치 글이 곧 책으로 나온다는 기분을 맛보았다.


얼른 나왔으면 좋겠다, 서점에서 그 책을 만나면 정~말 반갑겠다.
어떤 모습으로 세상에 나올까? 빨리 만나보고 싶다.



그리곤 곧바로 드는 생각.
아! 난 우짜지. 난 언제 투고해 보지?? 쩜쩜쩜..

  

집필
출판

원고
투고
(쓰리고...; 는 말고)

그리고
책.
내- 책.


브런치에 머물러 읽고 쓰는 이들이라면, 그리고 쓰는 일을 동경하고, 사랑하고 애정, 애증 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이 단어를 늘 마음에 품고 다닐 것이다. 그리고 어딘가의 저장매체에 저 단어들을 선호 단어, 알림 표시 단어로 하나 이상은 등록해 두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렇다.


나는 전문 작가는 아니다.

베스트셀러 작가도 아니다.


누구나 쓰고, 읽고, 서로의 글을 향유하고 공유하는 채널들이 과거에 비해 오픈된 시대.

그래서 나도 쓴다.

함께 쓴다.


최근에는 내 이름이 들어간(공동저자로) 책이 2권 출간되었다.

예전에는 출간이 되면 엄청 큰 변화가 있을 거라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10여 권의 내 책이 출간될수록 '별일은 없다.'는걸 잘 안다.


다만, 더 쓰고 싶다-는 생각은 짙어진다.

숨 쉬듯 쓰는 일이 일상화되었달까.


무언가를 기대하고 쓰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일부를 기록하고 내 스스로의 삶을 반추해 보기도 하며,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를 키우는 마음으로 글을 쓰는 일을 즐긴다. 그 과정 자체가 내 삶의 변화다. 출간으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는 것도 아닌걸 이미 진즉에 알았고, 그렇기에 무언가를 기대하진 않지만. 그저 쓰는 과정 자체가 내 삶의 일부가 된 것이 돌아보면 가장 큰 변화였다.


문어지지 않을 힘!
중꺾마!(중. 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https://youtu.be/XTp-9Ns7Xmg




어젯밤, 책을 보며 뒹굴거리던 첫째 아이가 나에게 물었다.


엄마. 엄마의 자존심은 뭐예요???


엄마?? 엄마 자존심 같은 거 없는데?
살다 보니까 그런 거 다~ 부질없고 필요 없는 거더라고.
근데 그런 질문도 할 줄 알아? 다 컸네.


라고 대답해 주었더니 옆에 있던 신랑이 핀잔을 준다. 그런 대답을 아이가 원하는 게 아니라며


아빠의 자존심은 차야!


란다. (속으로 얼씨구~! 답변이 그게 뭐냐. 자기 차가 람보르기니도 아니면서~~ 생각하는데)


아빠는 차를 잘 고쳐. 그래서 차를 잘 고치면 마음이 뿌듯해.
그리고 할아버지 차가 고장 나서 그 문제를 해결해 드리면 기뻐.
그런 게 아빠의 자존심 같아.


라고 답변을 이어간다. (오~ 아이의 눈높이에서 그런 대답을 해줬어야 하는 거구나. 쪼끔 제법인데??) 그래서 다시 내 대답을 정정해 줬다.


있짜나 엄마는 말이야~

책을 쓸 때가 기뻐. 그래서 다른 힘든 일이 생기더라도
책을 쓰다 보면 문어지지 않을 힘도 생기는 것 같아. 문어문어~~
나는 문어~ 꿈을 꾸는 문어어어~~~
(동요까지 불러가며 진지하게, 열심히 대답을 해줬으나..)

아이는 이미 아빠의 대답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졌는지 내 말은 듣는 둥 마는 둥 장난감을 가지고 놀며, 아빠에게 했던 리액션을 나에게는 안 해주었다. 힝.


책을 쓴다는 건. 글을 쓴다는 건 인류에게 주어진, 자신만의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한그루를 키울 축복이자 하나의 능력이다.


인간은 늘 성장하기를 고대한다. 성장까지는 아니더라도 나의 마음, 자신의 삶을 늘 돌본다. 은연중에라도 자신의 삶이 더 나아지기를, 더 행복하기를 바라며 내면을 채울 수 있는 무언가를 갈구한다.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사회적 성공, 시간적인 일상의 여유, 맛집, 관계, 책, 글, 음악, 춤.. 일수도 있고, 제각각 다른 '무엇'이겠지만, 어찌 되었든 나를 '채우고'싶어 하는 욕망이 저마다 있을 것이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그 안을 더 들여다보면 저마다, 자신이 심어둔 마음속 나무 한 그루를 잘 키워내기 위해, 열매를 맺게 하기 위해, 혹은 그 나무그늘에서 잘 쉬어가며 마음을 뉘일 곳을 찾기 위해 오늘도 우리는 산다.


  제제는 인생의 슬픔, 인생의 공통점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말한다.


 인생의 아름다움이란 꽃과 같은 화려한 것이 아니라
냇가에 둥둥 떠다니는 낙엽과 같이 평화로운 것이다.
사랑이 없는 인생은 잼이 빠진 식빵 같은 것이다.

나의 라임 투고 나무. 책을 쓴다는 건

글을, 책을 쓴다는 건.

투고를 한다는 건.

내 마음속 라임오렌지나무를 싹트게 하고, 열매를 키워내려는 예쁜 마음.


기꺼이, 즐겁게 언젠가 '나만의 향기를 가진' 원고를 투고해 보리라. 새삼 다짐해 본다.

가까운 이의 투고 소식을 들으며, 나의 삶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쓰다듬는다.


함께 용기를 북돋워주는 삶.

내가 나를 다독이는 삶.

그냥 그 자체가 좋은 것이다.


바로 이것이

'쓰는 자들의 찐 세계, 글을 쓰는 찐 이유'이다.



**최근 출간된 신간도 함께 알려드려요. ^^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19761941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18929189


매거진의 이전글 출간 주간-함께 만들어가는 책이 좋아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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