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후 특징으로 가장 먼저 언급되는 동그라미 1번, <4계절이 뚜렷하다.>라는 문장은 아마도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초등학교 때부터 주야장천 외워서 익숙한 문장일 것이다.
4계절이 뚜렷하여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이라는 모든 계절의 특징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음이 우리나라 기후의 가장 분명한 특징이었다. (기후위기가 시작되기 이전까지는.)
기후위기가 지구에 시작되며, 봄과 여름의 경계가 사라지고, 가을 옷은 입는 둥 마는 둥 하며 바로 겨울이 시작되는 혼란은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에서는 봄의 블라우스, 여름의 반팔 티, 가을의 트렌치코트, 겨울의 파카를 돌려 입는 재미를 흠뻑 느낄 수 있다.
봄에 하는 연애의 바람이 다르고, 여름에 하는 물놀이의 공기는 또 다르며, 가을의 문턱에서 느끼는 바람, 겨울에 바라보는 하늘의 공기는 모두 다르다.
봄에 나는 나물의 향, 여름의 싱그러운 과일들, 가을의 풍요로운 곡식이 주는 맛, 겨울 간식을 호호 불어 먹는 정서. 이 모든 것들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선물이다. 사계절을 단 12개월 만에 한 번씩 다 누려보고, 한 계절이 지나면 다른 계절을 맞이하며. 또 한 계절을 보낼 때 1년 후 그 계절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누릴 수 있다는 것 또한 지리적 위치에 따른 우리나라의 위치 덕분에 덤으로 얻은 선물이다.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봄여름가을겨울이 주는 사람 사는 이야기들을 글로 옮겨보고자 한다.
계절이 주는 맛, 계절이 싣고 온 인생 추억, 여름의 하늘을 올려다본 나의 그 시절들. 과일 트럭에 한가득 실려있을 계절의 향기들.
그렇게 봄여름가을겨울을 곱씹고 다음 계절을 기다리며 글을쓰다 보면, 나의 계절도, 당신의 계절도 서로 맞닿아 사람 냄새 폴폴 풍기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것이 바로 <사계절 글쓰기 로망스>.
그렇게 계절에 취하고, 책에 취하며, 계절 덕에 한 시절을 보내며 이 여름을 보낼 준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