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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28. 2023
역대급 추석 고속도로 눈치 게임 실패!경기-대전8시간
피할 곳이 없었다. 우리 모두 고속도로인거 실화?!
피할 곳이 없다.
대국민 눈치 게임이 시작되었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다들 나만 고를 수 있을 듯-한 시간대를 골라, 야무지게, 야심 차게! 출발시간을 정했겠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명절에는 정체를 피할 수 있는 시간대가 별.로 없다.
나 역시 이리저리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명절 전 휴일이 하루라, 심지어 주말도 아닌 출근하는 평일의 다음날이 유일한 이동 가능한 휴일이라 답이 안 나온다.
그래서 최종 선택된 출발 시간은 2시 30분이었다.
2시 반이라 함은.. 퇴근하고 저녁을 먹은 후, 짐을 싼 뒤, 미리 한숨 조금 자고 일어난 시간쯤이다. 푹 자는 것도 아니고, 너무너무 피곤한 시간이다. 그래서 결국 피곤함에 묻혀 한 시간을 더 미적거렸다. 세 시반쯤 간단한 준비와 차에 짐을 싣다 보니 최종 출발한 시간은
네시 반.. 출발지는 경기북부- 도착지는 대전이다.
까마득하다.
경기북부에서 한 시간 반쯤을 달려 서울 강동쯤을 지나는데 느낌이 확 왔다.
망..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네비가 알려주는 대로 국도로 이리저리 내빼보지만 소용이 없다. 국도로 빠지면 같은 네비를 쓰는듯한 차들이 줄줄이 서서 한적한 이천 시골길을 나란히 달린다.
이건 뭐.. 눈치게임은 완전 실패다! 피할 곳이 없다면 즐기라고 했던가.
고속도로위에서 즐길 오징어도 이미 다 먹었고, 커피도 마셨고, 자양강장제도 다 해치웠다. 무엇으로 이 시간을 달래나. 그러는 사이..
날이 밝았다.
매년 눈치게임에서 나름 선방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게 뭐람. 4시간이면 갈 거리를 8시간 동안 가야 한다는 예측을 보니 몸과 마음이 먼저 지쳤다. 지쳐가는 마음을 달래주려는 걸까. 새벽 6시가 조금 지난 시각, 날이 밝았다. 차에서 아침을 맞이하다니.
경치는 참 멋지다.
멋진 걸 알았으니 나를 순간이동시켜 주면 안되겠늬?
아침 9시, 많이 왔지만 많이 남았다. 여전히 많이 막힌다. 네비의 시간은 점점 뒤로 밀려가고, 눈꺼풀도 무겁다.
고속도로 위의 저마다 다른 사연들이 도로에 가득 담겨있다. 고생 끝에 고생이다.
-라고 악동뮤지션의 수현이 딩고뮤직에서 말했다.
https://youtu.be/3 Hr35 Kr2 aXA? feature=shared
그래도 일단 모두가 빨리 도착지에 닿고 싶어 한다.
음악으로 시간을 달래고 오징어로 지루함을 달랜다.
편의점에서 2+1 행사로 집어온 오징어로 브런치 겸 시간을 씹어먹는다....
아.. 콜라도 사 올걸!
고속도로 로망스
는 개뿔.
명절에는 차 번호판 끝자리로 2부제 해서 나눠 내려가면 안 될까예?
홀수팀은 오늘가시고, 짝수팀은 내일 가세요.
아님
홀수년생 생일자는 오늘, 짝수년생은 내일??
이거 제도화, 어째 안될까예??
2023 추석 눈치게임 요약
눈치 보지 말고 그냥 고! 피해봤자 고기서 고기
명절 전, 연휴가 짧았으니 당연히 명절 전날이 피크.
퇴근하자마자 6시쯤 출발하면, 퇴근시간에 걸려서 막힘.
퇴근하고 밥 먹자마자 바로 7시쯤 출발하면 식곤증 와서 피곤함.
퇴근하고 밥 먹고 과일까지 먹고 10시쯤 출발해도 올해는 막혔댔음.
퇴근하고 밥 먹고 과일도 먹고, 짐도 밤에 싼 후 12시에 출발하면 중간에 졸림. 이것 역시 막혔댔음.
퇴근-밥-과일-짐 싸기-잠깐 자고 일어나서 새벽 2시에 출발하면, 다들 같은 생각한 사람들끼리 만남.
퇴근-밥-과일-잠-조금 푹 자고 3~4시쯤 출발해 봐야.. 서울 지나면 너도나도 다들 한숨 푹 잠자고 출발하는 시간이라 이미 러쉬아워임;;
명절 전날 아침, 점심, 저녁-당일 아침까지 당연히 막히는 시간임.
대체 언제 안 막히는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