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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킹맘 놀부며느리 Jul 30. 2023

대학생 남편이 생활비를 주지 않습니다

결혼은 처음

결혼할때, 남자를 선택하는 기준이 친구들에게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나에겐 그런 기준 따위는 없었다. 

그게 그렇게 중요할까,,, 뭐 그런 생각이었으니까. 


그저 별 남자 없고, 결혼이란 걸 하면

서로 잘 맞춰가며 살아내면 된다고 생각했다.

특별히 결혼생활에 대한 기대도 없었고,

남편에 대한 기대도 없었다. 


각자가 잘 하는 것을 하고 

각자 나눌 수 있는 것을 나누며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지내면 뭐라도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살아 보니 가장 중요한걸 이야기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부부생활에 있어서 그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리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에 따라 우리 각자가 지불해야 할 댓가가 

충분히 필요함을 인지해야 한다. 


나는 그 중요한걸 남편과 나누지 않았다. 


그저 내 꿈이 먼저여서 

내 커리어가 중요해서 무작정 일만했다. 

남편에게 월급이 얼마인지 묻지도 않았고, 받으려고 하지도 않았다. 

200만원 조금 넘는 사회 초년생의 월급이 그닥 나에게 매력적이지 않았고,

그건 남편 용돈으로 쓰면 딱이다 싶었다. 


부모님의 잔소리가 시작되었지만 나는 결혼후 남편의 월급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게 정말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내가 일을 그만두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다음편에 이야기)


어쨋든 우리는 그렇게 결혼을 했고, 결혼생활을 시작했고 

나는 남편의 월급을 구경해보지 못했다. 

그 누구하나 우리에게 올바른 부부생활을 알려준적 없고 

그저 나 잘난 맛에 나는 즐겁게 일했다. 

내가 새벽에 들어오든, 1박2일 워크샵을 가든, 일주일 여행을 가든 

누구도 나에게 터치할 수 없도록 우리 가정의 시스템을 만들었다. 


돌아보면 그 시간 자체게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살 수 있어서 좋았지만 

절대로 부부간에 해서는 안될 룰을 내가 만들어 버린게 아닌가. 

내 발등 내가 찍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남편은 월급을 분명 주려고 했다.

그런데 그 월급을 용돈으로 쓰라고 내가 말했고

주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랬던 내가 갑자기 남편에게 잔소리를 해대며 

왜 우리 가정의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관심이 없는지 엄마가 아들 야단치듯 다그쳤으니 

남편과 관계가 원만할 리가 없었다. 

남편입장에서는 매우 황당한 상황이 점점  자주 벌어지기 시작했으니


이여자가 결혼할때랑 지금이랑 왜 이렇게 변했나,,,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정의 가장으로서 (가부장적인 마인드) 남자가 아내를 책임질 생각을 

하는지 안하는지 구분이 되지 않던 그때를 생각하며 남편에게 

무언의 달달 볶음을 했던 것 같다. 


차라리 욕이라도 하면서 싸웠으면 서로 좋았을까?

아님, 그렇게 지난것이 우리의 지금에 다행인걸까?

뭐 딱히 정해진 기준은 없지만 나는그렇게 대학생 남편에게 

생활비를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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