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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킹맘 놀부며느리 Feb 06. 2024

치매 할머니가 침대에서 떨어졌다

아빠, 사랑해

할머니가 치매에 걸린지는 꽤 됐다

아빠는 첫째고

엄마는 맏며느리

당연한 절차처럼 엄마아빠와 할머니는 같이 살고 있다.


그 와중에 여차저차해서 치매에 걸렸고 

모든 가정이 그렇듯

우리 가족에게도 이런저런 사연이 있었다

(그 사연 생략)


아빠가 집으로 돌아와

환자의 몸으로 생활을 하고 회복을 하는 과정에

한 3일 되었나


할머니가 침대에서 떨어진건지

뒤로 넘어간건지

방앞에서 넘어져있는것을 아빠가 발견했다


아빠도 환자이지만 

더 환자인 할머니를 일으켜 아빠는 침대에 눕혔고

여차저차 물어보니 할머니가 침대에서 떨어진것 같다고 했다


나는 집에 갈때마다

언젠가 한번은 떨어지거나 다칠것 같다 생각했다

그렇지만 최근에 할머니가 요양병원에 가실 예정이었으므로

우리가족은 그저 아빠 치료에만 회복에만

집중하면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할머니가 다치다니!!!


너무 놀랐지만 

그 일을 처리할 수 있는건 

또 다른 누가 아닌 우리 엄마아빠였다

아빠엄마는 병원에 문의를 하고 

국가 유공자 가족으로 혜택을 준다는 부산 어느 병원에

도착했다. 엄청 어렵게 갔을것으로 예상된다

119가 그까지 데려다 주진 않으니 할머니를 아빠차에 태우고 갔을거다


그런데 도착해보니 

의사소통이 잘못된 건지 병실도 없고 

환경도 너무 열악해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동네에 있는 큰 병원에 할머니를 입원시켰다. 

그것도 자리가 없어서 겨우겨우

어찌어찌. 일단은 입원에 성공했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 부터다.


아빠는 환자이지만 

병원보호자는 1명밖에 등록을 할수가 없고

엄마도 일하고, 나도 일하고, 온가족이 일하니 

결국 잠시 쉬고 있지만 환자인 아빠가 

또다시 병원으로 들어가 간병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지금 다시 상상해보면 말도 안되지만

아빠는 지금도 할머니를 간병하고 있다. 


자식된 도리로

지금 나는 어떻게 해드릴수도 없었다. 


아빠가 본인이 자꾸 하겠다고 하니까. 


그런데 어제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는 정말 회피하고 싶었던 걸까

아니, 나는 회피하는 사람이 된걸까

나는 분명 아빠가 뇌경색이라고 진단을 받고

할머니가 입원하기까지 모든과정에서

나름대로 신경을 쓰고

그랬는데...

듣고 보니 나는 아무것도 한게 없는걸까.



할머니는 입원했고

할머니를 아빠가 간병하고

아빠는 아픈 환자인데


멀리있는 친정오빠가

이말저말 던진돌에

나는 개구리처럼 맞아 죽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깨달은 것인가

아니면 

속상한걸까

아니면 억울한 걸까


여기에 다 적을 수 없지만 

이 글을 다 적고 나면 나는 괜찮을까?

어쨋든 할머니는 침대에서 떨어졌고

환자인 아빠가 간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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