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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우지 Jan 15. 2023

[크립토] 소비자는 비트코인이 아닌 서사를 산다.

이전 글에선 비트코인을 좋아하고 사는 사람들을 하나의 시민운동으로 바라보고, 그것이 계속 이어진다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2편에서는 비트코인을 하나의 상품, 즉 파는 물건이라고 본다면 어떤 해석이 가능할지에 대해 생각해보려 한다.


크립토 시장, 즉 암호화폐 시장에서 나름 특별한 가치가 있을 법한 알트코인들에 대해 알아보다 보면 보면, “ 코인 가격은 크립토 시장의 내러티브에 따라 움직인다”라는 말을 종종 듣곤 한다. 왜 그럴까? 



가. 크립토커런시들의 내러티브는 무엇일까?


처음에는 그냥 해당 알트코인들, 암호화폐의 가능성을 주목받는 곳이 트래픽이 몰리고 좋아할 만하니까 그게 곧 내러티브를 생성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암호화폐 시장은 아직까지는 제품 자체보단 서사를 판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곤 한다. 아직은 제품 자체보다는 그 제품이 추구하는 가치가 해당 시장에서 어떤 맥락에 존재하는가? 이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살짝 말장난 같은 생각도 들지만..)



나. 지금의 우리는 제품을 살까? 스토리를 살까?


실질적 가치는 주는 제품은 없지만 사람들이 그게 가치가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코인들이 실제로 관심을 받고, 또 실체화가 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어쨌든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많은 면이 복합적으로 섞인 이 크립토라는 것을 하나의 상품으로 보고, 마케팅 측면에서 과연 이 상품이 왜 잘 팔리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자는 취지이다.      


이코노미 조선


"내러티브 전략 필요한 이유? 소비자는 '제품' 아닌 '서사'를 산다"


현재 마케팅 영역에서 상품의 마케팅 전략은 기능적 우위는 기본이고 사실 그 위에 브랜딩, 스토리를 담는 것이 잘 팔리는 가를 결정짓는 핵심이자 기본이다. 그리고 그 스토리를 기반으로 충성고객에게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성공적인 전략이다.


대표적으로는 “애플의 내러티브 마케팅이 좋은 예다. 애플은 인간의 창의성을 중심으로 브랜드 서사를 구축했다.”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예로, 애플 제품에 대한 열성적인 커뮤니티는 앱등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매우 거대하고 막강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 비트코인은 어떤 서사를 가졌을까?


다시 돌아와서 이런 입장에서 암호화폐의 최초의 시작, 비트코인을 바라본다면 어떨까?

비트코인은 큰 의미가 담긴 서사로 탄생한다. 백서에도 나와있듯이 리만브라더스 사태(2008)로 탄생하였다. 그리고 대부분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대중들에게 본질적인 질문을 던졌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화폐는 무엇인가?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화폐는 명목화폐라고 불린다. 흔히 신용화폐라고 불리는 이 화폐가 어떻게 설계되어 있으며 어떤 장점과 부작용이 생겨났는지를 대중들이 관심 갖게 했다. 비트코인의 백서를 보면 2가지 큰 지향점을 표현한다.


1. 인플레이션에 대한 저항 (적정의 애매함을 지킬 수 없는)

2. 탈 중앙화 

3. 만든 주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중앙존재가 없음)


그리고 이것을 본 사람들은 비트코인의 이야기에 동조하기도 혹은 반론하기도 하면서 커뮤니티 내에서 사람들이 서로 각자의 생각을 말하면서 비트코인의 스토리가 발전한다.  


(비트코인 커뮤니티)


비트코인의 탄생부터 탈중앙화라는 스토리 즉, 서사를 담고 있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던 애플처럼, 그 서사는 통제에서 벗어나는 자유라는 인간에게 굉장히 큰 가치를 중심으로 브랜드가 형성된다.



라. 마케팅 전략은 변동성 (레퍼럴)


그리고 이러한 서사는 중앙화된 명목화폐가 가지고 있는 부작용에 대해 대척점에 존재한다. 세상의 이야기는 정반합으로 흘러간다는 말처럼 화폐가 국가가 독점하고 소유할수록 그에 반하는 생각 혹은 사상은 좀 더 풍부한 스토리를 갖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스토리는 과연 어떻게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반응할 수 있었을까?


비트코인은 아주 강력한 마케팅 전략을 가지고 있다. 바로 가격의 변동성이다. 비트코인의 큰 가격 변동성과 가격 상승은 비트코인이 사람들에게 빠르고 널리 그리고 계속 관심을 갖게 하는 큰 마케팅 요소가 된다. 우리가 비트코인을 관심 갖게 된/ 듣게 된 첫 순간은 “벌써 얼마나 올랐어!?”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단계에서는 비트코인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그리고 몇몇의 이해도가 높은 사람들은 비트코인이 과연 무엇인지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시작했고 의미를 해석하고자 했다. “왜 누군가 가는 이걸 살까? 그리고 가격이 형성될까?” 그리고 비트코인이 가진 의미에 대한 중요한 물음을 던지기 시작했고 그것은 자연스럽게 가격과 서사를 연결 짓고 현재 비트코인의 서사를 더 강하고 풍부하게 만들어내고 있다.




마. 화폐에 대한 프레임의 변화


일반적 대중들이 비트코인이 없었다면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을 이슈를 생각하게 한다.


“화폐란 무엇인가?” → 화폐의 가치는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가치란 무엇인가?” → 금의 가치는 어떻게 형성되었을까?

“신용화폐란 무엇인가?” → 믿음은 어디서 오는가? 국가? 보장할 수 있을까?


그리고 결과적으론 비트코인이 현재 화폐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는가? 혹은 보완할 수 있는가? ‘프레임’이라는 책에서는 우리가 문제를 바라볼 때, 질문이 자체가 그 답의 방향성을 지향하도록 만든다고 한다. 일종의 편향일 수 있지만, 비트코인에 대해 긍정적인 사람들은 비트코인이 기존의 화폐를 대체 혹은 보완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현재 화폐 시스템의 부작용에 대해 집중하기 시작했다.          


(지식인에서의 사람들의 비트코인 질문들)



바. 비트코인 서사의 강화


그리고 이 비트코인의 서사를 강화하고 설득하기 위한 수많은 사례들을 찾았고 찾아가는 중이다.


  1. 과거에 중앙화된 인플레이션으로 망한 국가들의 수많은 사례 ( 로마 금화 불순물, 일본의 애도시대 등)

  2. 현재의 국가의 주도로 파탄난 경제들 ( 짐바브웨, 베네수엘라, 그리스 등등)

  3. 블록체인을 통한 확장된 화폐의 가능성 등( 이더리움 등 스마트컨트랙트)     

  

(베네수엘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


그렇게 2009년 비트코인 탄생 이후 2013년 , 2015년, 2017년, 2020년 (코로나) 등을 통해 비트코인의 서사는 점점 더 강화되고 풍부해지고 있다.



사. 서사의 확대와 패러다임의 변화


앞서 현재의 화폐는 신용화폐 즉, 국가에 대한 믿음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작은 사건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는 서사를, 그리고 그 서사는 믿음을, 믿음은 곧 신용은 단계로 바뀌는 것 같다


사건 → 이야기 → 서사 → 믿음 → 신용

이전 글에서 우리는 제도권 신뢰( 중앙주체)에서 프로토콜 경제 (탈중앙성)으로 바뀌어 가는 변곡점에 있다고 해석해 봤다. 그리고 이런 거대한 패러다임이 옮겨가는 과정에 필요한 서사들이 하나씩 형성되고 있다고도 보인다.      


(BCG 크립토 보고서)



그리고 얼마 전, 21세기에 전쟁이 일어나겠어? 에 대한 생각을 깨고, 푸틴 대통령에 의해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였다. 개발도상국 같은 곳이 아닌 대국 중 하나인 러시아의 루블화는 하루아침에 반토막이 나고 경제는 디폴트를 선언하였다. 20년 코로나 이후로 22년에 국가에 대한 생각과 화폐에 대중들의 생각을 바꾸는데 큰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2년 3월 유튜브



더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가 쓰고 있는 이 매력적인 스토리에 빠져들지 않을까? 그리고 그 스토리가 거대한 흐름을 바꾸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구두 약속보단, 문서(규범)에 대한 약속을 믿는 것에서 프로토콜 (코드) 약속을 더 믿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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