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letter B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성훈 Jan 06. 2021

vol. 62 - 맥락을 아는 사람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고 느낍니다. 저는 이것을 단순하게 생각하는데요. 독서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꼭 텍스트를 읽는 게 중요한 건 아닙니다. 영상물을 보더라도 흐름을 이해하며 맥을 짚어가며 본다면 독서와 효과는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흘러가듯, 아무 곳에도 남지 않는 정보로 두기 때문에 힘을 발휘하지 못할 뿐입니다. 


누가 글을 읽든, 영화를 보든, 게임을 하든 그 사람 자유입니다. 문제가 되는 지점은 협업할 때 발생합니다. 맥락을 읽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해는 오해로, 오해는 싸움으로 번집니다. 하루 중 생기는 스트레스의 많은 원인은 맥락에 대한 몰이해에 있습니다. 


어쩌면 철저히 분절된 교육 제도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기능적으로 딱 그 분야만 아는 사람들이 양산되는 환경에서 종합적으로 흐름을 읽는 사람이 나온다는 게 기적 같은 일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직업 세계에서, 그리고 하루의 많은 순간에 상대가 ‘리터러시’ 있는 사람 이기를, 하다못해 내 말을 오해라도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기능인만 키우는 분절된 교육 체계하에서는 불가능한 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토크빌>을 읽은 디자이너가 만든 의자. 그제야 그가 스크랩 우드로 만든 의자가 내 가슴에 들어왔다. 아리스토텔레스, 볼테르, 장 자크 루소를 읽어야 19세기 격동기 프랑스를 살았던 토크빌을 이해할 수 있다. 이 네덜란드의 디자이너는 에릭 홉스봄의 <20세기>는 당연히 읽었을 테다. 디자인도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영감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어떤 작업도 역사와 맥락에서 등장하는 것이다.’ – 나무의 시간 193p 


맥락을 잘 아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어느 분야든 인문적 통찰이 기본으로 깔려 있어서 적어도 오해 없이 소통하는 날이 늘어나길 바랍니다.  


letter.B 뉴스레터 구독하기 

월-금, 책 이야기를 전합니다.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62409

매거진의 이전글 vol. 61 - 육시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