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aleblue Nov 03. 2019

가끔은 고민을 조금만

4. 그리고 건강한 몸만들기

몸도 마음도 계속 지쳐있었다. 

미드텀이 끝나고 나도 내가 가져간 결과물에 실망을 해서 기분이 너무 안 좋았다. 

하물며 교수는 오죽했을까. 

처음으로 교수한테 나의 힘든 점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나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 지금 너무 정신적으로 힘들다. 항상 어색하고 조금은 차가운 교수라고 생각했는데 감사하게도 나의 상황에 먼저 공감을 해주고 이 모든 게 내가 배워가는 과정이며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걸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나의 띠시스 목표는 진정으로 나의 주장을 디자인으로 보여주는 걸로 잡았다. 


항상 피곤해하는 나를 보면서 학교 병원에 가서 이것저것 검사도 받아보고 상담도 받아봤더니 다행히 몸에 큰 변화는 없지만 그저 하루 세끼를 챙겨 먹고 하루 30분 정도 운동을 하라는 뻔하지만 당연한 얘기를 듣고 왔다. 


이러다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을 거란 생각에 한 가지라도 해치우고 싶어서 나에게 남아있던 과제 중 하나인 취업을 해결해보려고 했다. 

당장 가진 포트폴리오는 부족한 점이 너무 많이 보여서 이걸 고치려면 정말 각 잡고 한 달은 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던 와중에 다행히 이번 여름에 인턴 했던 곳과 꾸준히 연락하고 있다가 최근에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9월에 물어봤을 땐 작은 회사라 사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네가 돌아온다면 좋을 거야!라는 희미한 대답만 들었는데 지난주에 다시 물어보니 소장님도 나를 신경 쓰셨는지 감사하게도 오퍼 레터를 빨리 준비해주셨다. 일을 시작하려면 최소 3달은 기다려야 하는데 미리 채용해준 점이 나를 정말로 필요로 하는 느낌이 들어서 많은 고민도 안 하고 답장을 했다. 


"나도 다시 돌아가게 돼서 정말 기뻐! :)"


1. 비자를 지원해주고 2. 작은 회사지만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한다는 점과 3. 모두 친절하면서 나를 존중해준다는 느낌을 주는 사람들과 4. 대부분이 외국인으로 내가 큰 소외감을 느끼기 어려웠고 다양한 문화가 있다는 점 5. 맨날 소장님과 같이 오는 강아지가 있다는 점 (사실 이게 가장 중요한 거 같다) 이렇게 적고 나니 나랑 정말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쁜 마음으로 돌아가기를 결정했다.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띠시스를 더 집중해서 끝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생겼다. 


나만의 시간을 유지하고 내가 가진 흥미와 지식을 끝까지 탐구해볼 수 있는 학교에서의 마지막 시간을 잘 활용한다면 나를 다시 찾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겠지. 







매거진의 이전글 진단과 노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