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사진 에세이
#01. 북극으로 신혼여행
단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삶을 살아보겠노라 결심하기는 쉽지 않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삶의 방식으로, 내일을 시작하리라 약속하기는 정말 쉽지 않다. 심지어 그 약속이 법적 구속력까지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신 있게 그런 약속을 하고, 수많은 사람을 불러 증인 시킨다. 삶에서 가장 무겁고 중요한 결정 중 하나가 될 바로 그 사건이 내게도 일어났다. 2015년 2월의 마지막 날. 나는 결혼했다.
그저 그런 휴양지가 싫었다. 지금껏 단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삶을 함께 살아보겠노라 약속한 순간의 여운이 가시기 전까지는 우리를 익숙한 풍경의 구성물로 만들기 싫었다. 더 춥고, 더 낯선 곳에서 느껴지는 그 생생한 영감이 앞으로 우리 삶에 큰 지표가 되기를 믿으며 우린 핀란드행 티켓을 끊었다. 핀란드 최북단으로 가면 북극권에 속하는 라플란드 지역이 나온다는데, 세상에서 유일한 유리 이글루에서 밤새 내리는 눈꽃을 함께 보자고, 그녀와 다짐했다. 그래서 우린, 핀란드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