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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bby Feb 07. 2022

기업 내부 브랜딩:아직 효과는 모르겠지만 일단 해봤다

50명 이하 소기업의 내부 브랜딩 이야기

회사 공식 블로그에 작성한 글을 다시 정리해보았다. 회사에 합류하고 꾸준히 내부 브랜딩을 위해 많은 작업들을 진행했고, 키트 제작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여러가지를 정비해왔다. 회사 업무를 브런치에 쓰고 싶지 않았지만, 이런 글들이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까 싶어 다시 정리해보았다.


들어가며


내부 브랜딩을 처음 시도했던 지난해는 기획 단계부터 상황적인 제약으로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만 했다.웰컴 키트라고 이름 붙였지만 신규 구성원과 기존 구성원 모두를 대상으로 배포되었기에, 양쪽 모두에게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을 하기 어려웠다고 생각한다.


이번 내부 브랜딩은 이전보다 정돈된 결과물을 내는 것이 목표였다.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대상과 목적을 분명하게 정의하는 것부터 출발했다. 어떤 메시지를 전할 지도 매우 명확했다. 지난 브랜딩과 같이 ‘코드에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런 약속을 갖고 이렇게 일을 하고 싶어 합니다’부터 시작했다.


메시지를 전달한 타깃은 명확했다. 기존 구성원과 한창 합류하고 있던 코드에프 신규 구성원. 무엇을 전달할 지도 이미 지난 브랜딩을 통해 경험할 수 있었다.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누구에게 무엇을’ 이 정해졌다. 그렇다면 ‘어떻게’ 전달해야 할까?


슬로건


코드에프는 2020년부터 “Connecting the World through Code”라는 슬로건을 사용해 왔다. 코드 한 줄로 세상의 모든 데이터를 연결하는 코드에프의 아이덴티티를 잘 나타내는 슬로건. 내부 브랜딩 리뉴얼 회의를 진행하며 슬로건 변경에 대한 의견이 나왔지만 브랜딩 아이덴티티 정립이 채 3년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슬로건 변경은 득이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을 내리게 되었다. 외부 브랜딩의 관점에서 다시 슬로건을 변경하기보다는 외부 슬로건과 내부 슬로건을 나누어 사용하기로 했다.

2021-2022년 코드에프가 내부 브랜딩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가치는 연결과 성장이다. 무엇보다 “연결”이라는 가치는 코드에프가 내외부적으로 포기할 수 없는 가치 중 하나다. 그렇게 해서 결정된 것은 “Connect and Grow Together”. 이제 이 슬로건은 우리의 내부 슬로건으로 사용될 것이다.



컬쳐핏


지난 내부 브랜딩을 통해 코드에프가 일하는 문화를 컬쳐핏으로 정리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구체적이지 않은 내용과 행동강령과 일부 중복되는 항목들로 인해 효과적인 역할을 하지는 못했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 코드에프가 일하는 문화 (How we Work) 또한 새롭게 정비했다.

코드에프 컬쳐핏, How We Work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Open” “Move Fast” “Be Responsible” “Respect” 네 개의 단어를 중심으로 네 가지 가치를 풀어내어 정리했다. 네 개의 단어를 우리에게 맞는 언어를 사용하여 문장으로 풀어내고, 여러 번의 탈고를 통해 워딩을 다듬었다.


행동강령


지난 행동강령은 9가지의 다소 복잡한 약속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어떤 것들은 너무 이상향이 높아 지켜지지 않기도 했고, 어떤 것들은 매우 효과적으로 사무실 내에서 지켜져야 할 약속들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 코드에프의 CODE 101 또한 6개의 Ground Rule로 축소되고 다듬어졌다.

코드에프의 Ground Rule


키트 제작


키트를 제작하기에 앞서, 어떤 목적으로,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을 할 수 있을지 정리해 보았다. 같은 듯 다른 성격의 타깃(신규 구성원, 기존 구성원)을 대상으로 배포되는 차별화된 브랜딩 키트는 각 사용자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 도구로 사용된다. 구성품 자체로서의 역할도 있지만, 구성원의 경험을 돕는 도구가 되는 것이다.


신규 구성원은 키트를 수령하고 구성품을 확인하는 액션을 통해 환영과 정착에 대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 구성원은 키트를 수령하고 구성품을 확인하는 액션을 통해 새로운 시작, 한 팀으로의 유대감을 공유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키트 구성품


사실 이번 키트를 구성하면서 구성품의 차이를 크게 나누지는 않았다. 신규 구성원을 위한 키트는 이후에도 변경하거나 추가할 수 있었기 때문에 기존 구성원을 대상으로 배포한다는 생각을 갖고 키트 구성품 설계를 진행했다. 신규 구성원, 기존 구성원 모두 공통적으로 받게 되는 구성품을 중심으로 약간의 변주만 주었을 뿐. 이를 포장하는 메시지 카드와 스티커로 메시지 전달을 조금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했다.

왼쪽: 신규 구성원 대상 웰컴키트, 오른쪽: 기존 구성원 대상 브랜딩 키트

기존의 구성원에게는 “Hello CODEF”라는 친근한 인사로, 신규 구성원에게는 “Welcome CODEF”라는 환영의 인사로 아주 약간의 메시지만 바꾸었다. 같은 구성품, 같은 모양이어도 어떠한 형태와 방식으로 전달되는지에 따라 매우 다른 사용자 경험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코드에프는 올해 같은 듯 다른 디자인으로 포장하여 각 구성원에 효과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왼쪽: 신규 구성원 대상 메시지 카드, 오른쪽: 기존 구성원 대상 메시지 카드


사실 내부 브랜딩 리뉴얼과 키트 제작에는 많은 준비 시간이 투입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내부 리소스 활용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기업인 회사 사정 상, 내부브랜딩만을 위해 리소스 투입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번 브랜딩도 역시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었다.


신규 구성원과 기존 구성원의 차이를 메시지 카드와 스티커로만 보여줄 수 밖에 없어 아쉽지만, 이후 신규 구성원을 위한 상품은 계속해서 더 다양하게 채워나가도록 계획했다.


머그컵


기존 구성원들은 지난해 이미 텀블러를 받아 잘 사용하고 있었다. 올해는 구성원들의 요청에 따라 라운지 공용 커피머신에도 사용이 가능한 사이즈의 머그컵을 제작하게 되었다. 구성원들이 매우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계셔서 뿌듯하고, 어쩐지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종이컵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작한 스텐 머그컵


다이어리

2021년의 다이어리는 검은 바탕에 코딩 언어의 느낌을 살린 초록 글씨로 “Connecting the World through Code” 라는 슬로건이 새겨 넣었다. 2022년의 다이어리는 조금 더 톤 다운된 회색 다이어리로 결정했다. 다이어리 자체의 디자인이 심심한 만큼, 테마 컬러에 맞춘 띠지에 슬로건 "Connect and Grow Together"를 인쇄하여 둘러주었다.

다이어리에 두른 띠지 또한 직접 제작했다


달력과 판 스티커


조금 특별한 올 해 달력. 지난해 달력의 받침대를 다시 재활용했다. 사실 지난 달력을 만들 때 가장 고심했던 것이, 달력의 재활용 이슈였다. 달력에  종이가 아닌 재질이 사용되거나 스프링이 들어가게 되면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여러 달력 형태를 고민해보다 결정한 것은 나무 받침을 사용해 종이로만 구성하는 달력 형태.


올해는 지난해 사용했던 달력 받침대를 재활용하고 종이만 따로 인쇄했다. 모 부서장님이 “달력 생산 비용을 많이 아낀 것 같다”라고 하셨는데. 아니다. 환경을 생각한 것이다.

테마 컬러와 함께 내부 슬로건을 사용했으며 휴가 중, 회의 중, 외출 중 등 다양한 알림을 표시할 수 있는 내지를 포함하여 탁상달력의 기능에 조금 더 충실한 모습으로 제작이 되었다.


달력과 함께 배포된 판 스티커


함께 제작된 판 스티커에는 브랜딩 리뉴얼을 하며 개편된 컬처핏의 중심 축을 이루는 단어들이 포함되었고, 동그란 스티커는 달력과 다이어리에 붙여 사용할 수 있는 사이즈로 제작되었다.


맺음말


코드에프의 내부 브랜딩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이번 글에서 소개한 컬쳐핏이나 행동강령, 브랜딩 키트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내부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차차 풀어보겠지만, 모든 구성원이 모여 사업 진행상황을 확인하고 의견을 나누는 ‘오렌지미팅  진행하고 있으며,  달에   내부 소통 차원으로 시작된 소식지 오렌지레터 발간하고 다.


70% 이상이 개발자로 구성된 코드에프는 기업 내실은  다져져 있었지만, 브랜딩이나 마케팅보다 서비스 개발과 운영에  초점을 맞춘 기업이었다. 2020 내가 합류한 뒤로, 마케팅 필요에 의해 외부 브랜딩을 진행했다. 어찌저찌 진행된 외부 브랜딩 결과물이 발판이 되어,   하반기부터 내부 브랜딩의  발을 내디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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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보이지 않는 가치, 기업 브랜딩에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 자체가 오랜 시간 브랜딩을 진행하지 않았던 기업의 입장에서는 매우 큰 변화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눈에 보이는 변화를 체감하기 힘들고 돈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내부 브랜딩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성장을 맞이하게 된 코드에프에는 가장 필요했던 프로젝트였다고 생각한다. 내부 브랜딩을 진행하면서 구성원의 공감과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힘이 생기고, 내부의 긍정적인 변화는 궁극적으로 기업의 성장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으며 코드에프가 궁금해지신 분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노션 페이지를 방문해봐도 좋을 것 같다.





브런치에서 회사 욕도 가끔 하고 싶어서 회사 이름은 밝히고 싶지 않았지만, 그냥 놔두기 아까운 기록들이 있어 종종 써보려고 합니다. 누군가에겐 이런 글들도 도움이 되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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