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bby May 06. 2021

[잡부의 노트] 마케팅 8년차인데, PR은 처음이라서

철이 없었죠. 내가 PR도 잘하리라 생각 했던 게…

다행히도 지금까지 마케터 일을 하면서 쌓아온 눈치와 경력 덕에 대부분의 스팸 전화는 거를  있었다. 그렇다고 믿었다. 그런데 어느날 거절할  없는 전화가 걸려왔다.




중간에 굴레와 속박을 벗어던지고 행복을 찾아 떠났던 시기가 있었지만, 어느덧 마케터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지 8년 차다.

행복을 찾아 떠났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만나게 된 지금 회사에선 아직 즐겁게 일하고 있다. 불만은 아니지만 나는 분명 마케터로 시작했는데 어느새 전략기획, 마케팅, PR까지 하고 있다. 일의 성격과 구분을 떠나 조직을 알리는 모든 일은 내 차지가 된 듯한 느낌이다. 가끔 조직문화와 HR까지 담당하고 있다. 나는 자본주의가 낳은 지독한 혼종 잡부가 되어가는 중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많은 것을 하지만 정작 깊이 없이 일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철이 없었죠. 내가 PR도 잘하리라 생각 했던 게… (출처: https://m.blog.naver.com/pooh930304/222280526190)

이 글은 사실 어쩌다 보니 마케터니까 하게 된 PR을 하게 되면서 겪게 된 문제들 때문에 쓰게 되었다. 일하면 할수록 마케팅은 PR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내가 속한 곳 같은 작은 조직의 마케터는 어떻게든 PR을 하게 되어 있다. 일은 오래 했지만, 정작 PR이 뭔지 배워보지 못한 콘텐츠 마케터는 PR 주니어가 되어 일할 수밖에 없었다.


구글에서 스타트업+마케터+PR을 검색하면 나오는 결과


마케팅이란?


마케팅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고,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고, 기존 고객과 탄탄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기업과 브랜드가 수행하는 모든 다양한 노력과 활동을 나타내는 광범위한 용어이다.


마케팅의 목표는 고객에게 브랜드의 제품을 알리고 설득하며 상기시키고 신규 고객 확보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다. 마케팅 담당자는 리드를 생성해 내어 판매 기회를 퍼널의 맨 아래로 보내어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 잘 되는 마케팅은 영업팀에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다.

나는 콘텐츠 마케터다. 콘텐츠가 짱이다. (출처: Giphy)

마케팅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방식으로 나뉘며, 콘텐츠를 주로 생산하는 콘텐츠 마케팅과 광고의 효과를 측정하는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직군이 구분되고 있기도 하다.


오프라인 마케팅은 인쇄, 라디오 및 TV 마케팅의 “전통적인” 광고뿐만 아니라 무역 박람회, 박람회 및 콘퍼런스와 같은 이벤트에 참석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입소문 마케팅도 포함될 수 있다.


대부분의 기업은 온라인 및 오프라인 마케팅 방법을 조합하여 사용한다. 소비자가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온라인에서 보내고 있다. 온라인 마케팅이 속도, 효율성 및 ROI 측면에서 다양한 이점을 제공하기 때문에, 마케터들은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온라인에 할애하고 있다.


PR이란?


PR(Public Relations)은 회사와 관련된 모든 이해 관계자들의 이해와 협력을 얻기 위해 자신의 활동, 업적, 계획을 알리고 이를 통해 그들을 설득하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다시 말해, PR은 평판 관리이다. 다양한 발표와 노력을 통해 특정 비즈니스 및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평판을 높이는 것이다.


마케팅이 전환에 목표를 두는 것과 달리, PR의 목표는 조직의 명성을 창출, 유지, 보호하고 호의적인 이미지를 제시하는 것이다. PR은 회사의 신뢰성과 경영진의 가시성을 높이는 장기적인 마라톤 프로세스이다.


PR은 주로 오랜 고객, 미디어, 경쟁자, 직원, 주주 및 기타 모든 이해 관계자와 협력하는 것을 포함한다. PR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추진력이 쌓이면서 미디어와 브랜드, 미디어와 경영진 간의 실제 관계를 구축할 시간이 주어질 때 가장 효과적이다. 결국, PR이 올바르게 수행되면 비즈니스의 모든 영역을 지원하게 된다.

마케팅과 PR은 이렇게 다르다 (출처: https://images.app.goo.gl/KfAAHFMh2qu1UNkEA)


마케터와 PR담당자는 하는 업무의 성격과 종류가 엄연히 다르다.


마케터의 업무


산업 및 고객 조사: 더 나은 캠페인을 만들기 위해 마케팅 담당자는 조사를 수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캠페인이 어떤 방향으로 들어가야 하고 청중이 무엇을 보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광고 캠페인 만들기: 마케팅 담당자는 발견한 조사 내용을 사용하여 새로운 제품을 홍보하는 캠페인을 기획한다.
캠페인을 위한 광고 슬롯 구매: 전통적으로 마케팅 담당자는 TV, 인쇄물 또는 라디오와 같은 미디어 플랫폼 캠페인을 위한 슬롯을 구매했었다. 최근에는 디지털 광고의 활성화로 캠페인 슬롯 구매는 온라인 광고캠페인 생성을 주로 한다.
제품 출시에 수반되는 자료 만들기: 제품 출시에 수반되는 자료의 예로는 웹 사이트 랜딩 페이지 및 영업팀을 지원하는 회사 소개서 등을 제작한다.


오늘날 온라인 마케팅의 활성화로 새로운 유형의 업무이 생겨났다. 온라인 및 오프라인 채널을 다루는 수백 또는 수천 가지의 유형의 마케팅이 있지만, 아래의 마케팅 업무들은 최근의 디지털 마케터들이 수행해야 하는 대표적인 일 (task)이다.


콘텐츠 마케팅:

다양한 형태로 콘텐츠를 게시하여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형성한다. 콘텐츠 마케팅은 일반적으로 디지털 마케팅의 한 유형으로 생각되지만, 오프라인에서도 가능하다. 콘텐츠 마케팅의 예로는 블로그, 소셜 미디어 게시물, 인포 그래픽 및 비디오가 있다.


검색 엔진 최적화:

일반적으로 SEO라고 하는 이 업무는 웹 사이트의 콘텐츠를 최적화하여 검색 엔진에 더 잘 보이게 하고 검색에서 더 많은 트래픽을 유도하는 과정이다.


검색 엔진 마케팅:

검색 엔진 결과 페이지에서 눈에 잘 띄는 위치에 사이트 링크를 배치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모든 업무를 포함한다.


소셜 미디어 마케팅:

Facebook, Instagram 및 Twitter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를 사용하여 기존 고객과의 관계를 구축하고 디지털 입소문을 통해 더 많은 청중에게 도달하도록 한다.


이메일 마케팅 (뉴스레터):

관계를 구축하고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목록에 등록한 사용자에게 정기적인 이메일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한다.


리 타게팅:

기존 또는 잠재 고객이 이미 브랜드와 상호 작용한 후 연락하여 다시 돌아오거나 판매로 전환하도록 한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소셜 네트워크 채널에서 높은 프로필과 많은 팔로워를 가진 개인을 사용하여 제품 또는 서비스를 홍보한다.


6가지 디지털 마케팅 전략의 기본 요소 (출처: https://ontopvisibility.com/the-elements-of-a-successful-digital-marketin


PR 담당자의 업무

위기관리: PR의 한 가지 핵심 업무 중 하나이다. PR 담당자는 고객의 평판을 유지하고 때에 따라 평판 전환을 위해 노력한다.
보도 자료 작성 (설득): PR 담당자는 보도 자료를 사용하여 언론인에게 제품 출시 또는 회사 업데이트에 대해 알린다.
회사 메시지 관리 및 업데이트: PR 담당자는 브랜드 메시지가 대중과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에서 일관성을 유지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미디어 및 관련 인플루언서와 관계 구축 및 유지: 강력한 미디어 관계는 하루 만에 구축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형태의 연결 및 유대감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사실 마케팅과 PR은 다양한 디지털 매체의 발전으로 인해 경계가 더 모호해졌다. 언론 매체가 이전에는 정말로 뚫기 힘든 채널이었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디지털 매체가 레거시 매체들을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케터의 PR 실패 사례


부쩍 많아진 보도자료를 여러 경로로 배포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나에게 직접 걸려오는 전화가 많아지고 있다. 걸려오는 전화와 관련하여 지난 청년마케터의 글 중 공감이 가는 글이 있어 소개한다.


https://hereisspringpark.tistory.com/34

다행히도 지금까지 마케터 일을 하면서 쌓아온 눈치와 경력 덕에 이 글에서 언급된 대부분의 스팸 전화는 거를 수 있었다. 그렇다고 믿었다. 그런데 거절할 수 없는 전화가 걸려왔다.


“안녕하세요, 000이죠? 대표님들 인터뷰를 하고 싶은데요. 저희는 월간 000입니다.”


“네? 거긴 처음 들어보는데요… 발행 부수와 어디 배포하시는지 알려주시겠어요?”


“네 교보, 영풍 등 메이저 서점엔 다 들어가고 5,000부 이상입니다.”


“아, 그런가요? 그런데 어떻게 저희에게 연락하셨죠?”


“보도자료 보고, 기업의 대표님들 이야기가 흥미로울 것 같아 이번 달 저희 월간지에 실으려고 합니다.”


전화를 끊고, 찾아보니 아예 이름이 없는 곳은 아니었다. 뭔가 싸한 느낌이 들지만, 대표들도 언론 노출에 목말라 있으니 해보자고 했다.


아직은 PR이 처음인 마케터, 다음 네 가지의 큰 실수를 하게 된다.


발행 부수를 확인할 방도가 없다

메이저 서점에 해당 월간지가 비치되어 있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우리 기업 분야 전문 매체가 아닌데, 우리를 인터뷰 해 주겠다고 한다. 이상하다.

가장 중요한 것, 우리는 돈을 내고 하는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미리 의사 표현을 하지 않았다


인터뷰 말미, 해당 매체는 우리에게 선심 쓰듯 말했다. (여기서 멈춰도 늦지 않다…)


“광고 한 자리 내어 드리겠습니다. 원래는 엄청 비싼데 날개에 실어드릴게요. 000만 원만 내시면 됩니다”


긴 시간 인터뷰도 하고 사진까지 찍은 뒤 기자가 (정말 기자인지 사기꾼인지 잘 모르겠지만) 여기까지 말하면, 대부분은 그 자리에서 거절하지 못한다. 거절의 이유를 찾기 어렵고 거절을 쉽게 말하지 못하는 환경이 조성된다.


물론 그 앞에서 안 된다고 해도 된다. 그러나 대부분은 안된다고 하지 못한다. 앞에서 쓴 시간이 아깝기 때문이며, 대표의 체면이나 인간성 때문에. 이들은 주니어 마케터의 어리하리함과 매체에 실리고 싶은 욕심을 이용해서 이렇게 보이스피싱과 다름없는 일들을 한다.

도지코인보다 슬픈 이야기 (출처: Giphy)

결국, 우리 회사는 내 실수로 인해 150만 원을 허공에 태울 뻔 했다. 결과적으로 그냥 진행하려고 했으나 해당 월간지에서는 결과물을 실망스럽게 가져왔고 더이상 진행하지 못하겠다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 인터뷰 진행 기자는 잘한 것도 없으면서 클라이언트인 나에게 쌍욕을 시전하는 인성의 밑바닥도 보여주었다.


이 글을 보게 될 주니어 PR 담당자가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회사와 관련이 없는 매체, 대형(조,중,동) 언론 매체가 아니라면 이런 식으로 나가는 광고는 1도 도움이 안 된다. 마케터는 모두 안다. 그 돈 온라인 마케팅 비용으로 태우면 훨씬 효과가 좋다는 것을.


복기하면서 어느 지점에서 멈출 수 있었을까 생각하고 화를 다스리려 해 보았다. 그러나, 내가 한 실수임은 틀림없기에 너무 부끄러워졌다. 계속해서 대표가 원하는 보도자료를 쓰고, 어떻게든 언론에 회사 이름이 한 줄이라도 나가게 하려고 노력했지만 애초에 나에게는 일관성 있는 PR 전략이란 것이 없었다.



호되게 당한 주니어 PR 담당자의 결론

나는 마케터이다. 나는 PR 담당자가 아니다. 외치고 싶었다. 이건 내 일이 아닌 업무를 하다보니 필연적으로 생겨난 실수라고 변명하고 싶었다.


응, 맞아. 내가 PR 담당자야. (출처: Giphy)

그러나 나도 모르는 새 나는 PR 담당자가 되어가고 있었고 (분명 나의 R&R엔 없는 일이었다), 따지면 PR 또한 장기적 관점에서 마케팅이다. 나와 같이 작은 기업의 마케터는 어느샌가 PR을 하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틀림없다. 기업의 규모가 작을수록 일의 경계는 더욱 희미해지는 편이다. 제품을 판매하고 사람들이 회사를 사랑하게 만든다는 공통의 최종 목표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것을 일하다 보면 자연히 알게 된다.


피할 수 없다면 잘해야 한다. 실수를 줄여나가는 수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이 물어보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잘하는 방법은 많은 분이 온라인에 잘 정리를 해 주었기 때문에 이런 자료들을 참고하면 된다.


<스타트업 PR 관련 자료>

https://brunch.co.kr/@theodore-code/18

https://blog.toss.im/2018/09/10/tossteam/insight/startup-pr/


엄밀히 말하면, PR 없이는 마케팅할 수 없고 마케팅 없이는 PR도 할 수 없다. 제품을 판매하고 사람들이 회사를 사랑하게 만드는 최종 목표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마케팅할 때 항상 속으로 되뇌는 말이 있다. “기본이 창의성을 이긴다.” 스타트업 PR의 기본을 지키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 당하진 않을 것이다. 정석대로 갈 것이다.





이게 스타트업 PR의 정석이다



<참고문헌>

포브스지 The Difference Between Marketing And PR — And Why It Matters

더뮤즈 The Difference Between Marketing and PR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