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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sie Dec 04. 2024

역대급 외국어 능력자

다수가 모르는 세계

나는 보았다.
외국어를 못하는데 외국어가 유창한 사람.
어떻게 사실이었는지 이야기를 들려드린다.


많이 봐서..


참고로 나는 러시아에 살면서 다국어 능력자를

적잖이 봐 왔다. 일단 러시아어도 쉬운 언어가

아닌데 욕까지 현지인처럼 섭렵한 친구들이나,

영어, 러시아어, 한국어 3개 네이티브 수준들은

항상 주변에 있었고, 음악원에 들어가자 교수님

중 제자 국적에 따라 레슨 언어가 바뀌는 사람도

가까이서 보았다. 독일어, 영어, 이태리어, 불어,

조지아어, 스페인어, 폴란드어, 러시아어를 하는

분과 이태리 제자의 속사포 대화도 인상깊었고,

적어도 음악원 교수님이나 학생들 중 독일어나

불어 또는 영어를 못하는 사람은 찾을 수 없으며

이미 유창한 3개국어에 4개째를 배우던 초딩 등

언어로 인해 내가 놀랄만한 상황은 별로 없었다.

난 찌그러져 있을뿐ㅎㅎ(98% 듣고만 지낸 듯)


이런 나를 놀라게 한 인물


당시 나는 모스크바 온누리 새벽(7AM)기도에

월화수목금요일의 하루를 시작하곤 하였다.

모스크바 온누리 교회, 바로 이 장소이다.

목사님과 한국 온누리에서 단기선교로 왔다는

언니는 매일 나왔고, 인원은 평균 5~6명 정도.


[생명의 삶]으로 묵상을 각자 간결하게 나눈 뒤

나머지 시간은 각자 원하는 자리에서 기도했다.


넓은 공간에 사람 수는 적고 멀찍이 떨어지므로

음악 배경에 묻혀 남의 기도는 딱히 안 들리는데


기도 중 멀리 어디에선가 희미하게 러시아어가

자꾸만 들려오는 것이다. (청력은 평균 이상임)


이상하다. 여기 한국인 밖에 없는데.

 러시아인의 기도소리가 들리지?


기도를 러시아어 속사포로 할 만큼 러시아어가

한국말보다 편하고 유창한 인물은 여기 없었고,

내가 러시아인과 한국인의 차이를 구별 못할 리

없었으며, 무결 네이티브형은 오지 않았으므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기이한 소리에 대한 호기심에 모른 척할 수 없어

뜨고 그 러시아어 소리를 따라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나는 곧 정말.. 정말로 깜짝 놀랐다.


어머... 맙소사!!!


믿을 수 없었다.


뭐지, 저 사람, 대체 뭐지?!

왜 러시아어를 러시아인처럼 하는 거지?!


방해할 수 없어 일단 자리로 돌아왔다가

기도 끝나자마자 다시 달려가서 물었다.


언니! 언니, 러시아어로 기도해요??
 러시아어 원래 할 줄 아세요?!!


분명그 언니는 한국에서 온 지 얼마 안 되었고

아직 말에 서툰 모습을 어렴풋 본 적 있단 말이다.


- 아니.. 나 러시아어 거의.. 못 해..

- 네? 아니.. 근데 아까 러시아어로 기도를...

 유창한 러시아어를.. 그냥도 아니고 어휘도 막..

 한마디로 그냥, 러시아 사람이던데요..??!?!

- 음.. 그게 사실.. 나...

- ????????????


심히 궁금해서 눈을 크게 뜨고 기다리던 나에게

매우 수줍고 민망한 미소로 이렇게 말해왔다.


- 사실.. 방언을 러시아어로 받았어...


대박..


런 사람은 처음 보았다.

충격이었다, 그녀의 유창한 러시아어 기도는.


막상 평소에는 더듬더듬.. 심지어 발음이나

언어 재능이 특별한 타입도 아닌, 왕초보였으나


기도할 때 그녀의 입에서 나온 러시아어 능력은

발음, 억양, 어휘, 톤까지 완벽한 무결 러시아어.


- 나, 쟤 보고, 하나님! 왜!! 왜!!!! 왜!!!!!!

 저한테는 러시아어 방언을 안 주십니까!

 막 그랬잖아. 아우 부러워~~~~~


러시아어를 이미 잘하시는 목사님이 흥분하셨다.


- 와.. 진짜 대박이다.. 저는 기도하다 러시아인이

 온 줄 알았어요. 신기하네요~! 제가 하는 방언은

 어느 나라 말인 줄도 모르는 언어인데. 러시아어를

 방언으로 받다니.. 이런 건 태어나서 처음 봐요~!


- 처음에, 한국에서 방언할 때는 어느 나라 말인지

 나는 모르잖아. 그래서 그냥 기도 하는데 누가 듣고

 러시아어라고 알려준 거야. 그래서 여기 오게 됐어.


- 와, 대박... ㅋㅋㅋㅋㅋㅋㅋ 와..........


- 그런데 기도할 때만 그런 거야. 평소에는 잘 못..


- 얘, 그래도 배울 때 좀 도움 될 수도 있잖아~


부러움이 담긴 목사님이 곁들이셨고 언니는 여전히

수줍고 민망히 웃기만 했다. 잘 모르겠다던 그 표정.


진심인데, 8개국어 하시는 교수님과 인사할 때나,

러시아인인 줄 알았는데 고개 돌려보니 한국 친구,

미국인인 줄 알았는데 앞을 보니 한국 친구들보다,

외국어에 서투른 이 언니가 기도만 하면 네이티브

모드로 전환되던 그 지점이 훨씬, 가장 놀라웠다.


Different point of view


이 세상은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이해될 수 없다.

이해했다면 그것은 반쪽짜리 이해에 불과해진다.

지식은 사람을 흥하게도 하고 망하게도 만들지만

지혜는 현재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통찰과 분별,

그리고 마지막 올바른 결정으로 영혼까지 구한다.


이름이 '선'이던 그 선한 인상의 언니는 잘 있을까.

문득 생각이 나던 날 적어두었던 글을 마무리하며


오늘도 나는 당신의 영혼이,

아름다운 곳에 가길 원한다.


오순절 날이 충만히 임하였을 때에 그들이 다 한마음이 되어 한 곳에 있더라. 갑자기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 소리 같은 소리가 나고 그들이 앉아 있던 온 집안에 그것이 가득하며 또 불의 혀같이 갈라진 것들이 그들에게 나타나 그들 각 사람 위에 앉더라.

그들이 다 성령님으로 충만하여 성령께서 그들에게 말하게 하시는 대로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하더라.

독실한 자들 곧 유대인들이 하늘 아래 모든 민족으로부터 나아와 예루살렘에 거하고 있었는데 이제 이 일이 널리 퍼지매 그 무리가 함께 와서 그들이 자기 자신의 말로 말하는 것을 각 사람이 들으므로 당황해하더라. 그들이 모두 놀라고 이상히 여기며 서로 이르되, 보라, 말하는 이 사람들은 다 갈릴리 사람들이 아니냐? 그런데 어떻게 우리 각 사람이 우리가 태어난 곳의 우리 언어로 듣느냐?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마지막 날들에 내가 내 영을 모든 육체 위에 부어 주리니 너희의 아들딸들은 대언하며 너희의 젊은이들은 환상들을 보고 너희의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 그날들에 내가 내 영을 내 남종과 여종들 위에 부어 주리니 그들이 대언하리라. 또 내가 위로 하늘에서는 이적들을 보이며 아래로 땅에서는 표적들을 보이리니 곧 피와 불과 연기로다.

저 크고 주목할 만한 주의 날이 이르기 전에 해가 변하여 어둠이 되고 달이 변하여 피가 되려니와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 하였느니라. Acts 2:1-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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