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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sie Dec 04. 2024

요즘 하는 일

안 궁금해도 알려드림

God Rest Ye Merry

Gentlemen & Winter Song


왜 쓰는지 모르겠다. 쉬고 싶은데 마냥 쉴 순 없고

악보를 보자니 머리를 써야 하는데 두뇌가 쉬어야

다시 가동할 수 있을 것 같아 하는 일이 적는 행동.


좀 걷거나 잠을 자면 뇌가 쉬거나 청소가 될 텐데

왜 굳이 누구도 묻지 않은 것을 알려주려 하는가.


오늘은 좀 울었다.

그렇게 눈물이 나더라.


아버지가 딱해서인지 마음에 죄송함이 있어서인지

아니면 내가 바보 같아서인지 그도 아니라면 혹시,

이것도 미리 우는 것인지 분간할 틈도 없이 울었다.

그와중에 혼자서도 소리없이 우는 자신을 발견하며.


그건 그렇고 하려던 얘기는 그게 아니니 넘어간다.


요즘 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또는 해야 할 일들은

이런 것들이다. 위의 음악(악보)은 오래전에 어린이

오케스트라용으로 편곡한 두 곡을 아주 조금 바꾸어

재편집한 버전이다. 프로가 연주할 것이나, 관객이

일반인이고 12월 연주회의 앵콜용이기 때문에 아주

낮거나 아주 높지 않은 레벨이 적당한데, 새로 지을

시간은 없으므로 있는 재료를 재사용한 예가 되겠다.


소리는 피날레 악보 프로그램에서 추출한 그냥 뭐..

이걸 가상음원으로 제대로 만들려면 파트별로 다

직접 만져야 하는데 그럼 참 좋을텐데 왜 안 하는지.

어차피 나는 악보를 팔고, 너희는 악보를 구매해서

연주할 것이니 연주로 잘 하면 되잖아, 하는 심리도.

그래서 샘플 같이 '그냥 맛만 보는' 용도 미리 듣기.


연주자의 악기 종류와 정해진 인원에 맞춰 하는 것.

예를 들어 내가 타악기를 더 많이 써서 효과를 마구

극대화하고 싶어도 한 명만 오면 손이 두 개니 생각.


더군다나 앵콜이니 연주자에게도 가벼운 것이 좋음.

보통 음악회에서 집으로 돌아갈 때 생각나는 음악은

앵콜이다. 어지간해서는 그렇기 때문에 앵콜은 중요.


솔직히 앵콜은 페이도 없이 내가 주는 곡. 봉사일까.

자원봉사 ㅋㅋㅋㅋㅋㅋ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다른 순서에는 차이콥스키의 '넛크래커'가 있는데

이 곡은 원래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위한 대곡이다.

그러나 열댓명으로 이 곡을 하고 싶다는 의뢰 받고

약간의 고민을 거쳐 쓸데없이 복잡한 일이 벌어짐.


7명이 각자 다른 음을 내는데

빨주노초만 있으면 작곡(편곡)자는 머리를 쓴다.


내가 가진 빨 4명으로 7개를 어떻게 채울까.

현이면 좀 낫지만 목관악기는 음을 한 개만 내기에

최상의 결과는 몰라도 최선의 선택을 해 악보 만듬.


그래도 호른 4대의 부재까지 채우기 역부족일 때는

있는 악기 피아노로 조금 덧대어 채워주어야겠으니

좌측의 총보와 우측의 피아노 버전을 비교해 본 뒤,

어떤 부분이나 음정을 칠 지 또는 들어낼 지 정한다.


피아니스트에게 혼자 치라고 하려면 더 디테일하게

표시해야 하고 헷갈릴 수 있으므로 차라리 4손으로

같이 치기로 하고 나는 머리로 더 기억해서 쳐내고,

상대 악보에는 조금 더 신경을 써 표시하기로 한다.


일단 여기까지.

아, 아무튼 이런 식으로 늘 머리를 써야만 하기에

어차피 머리가 안 돌아가면 앉아있어도 소용 없다.


나는 나의 한계를 잘 알고

잠도 충분히 자는 것을 추구하며

무조건 밤을 샌다고 일이 되는 노동이 아니므로

오늘은 다 된 것(?) 같으니 아쉽지만 놀기로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놀고 있다.. 지금... 안녕...... 응 미리 크리스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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