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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sie Dec 11. 2024

예쁜 여자

인간과 동물의 차이

- 그래서 내가 그랬어. 의원님들~

 요즘은 이런 부분 조금만 잘못하시면 정말 큰일

 나십니다~ 일 커집니다~ 사람 데려오는 대신,

 제가 식사 결제를 미리 해 놓고 가겠습니다!

- 아...

- 그러고서 식당에 미리 가서 카드를 긁는데,

 돌아오는 내내 그 참담한 심정은...  정말 너무

 화가 나고 힘들었다.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야.

 다른 곳에라면 아깝지 않아. 그런데 내 돈이잖아.

 그 작자들이 노닥거리는 데에 내가 돈을 냈다는 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일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 화가 나는 거야.

- 밥을 먹어야 하는 거면, 제가 같이 가서 밥 먹..

- 그건 내가 못 참지.

- 그냥 밥만 먹으면 되는 거잖아요. 다른 거 없잖아요.

- 너네 수고했어, 우리가 밥 사줄게, 이런 게 아니야.

- 아, 정말요..?

- 지네들 놀고먹는 데에, 너네 거기에서 얼굴 반반한

 여자 열 명 정도 데려와, 그러는 거야. 성별을 정확히

 지명했잖아. 여자라고.

- 그건 그러네요.. 근데 왜.. 음.. 밥 먹는데 왜 여자가

 필요하지? 여자가 있으면 소화가 더 잘 되나?ㅎㅎ

 아니 정말, 궁금하긴 하네요. 밥 먹는데 왜 필요하지.

- ...

- 근데 혼자 가는 게 아니라 여러 명이면 괜찮잖아요.

 다 같이 가면 뭘 어떻게 하겠어요.

- 그런 게 아니야. 네가 생각하는 거랑 달라. 의원

 여러 명이어도 똑같은 놈들끼리 그러고 다니는 거야.

- 아, 뭔가.. 그러고 보니, 언니, 제가 혹시 러시아에

 살 때 대사관에서 전화 왔던 얘기 한 적 있어요?

- 아니.

- 아.. ㅋㅋ 옛날에, 학교에서 대사관 전화받았는데

- 네 번호를 어떻게 알고?!

- 그러니까요, 그건 아직도 미스터리인데...

 가이드 알바 해달라고, 코트라 통역 알바비보다 더

 센 페이 제시하면서 한국에서 오시는 어른 몇 분들

 관광지 같이 다니면서 설명해 달래서, 나는 관광지

 아는 게 없다, 그러자 아이패드 보고 읽어도 된대서

 아이패드 없다, 그러자 책 가져와 읽어도 된대서 저

 책도 없다니까 자기들이 준다는 거예요. 뭔가 점점

 이상했는데 제가 워낙 대사관을 좋게 생각했을 때라

 아무튼 심지어 예행연습을 해야 하고 그 연습 페이도

 당일 페이랑 똑같이 준다고.. 이게 어떻게 보면 날로

 먹는 꿀알바였는데, 아! 그리고 한식당! ㅋㅋㅋㅋ

 저는 배고픈 유학생이었잖아요. 근데 끝나고 그분들

 한식당 식사 때 밥도 같이 먹고 가도 된대서 솔깃..

 상상에, 무슨 부모님들 단체 관광 오는 줄 알았어요.

- 이것들이 아주.. 그 전화한 대사관 직원 누구야?

- 이름이요? 저는 모르죠.. 근데 그 사람이 무슨 죄

 겠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그 직원도 제 눈에 어딘가

 불쌍해서.. 막 엄청 부탁하고 애먹는 눈치더라고요.

- 한국에서 누가 온 건데?

- 처음엔 말 안 해주다가, 제가 계속 안 한다 그러고

 대체 누가 오는데 이렇게까지 하시냐 말투 안 좋게

 물어보니까 국회의원 네 명인가 온다 그러더라고요.

- 참 나!

- ㅋㅋ 국회의원이 저한테 아무것도 아니라서...

 심지어 저도 정치인은 그냥 다 싫어했거든요..ㅎㅎ

 심지어 대통령이 온대도 저한텐 뭐.. 그렇잖아요.

 사람마다 입장이 다른 거니까. 공무원도 아니고..

- 그렇지.

- 근데 그 직원이 너무 불쌍해서 완전 외면하기엔..

 암튼 나중에 후배 보냈다 후배 자르고 다시 저한테

 전화 오고.. 막바지에 제가 정말로 화나서 거절하고

 쌍꺼풀 부기 아직 안 풀린 애 보냈어요.. 안전해서...

- 내가 웬만하면 모든 사람을  존중하는 것 알지.

- 알죠.

- 그런데 그런 내가, '저 인간 같지도 않은 쓰레기들'

 이라는 생각이 드는 상대가 바로 정치인들이야.

- 그 정도라고요?

- 의원들은, 네가 생각하는 그 이상이야. 초월해.

- 없다 그래요~! 예쁜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ㅎㅎ

 얼굴 반반한 여자 찾으려면 다른 데에서 찾아야지,

 무슨 음악 하는 연주자 모인 데에서...

- 너무 힘들어. 내일 또 OO 만나면 무슨 얘길 할지..

 

이야기를 들어줘야 할 것 같아 잠시 들어간 그녀의

집에서 고충을 듣자니 얼마나 힘이 들까 싶었다.


갑자기,

내가 인정하는 탑 인품과 실력의 지인이 생각났다.

아니 그가 했던 이 말이 떠올랐다.


- 그렇게 서울의대에 들어가서, 유럽으로 여행을

 가게 됐는데 그때 그 친구랑 같이 갔거든.

- 아, 그 치과요?

- 응. 단체로 돌아다니다가 베네치아에서 석양이

 지는데 둘이 그냥 앉아서 그걸 바라보는데..


오, 뭔가 풍경이 좋았겠다라고 하려던 나에게,


- 생각해 봐. 남자끼리. 거기서 남자 둘!이.

 그 석양을 봤지......


응...? 약 1.5~2초 뒤 지인의 뜻을 알아차렸다.

남자 둘이 뭐가 좋았겠냐는 그런 뜻. 남자 둘이

석양 봐서 뭐 하겠냐는 그런 뜻이 담겨 있던..ㅎㅎ

(그냥 귀여웠다 ㅎㅎ)


그것이 다른 점일까.

나는 한국보다 가깝던 유럽에 오갈 때 여러 번

친구를 데려갔는데 여자끼리 충분히 괜찮았다.


이성애자라는 전제 하에,

여자끼리는 즐거운 여행이 충분히 가능해도

남자끼리는 여자끼리보다 무조건 아닌 것일까.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건 자연스러운 본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남자가 여자를 원하고

찾는 것 자체는 정상적인 남자에게 있는 면이니.


그런데 동물과 사람의 차이라면

그 본능을 본능에 맞게 사용하는 대상 즉 부부.

서로 약속된 사이. 남친이 여친을 만나는 것을

누가 뭐라고 하겠느냔 말이다. 그러나 유부남이

오직 본능에 충실하고자 밥도 혼자 먹지 못해서

예쁜 여자를 근처에 앉혀 둬야 밥이 넘어간다면

글쎄.. 동물도 그렇게 하지는 않을 텐데 싶기도..



극내향형이 어제 새로운 사람을 한 번에 너무

많이 접해서인지, 이런저런 말을 들어서인지

잠꼬대까지 하다 깨어나 본의 아니게 쓴 일기.

의미는 없다. 그냥 여담인데, 클래식 음악 쪽

성별이 남자인 경우에는, 괜찮은 사람이 그래도

꽤 많다고 본다. (기본 인품과 매너를 의미함)


정치인이라고 다 나쁘다 몰아세우고 싶지 않다.

무조건 좋기만 하거나 나쁘기만 한 사람도 없고.

그러나 모든 인간에게는 원래 죄의 본성이 있어

세상이 돌아가는 한, 고충은 어디에나 있을 테니

오늘의 감사 외에는 말 아끼는 편을 택해야겠다.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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