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고생 중......ㅋㅋㅋㅋ 인스타 잘 안 하다 요새 같이 연주한 몇몇 있어서
토로하는 심정으로 일기를 쓴 뒤 자려 하였으나,
주차 자리를 빼앗겨, 내가 빌런처럼 길목에 대고
자려니 잠이 안 온다. 정말 졸린데 잠이 안 온다...
오늘 사법 연수원 도착 전부터 졸려서 앵콜 하는
순간까지도 졸렸다.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지만..
빌런은 잘 놀고 잘 자고 있을까..? 그렇겠지.
나는 왜 빌런처럼 편히 있을 수 없는 것일까.
왜 내 집에 들어와도 가시방석이 된 것일까.
기차 빈 좌석 남의 자리에도 앉기 불편한 내가
빌런 앞에 빌런처럼 주차하고 자려니 도저히..
나도 자고 싶다. 마음 편히 자고 싶다.
사실 처음에는, 본떼를 보여주기 위해 나도
연락처를 일부러 빼고 올라왔으나 밥을 먹는
내내 마음이 불편해 결국 다시 내려가 번호를
보이게 해두는 것은 물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엘베를 굳이 갈아타야 갈 수 있는 관리실에도
기웃거려 보고, 저 빌런님의 연락처를 찾을 수
없을까 연락 닿을 방도는 없을까 돌아다녔지만
성과는 없었다.
살다살다 사법연수원에 와볼 줄이야 그건 그렇고 이곳에서 근무 중이던 분 중 하나가
인상이 얼마나 좋은지 너무 착하게 생긴 바람에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뉴 페이스를 지나가다
굳이 뒤돌아 계단을 내려와 다가가기 시작하자
두 분은 내가 왜 다시 오는 것일까 갸우뚱 했고.
물어봤다 ㅋㅋㅋㅋㅋㅋㅋ
무슨 일 하시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일 하는데 저렇게 착하게 생기고 부드럽게
말을 하는지 너무 궁금해서 묻지 않고 돌아가면
계속 궁금할까봐 그냥 물어봤.... ㅎㅎㅎㅎㅎㅎ
그분은 목에 걸고 있던 신분증(?)을 내미시며
(나.. 그렇게 확 내밀면 오히려 못 봐..ㅋㅋㅋㅋ)
여기서 일한다고 ㅋㅋㅋ 아 그거야 알지만 법을
공부한 사람인지 아닌지까지도 궁금해 물었다.
내 주위에 법대 출신이 두 명 정도만 있긴 했는데
한 명은 강한 캐릭터였고(길 가다가도 잘 싸우던)
다른 한 분도 사람은 좋지만 아무튼 결이 달랐다.
그런데 오늘 본 한 분은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로
온화한 이미지가 상당해 법과 연관된 직업인 게
조금 이해가 안 갔.. 내가 선입견을 가진 것일까,
라기엔 나중에 지나가면서 본 법조계 어른들의
이미지는 대부분 내 예상대로 상당히 비슷했다.
"내 주변에 검사도 많은데, 좀, 걔네 좀 무서워."
라고 말했던 서울의대 지인의 말이 무색하도록
신선한 충격이었던 한 분이 기억에 은근 남는다.
법대 나오고도 이런 일을 하면서도 그런 인상과
이미지를 가질 수 있구나. 새로운 세계를 본 듯.
(내가 법조계를 워낙 꺼려하기는 했지 ㅋㅋㅋ
아무렴 의료계도 싫어하다 깨진 지 몇 년인데)
이와중에도 정말 졸려서 눈이 핑핑 돌아가노니
ㅎㅎ 잊고 자기를 노력해 봐야겠다.
남의 집에 번호도 남기지 않고 밤주차해 놓고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당당함까진 아니더라도
빌런이나 옆집을 우려하지 않고 에라 모르겠다
편히 잠은 잘 정도의 능력치는 좀 있어도 될 듯.
받은 꽃 사진도 못 찍고 누운 자, 잠을 청해보며,
굿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