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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엄마

왜 신은

허락하지 않았나

by Essie

어머니가 죽어가는 모습을

매일 지켜보며 가슴이 찢어진다.


발버둥이라도 칠 때가 좋았음은

물 한 모금도 못 마실 때 깨닫고


그녀의 신음과 견뎌내는 고통에

내 기만과 책임이 있음을 알기에


대신 죽고 그녀를 살리고 싶다는

생각을 진심으로 할 수 밖에 없다.


신은

나를 살리기 위해 예수를 통하여

자신의 목숨을 대신 주었으면서


왜 나는 그녀에게

수명을 나누어 줄 수 없게 했는가.


나눌 수 있다면 기꺼이 나누겠다.

드릴 수 있다면 당장에 드리겠다.


어떠한 죄인인지 비로소 깨달은

나는 그녀에게 끝까지 받고 있고

그녀는 나에게 마지막까지 준다.


엄마 없는 곳에서 잠시

소리를 지르며 울었다.


소리없이 우는 내게

처음이자 마지막일까.


죄 많은 자는 늘 더 괴롭고

그녀는 날 위해 견뎌준다.


종달새냐 얘기좀 그만하라고

많이도 혼내듯 놀리듯 했는데

이제는 나 혼자만 말한다.


엄마는 끝까지

나를 위해 고통을 참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날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아직 따뜻하다는 사실에 그저

행복하고 괴로워 할 뿐이다.


나누어 줄 수 있다면


나의 건강과

나의 체력과

나의 수명을


그녀에게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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