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즈음에
"나는 사무실에서 물 마시는 용도로 꽤 큰 컵을 샀어"
정확한 사이즈는 모르더라도, 우리는 크기를 대략 어림잡는다. 상대의 성향도 일부 투영하기도 하면서. 그렇다면 그 '대략'이라는 걸 어떻게 가늠하는 걸까? 당연히 겪어 봤기 때문이 아닐까. 이런저런 컵들을 경험해 봤으니까. 겪어본 컵들 중 어느 정도가 크고, 작은 정도인지 직관적이게 아는 거겠지.
내 마음의 크기를 알려면 다양한 사람을 만나야 한다. 내 마음의 모양을 알려면 스스로를 깊게 들여다보아야 한다. 우위를 위해 남과 비교하는 게 아니다. 어떤 마음이 크고, 어떤 마음이 작은지 알아보기 위함이다. 수렁에 빠지거나 자아도취하기 위해 내 속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다. 내 마음이 어떻게 생겼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