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도 핀테크 시대
높은 대학 등록금은 시대와 국가를 초월한 지구촌 문제다. 각 국의 많은 학생들이 매 학기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학자금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 애석하게도 상환여력이 없는 대학생들은 졸업 직후 대출 원금과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를 마주하게 된다. 그렇게 빛날 줄 알았던 우리의 20대는 빚으로 시작해 빚으로 막을 내린다.
최근 이러한 학생들의 학자금대출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핀테크 기업들이 나타났다! 어떠한 아이디어로 학생들의 학자금대출 상환을 도와주고 있는지, 대표적인 학자금 상환관리 플랫폼을 탐구해보자.
한줄평: 경험에 의존한 서비스만큼 소비자를 감동시키는 일은 없다.
뉴욕 연방준비은행(FRB of NY)에 따르면 2018년 말 약 4470만명의 미국인이 학자금대출을 보유하고 있다. 그 규모는 $1,147,000,000,000(1조 1470억)에 달한다. 대학생 10명 중 7명이 학자금대출을 받고 있으며 부채를 완전히 상환하는 데 약 20~30년이 걸린다고 한다.
필라는 개인의 학자금대출 상환관리를 도와주는 미국의 모바일 플랫폼으로 2019년 설립됐다. 필러 CEO 미카엘 블로흐(Michael Bloch)의 아내가 $30,000가 넘는 학자금대출을 받으며 로스쿨을 졸업했지만, 적절한 상환계획을 세우지 못했던 경험에서 출발한다.
필라의 목표는 대출기간을 줄이는 것이다. 정교한 머신러닝과 정성적 분석 능력을 결합해 사용자의 지출과 수입을 분석하고 부채를 가장 빨리 상환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매주 $10를 상환하면 $2400를 절약할 수 있다"와 같이 금융비용 절감 효과도 대신 계산해 보여준다.
개인화된 추천 플랜에 맞춰 앱 내에서 간편하게 상환할 수 있다. 필러는 주요 은행과 협력해 이용자가 은행 웹사이트가 아닌, 필러 앱에서 간편하게 상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향후 유료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한줄평: 신경 꺼도 상환관리
체인지드 역시 미국의 학자금대출 상환관리 플랫폼이다. 필러가 대출기간을 줄이는 데 초점을 두었다면, 체인지드는 높은 이자비용을 절감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장기간 쌓인 이자가 청년부채 문제를 가속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체인지드의 주력 서비스는 ‘잔돈저축’이다. 이용자가 체인지드에 카드를 연동하면 카드 결제 시 구매 금액을 반올림해 잔돈을 계산한다. $3.14 커피를 결제하면 잔돈 $0.86가 자동으로 체인지드 계좌에 저축되는 구조다(반올림한 $4가 결제되는 것은 아니다!). 이용자가 별도로 계좌를 개설할 필요는 없다. 잔돈 $100가 모이면 앱을 통해 상환이 이루어진다.
재미있는 점은 잔돈저축뿐만 아니라 지인 찬스를 이용해 상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인이 모은 잔돈으로도 이용자의 상환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부모님 감사합니다!). 서비스 이용료는 월 $1 수준.
한줄평: Saving made Simple
디지트는 저축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바일 플랫폼이다. 학자금대출에만 한정된 서비스는 아니지만, 미국의 많은 학생들이 디지트를 활용해 부채를 상환하고 있다.
이용자가 앱 내에서 원하는 저축 목표를 생성하고 출금계좌를 연동하면 디지트가 이용자의 지출 습관을 평가해 2~3일마다 디지트 계좌로 약간의 돈을 이체한다. 개인의 소비패턴에 따라 다르겠지만 평균적으로 약 $10가 빠져나간다. ‘학자금대출 상환’ 목표금액을 달성하면 디지트를 통해 간편하게 상환할 수 있다.
디지트의 가장 큰 장점은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해 스스로 목표를 달성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매일 저축 알림이 울리는 것은 물론, 이용자가 일정 기간 이상 저축을 지속하면 보너스 리워드까지 제공한다. 디지트는 30일 동안 무료이며 이후에는 월 $5의 서비스 비용이 발생한다.
빛보다 빠른 빚청산, 학자금대출 필수앱
올라플랜은 국내 유일의 학자금대출 상환관리 플랫폼이다. 국내 학자금대출의 문제는 미국만큼이나 심각하다. 학자금대출을 제때 갚지 못해 신용유의자로 분류된 청년은 지난해 8월 기준 1만 7862명으로 2017년(1만 1485명) 대비 약 55% 증가했다. 체납률 또한 9.69%로 4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번거로운 상환과정과 복잡한 대출구조로 학생 스스로 효율적인 상환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올라플랜의 목표는 효율적인 상환관리로 대출이자와 대출기간을 절감하는 것을 넘어 학생들의 상환력(力) 자체를 길러주는 것이다. 이용자는 학자금대출과 출금계좌만 연동하면 된다.
올라플랜은 개인의 소비성향을 고려해 대출이자와 대출기간을 가장 많이 절감할 수 있는 최적의 상환플랜을 설계해준다. “하루 1000원씩 상환하면 대출기간 398일, 대출이자 98,240원을 줄일 수 있다”와 같은 절감효과 역시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이용자가 제시된 플랜대로 상환할 수 있도록 앱 내 ‘소액자동상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의 지정 계좌에서 한국장학재단 중도상환 계좌로 자동이체한다. 자동상환을 서비스를 통해 기존 중도상환 시 이용자가 매번 앱을 켜 상환해야 했던 번거로운 상환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지속가능한 상환 생태계를 조성한다.
올라플랜은 오는 2학기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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