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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랜브로 박상훈 Oct 14. 2024

비싸도 사고 싶게 만드는 커뮤니케이션 전략 5가지

마케팅 PT #3 콜린스의 소통법

한 쇼핑몰에서 ‘인센스홀더’를 검색하다가 콜린스라는 브랜드를 알게 됐습니다. 비슷비슷하게 생긴 제품들 사이로 웬 곰처럼 생긴 동물 한 마리가 연기를 뿜고 있는 게 눈에 확 들어오더라고요. 그것도 맨 앞자리에서요. 


시선을 끄는 썸네일은 가격과 무관하게 중요합니다. (출처 : 29CM)


홀린 듯 클릭한 뒤 만난 상세페이지에서 저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듣게 됩니다. (일단 이건 곰이 아니었습니다. ‘벌꿀오소리’라는 동물이었어요.) 이후 이 브랜드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고, 웹사이트와 SNS 채널들을 살펴보며 정말 배울 점이 많은 보물 같은 브랜드임을 알게 됐죠. 


오늘은 콜린스의 사례를 통해 '제품의 가치를 높이는 커뮤니케이션 방법' 몇 가지를 알아보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의 제품을 잘 판매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꼭 끝까지 읽어보세요. 분명 도움이 되실 겁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고가의 제품을 파는 마케터가 해야 할 일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의 제품을 파는 마케터가 해야 할 일은 딱 한 가지입니다. 


우리가 판매하려는 제품이 그만한 가격을 지불할만한 가치가 있음을 고객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만든 제품의 가치를 압니다. 알기 때문에 높게 책정된 가격이 납득이 됩니다. 하지만 고객은 전혀 모릅니다. 알고 있는 정보의 양이 우리와 다르기 때문에 '비싸다'라고 느낍니다. 마케터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우리가 느끼는 제품의 가치를 고객도 느낄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콜린스는 이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합니다. 



1. 이야기로 제품 이상의 가치를 더합니다.


대부분의 브랜드는 다음과 같은 내용들로 제품 설명을 시작합니다. 


진행 중인 이벤트, 리뷰에 대한 보상 약속 

브랜드 신뢰도를 높여줄 증거 제시 (카테고리 1등, 수상 이력 등)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문제

제품의 차별화 포인트 


콜린스는 어떨까요? 위에서 언급한 인센스 홀더의 상세페이지 초반부를 한 번 보겠습니다. 


스크롤을 세 번 내렸는데도 제품에 대한 소구는 하나도 없습니다. (출처 : 콜린스 웹사이트)


콜린스는 제품을 통해 고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맨 앞에 배치했습니다. 뒤이어 그 메시지와 관련된 이야기를 쉽고 재밌게 풀어냅니다.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귀여운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말이죠. 


스토리는 논리보다 강력합니다. 이제 고객들에게 이 제품은 '그냥 벌꿀오소리 모양의 인센스 홀더'가 아닙니다. '문제없음의 태도를 되새기게 해 줄 오브제'이기도 하죠. 누군가에게 줄 선물을 고르고 있던 사람이라면 선물과 함께 전해줄 이야기도 하나 생긴 셈이니 더더욱 선택하고 싶을 겁니다. 


다른 인센스 홀더가 줄 수 없는 가치가 더해졌습니다. 단순 가격 비교는 무의미해집니다.  


*콜린스의 모든 상세페이지가 이런 구성인 것은 아닙니다. 모든 브랜드가 이런 방식을 써야 한다는 것도 당연히 아니고요. 이런 찰떡같은 스토리텔링은 제품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함께 기획하지 않으면 나오기 어렵습니다. 스토리텔링 전략의 핵심은 다른 대안과의 가격 비교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겁니다. 



2. 다른 이름으로 부릅니다.


콜린스가 파는 제품들 중에는 '비누', '룸스프레이'도 있습니다. 그런데 웹사이트에서는 이런 단어들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무드솝’, ‘무드워터’라는 단어들로 제품을 표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죠. 


출처 : 콜린스 웹사이트



우리가 제품을 다르게 부르면 고객들도 제품을 다르게 인식합니다. 콜린스가 이 제품을 ‘비누, 룸스프레이’라고 불렀다면 사람들은 이 제품의 가격을 다른 비누, 다른 룸스프레이의 가격과 비교했을 겁니다. (시중에는 이미 콜린스 제품들보다 훨씬 더 저렴한 비누와 룸스프레이가 많이 있습니다.)


무드솝, 무드워터라는 이름이 붙는 순간 이 제품들은 ‘콜린스가 만든 새로운 무언가’가 됩니다. 가격의 기준이 되는 비교 제품군도 사라집니다. 오직 콜린스에서만 살 수 있는 특별한 제품이 되는 것이죠. 



3. 과정을 공유합니다.


콜린스는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고객들에게 공개합니다. 어떤 아이디어를 거쳐 이 컨셉이 나왔는지, 패키지는 어떻게 만들고자 하는지, 특정 향을 구하기 위해 어떤 사람들과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그들의 인스타그램에는 하나의 제품을 완성하기 위한 직원들의 경험, 노력들이 생생하게 담겨있습니다. 


출처 : 콜린스 인스타그램
출처 : 콜린스 인스타그램


‘가격표’와 ‘제품설명’만 보고 한 제품의 가치를 단번에 알아차리는 고객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제품을 만든 사람들의 땀과 노력을 모두 본 고객들은 다릅니다. 이 제품의 값어치를 우리와 거의 똑같이 느낄 수 있게 됩니다.



4. 진정성을 드러냅니다. 


우리의 진정성을 고객에게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요? 말의 뉘앙스나 화려한 디자인으로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저는 누군가의 진정성을 판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오랜 시간 쌓아온 기록을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록에는 그 사람의 생각과 행동들이 모두 담기니까요. 


콜린스는 'EVERYDAY GOOD MOOD'라는 메시지를 무려 4년 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해 왔습니다. 


4년 전 처음 올라온 유튜브 게시물에서도 'GOOD MOOD'를 이야기합니다.


브런치의 첫 글도 2020년에 게시되었네요.


진정성이 없는 사람은 오랜 시간 일관된 메시지가 담긴 기록을 쌓기 어렵습니다. 몇 개월 하다가 금세 포기하기 마련이죠. 콜린스는 무려 4년 간, 누군가의 '지극히 개인적인 순간을 돕겠다'는 생각과 행동들을 꾸준히 기록해 왔습니다. 


자본력을 바탕으로 잘 나가는 브랜드를 흉내 내는 브랜드와 오랜 시간 한결같이 자신만의 서사를 쌓은 브랜드. 여러분은 어떤 브랜드에 더 신뢰가 생기시나요? 어떤 브랜드가 만든 제품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싶으신가요? 



5. 처음 만난 사람이 봐도 매력적인 소개를 합니다. 


사실 콜린스 제품들의 가격이 말도 안 되게 높은 수준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콜린스라는 브랜드의 매력을 알고 제품을 본다면 구매에 방해가 될 정도의 가격은 아니라고 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저처럼 브랜드를 탐구하면서 제품을 살펴보지는 않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다소 높은 가격을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상세페이지에서의 소통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상세페이지를 메인 주제로 다루지는 않았지만, 콜린스의 상세페이지에는 전환율을 높일 수 있는 요소들이 대부분 적용되어 있습니다. 평소 상세페이지에 대해 고민이 있으셨던 분들은 아래 부분을 중점적으로 참고해 우리 브랜드에 맞는 방법을 고민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곳에서 주지 못하는 우리만의 가치를 요약해서 보여줍니다.


제품을 신뢰할 수 있을만한 증거들을 제시합니다.


제품을 사용하는 본인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드는 시각자료를 활용합니다.


비교를 통해 고객의 이탈을 막고 합리적인 선택을 돕습니다.








콜린스의 메뉴바를 눌러보면 이런 카피가 나타나 고객을 맞이합니다. 


‘정말 보고 싶었어요. 콜린스입니다.’


출처 : 콜린스 웹사이트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단순히 멋져 보이는 말을 짜내 어딘가에 배치하는 것이 아닙니다. 고객에게 전하고 싶은 우리만의 가치를 오랜 시간 다듬으며 '우리를 만나는 사람들도 꼭 이걸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죠. 그 마음이 고객에게 닿았을 때 고객도 비싼 가격을 기꺼이 지불하고 싶게 되는 거고요.


우리 브랜드가 고객들에게 간절하게 전하고 싶은, 그래서 남들보다 더 오랜 시간 갈고닦아온 가치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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