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전성기라는 것은,
사회적으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 올라
벌 수 있는 가장 많은 돈을 벌 때라고 생각했다.
즉, 남들이 누구나 다 '성공했구나'라고 인정했을 때
비로소 내게도 전성기가 찾아온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기를 낳고 나서는
당연하게 알던 모든 삶의 공식이
뒤엎어진 느낌이다.
이제 30개월 된 우리 아기...
앞으로 내가 어떤 성공을 이루고
얼마나 많은 돈을 벌지라도,
우리 아기가 '아기'로 머물러 있는 지금보다
더 행복할 순 없다고 확신한다.
매일 아침
아기와 서로 눈 맞추고 방긋 웃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밤에는 남편과 함께
잠든 모습을 들여다보며
한참동안 감탄하다가
세 식구가 몸을 딱 붙이고 누워
잠을 청한다.
"여보,
지금이 우리의 전성기인거같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인것 같지?"
내 입에서
이런 확신에 찬 말이 나오는 것이
신기하다.
이 자본주의 세상에,
무한 경쟁 시대에,
돈을 쓰지 않아도,
남에게 인정받지 않아도
그저 매일매일 완벽하고
충만하고 행복할 수가 있다니...
그저 반복되는 일상일 뿐인데....
모든 것이 경이롭고 감탄스럽다
하지만 이 마음이 과연 영원히 갈 수 있을까?
아이가 크고 학교에 들어가
친구들과 경쟁에서 뒤쳐질때,
시험 결과가 신통치 않을때,
다른 집 애들은 앞서나가는 것 같지만
우리애만 아닌 것 같을때....
마냥 천사같기만 하던 아이가
점점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을 드러내도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며,
용기와 격려를 북돋아주고,
무한한 신뢰의 눈길을 보낼 수 있을까?
점점 잊혀 질 것이다....
'내 맘에 쏙 드는 잘난 자식'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존재 자체만으로도 소중했기에
그토록 사랑하고, 행복했다는 사실을.
지금부터 작성하려는
육아일기와 일상에 대한 기록은
현재의 감동과 감사함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우리 아기가 얼마나 큰 행복감을 주는
고마운 존재인지 잊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든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 위하여...
아이가 내 마음 같지 않다고
아무렇지 않게 상처주는 일은 하지 않기 위하여....
엄마가 항상 이 기록들을 보며
명심하고 또 명심할게...
사랑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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