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이즈미 (満寿泉, ますいず)
- 마스다 주조점, 토야마현 토야마시 히가시이와세마치
- 1893년에 홋카이도에서 창업한 후 1905년에 고향 토야마로 이전 후 재창업
- 키타마에부네(기타마에부네)의 기항지였던 토야마 이와세의 명주
- 노토토지 4대 천왕이었던 산파이 코이치 씨와 함께 사운을 걸었던 긴죠 사케의 선구자
키타마에부네를 아십니까? 현재의 일본의 식문화, 교역, 물류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던 무역선이자 화물운반선을 말합니다. 주 항로는 지금과는 정 반대로 태평양 중심이 아닌 동해 중심이었으며 다시마가 나지 않는 토야마현과 오사카에 다시마의 식문화를 가져오게 한 주역이기도 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태평양벨트가 발달하여 지금처럼 센다이, 도쿄, 요코하마, 나고야, 오사카 등이 대도시가 되었지만 에도시대에는 지금과는 반대로 홋카이도에서 동해 쪽인 야마가타, 니가타, 토야마, 시마네가 엄청나게 활황을 이루었습니다.
키타마에부네의 항로 - KCV 인용철도나 도로가 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예전에는 이 해운 항로가 현재 일본 문화의 이해에도 상당히 큰 역할을 합니다. 오사카가 왜 천하의 부엌이 되었는지부터 일본의 지방의 특산물들이 어떻게 전국적으로 유통되고 유명해졌는지를 알 수 있게 되며,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까지 한 '일식'의 역사에 이 키타마에부네의 교역이 깊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현대에 재현된 키타마에부네 - 네스트인오바마 인용특히 홋카이도에서 채취되는 다시마와 청어, 보우다라(명태의 반건조인 코다리와 비슷) 등이 당시의 대소비지인 교토와 오사카로 운반되었고, 다시 오사카에서는 사케와 쌀 등이 실렸습니다. 그리고 동해 쪽의 소금, 종이, 차, 된장, 간장 같은 각지의 특산물도 많이 유통되었습니다. 이로써 각지의 특산물이 유명해졌고 일본의 일식요리가 화려해졌다고 생각됩니다.
이 키타마에부네는 단순한 운송뿐만 아니라 직접 무역에 나서기도 하였고, 홋카이도, 동해, 세토우치, 칸사이 등을 연결하는 대동맥으로서도 기능을 하였으며 한 항해에 약 1억 엔의 이익이 날 정도로 큰 사업이기도 하여 큰 활기를 띄었습니다.
이 키타마에부네가 기항하던 항구 중에 토야마현의 이와세라는 항구가 있습니다. 과거 산신시치소우(三津七湊) 중에 하나에 들어가기도 하며 물류 교역의 최중심에 있었고 아주 활기를 띄던 마을이었습니다. 지금은 JR토야마역에서 로컬선으로 30분 정도 가면 되는 바닷가 마을로 옛 키타마에부네의 기항지로서의 옛 정취가 아직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이 이와세에 금번 소개해드릴 토야마의 최대의 명주 마스이즈미를 생산하는 마스다 주조점이 있습니다.
마스다 주조점 - 홈페이지 인용마스이즈미를 생산하는 마스다 주조점의 창업은 이곳 토야마가 아닌 홋카이도입니다. 상기 키타마에부네의 영향으로 초대 창업가인 마스다 효자부로?(桝田 兵三郎)가 장남을 이끌고 홋카이도의 아사히카와로 건너가서 1893년에 주조업을 창업합니다. 그곳에서 미야코마츠(都松)라는 브랜드로 1,500석 이상의 규모로 생산하는 등 상당한 성공을 거둡니다만 1902년에 이 아사히카와에 불어닥친 영하 41도의 대한파에 며느리가 고향 토야마의 이와세로 돌아갈 것을 강력 호소합니다.
이에 1905년에 다시 이와세로 돌아와서 재 창업을 한 것이 지금의 마스다 주조점입니다. 그리고 브랜드도 이와이즈미로 바꾸었다가 1930년대 즈음에 게이샤나 대중에게 환영받고자 이름을 다시 바꾼 마스이즈미가 소위 대박을 터뜨립니다. 그 마스이즈미는 창업가의 성씨인 마스다(桝田)의 한자를 같은 발음의 다른 한자로 대체해서 만들어지게 되었는데 축복(寿)이 가득 찬(満) 샘(泉)이 되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마스다 주조점의 5대째 사장, 마스다 류이치로 씨 - 프리미엄재팬 인용1970년 경에 3대째 사장이 갑자기 죽는 바람에 22세에 4대째 마스다 케이지로 씨가 대학원 발효과정 공부를 포기하고 갑자기 경영을 맡게 됩니다. 긴죠의 사케가 지금처럼 주류가 아니었던 시절, 생존과 리스크를 각오하고 노토토지 4대 천왕의 한 사람인 산파이 코이치 씨를 만나서 긴죠 사케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완성된 긴죠는 뛰어난 정밀기계로 비유될 만큼의 주질로 인기를 끌게 되었고 1972년부터 각종 품평회에서 상을 휩쓸게 됩니다.
지금은 5대째 마스다 류이치로 씨가 사장을 맡고 있는데 철학이 분명합니다. 먼저 미미구진(美味求真/비미큐신)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는 사람만이 맛있는 사케를 만들 수 있다는 철학입니다.
토야마의 뛰어난 재료로 만들어진 요리토야마현은 산에는 타테야마 연봉에서 나오는 뛰어난 물과 그 물을 머금고 자라는 빨간 순무, 검은콩, 산채, 곤들매기 등의 우수한 재료들이 많고 바다에는 천연의 수조라 불리는 토야마 만에서 어획되는 흰 새우, 칸부리, 매오징어, 대게 등이 풍부합니다. 이 뛰어난 재료가 만들어낸 최고의 요리와 맞는 사케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마스다 주조점의 양조 방향인 것입니다.
그리고 양조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철학이 양조장이 있는 마을을 살려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20여 년 전부터 양조장이 있는 이와세라는 마을의 철거 예정인 가게나 가옥들을 구입해서 대규모 와인셀러와 사케셀러를 가진 '타지리 본점'을 오픈하기도 하고, 프렌치 레스토랑과 젊은 유리공예 작가나 목공 작가를 모으기도 하다가 2004년에 '이와세 마을 만들기 주식회사(岩瀬まちづくり株式会社)'를 설립하기에 이릅니다.
이와세의 타지리 본점 - 치테츠 인용이 거리 조성은 작가와 마을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자신들의 사케를 마시고 홍보해 줄 스페이스가 마련되는 점에서는 스스로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말합니다.
마스다 주조점이 있는 이와세의 거리가 화려했던 옛 영화를 잃어버리고 쇠퇴되다가 다시 새로운 마을로 거듭 태어나고 있는 것처럼 마스이즈미도 토야마현 최고의 명주로 번영을 이어가다 최근 트렌드에 뒤처져 하네야와 카치코마 등에 밀리고 있지만 최근 새로운 방향을 많이 모색하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토토지의 영향인지 최근의 트렌드와는 주질이 확실히 많이 동떨어져 있고 단순히 마스이즈미만을 검색해도 연관 검색어로 맛이 없다는 글들이 따라오곤 합니다. 저 역시 마스이즈미를 명성으로 다가섰다가 맛을 보고는 조금 돌아선 상황인데, 새롭게 거듭 태어나려는 노력이 철저히 자기를 돌이켜보고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해도 잘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에 오해일 수도 있으나 유명 이자카야나 유명 브랜드의 명성에 묻어가려는 행동이 다소 아쉽게 받아들여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마스다 주조점 전경마스이즈미 중에서 대표적으로 맛이 없다고 소문난 라인업은 바로 'TORON'입니다. 'TORON'은 한자로는 魚論이라 쓰고 생선과 사케의 마리아주를 콘셉트로 내세우면서 세계적인 소믈리에와 판매점과 컬래버레이션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OEM사케입니다. 전국에 메인 거리에 21개 점포를 가진 이자카야인 욘파치교죠(四十八漁場)에서만 맛볼 수 있는 한정판 사케인데, 오오코시 모토히로라는 소믈리에와 함께 토야마의 쌀과 물로 빚은 950병 한정판의 쥰마이다이긴죠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TORON 때문에 욘파치교죠, 오오코시 모토히로, 마스다 주조점 모두에게 실망을 했고 이미지가 다소 하락하였습니다.
마스이즈미, 판매점, 소믈리에가 컬래버레이션한 TORON 그리고 최근 프랑스 돔 페리뇽에서 28년간 최고 양조 책임자로 일한 리샤르 조프루아 씨가 토야마에서 양조장을 설립하고 이와 파이브(IWA 5)를 출시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불러 모은 일이 있습니다. 2019년에 창업을 하고 양조장 건물은 타테야마 연봉을 배경으로 하여 세계적인 건축의 거장 쿠마 겐고 씨에 부탁하여 지어졌습니다.
이때 리샤르 조프루아 씨는 쿠마 겐고 씨의 소개로 마스다 주조점을 소개받게 됩니다. 이에 양조장이 완전히 완성되지 않았을 당시에는 마스다주조점에서 초기 물량이 생산되기도 하였습니다. 세계 38개국에 수출되기도 하고 720ml의 욘고빙이 출고가격이 14,300엔으로 상당히 비싼 고급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와 파이브(IWA 5)하지만 전국 순위에는 들지 못하고 토야마현 내에서도 9위에 자리 잡는 등 세간의 평가는 냉혹하며 저 역시 높은 점수를 주기에 상당히 머뭇거려집니다.
병의 디자인도 애플과 루이비통에서 일했던 마크 뉴슨 씨에게 맡기기도 하고, 최근 시바스 리갈과도 협업하는 등 상당한 노력을 하지만 근본적인 사케의 주질의 개선과 혁신보다는 유명인과 유명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 유명 체인점 이자카야와의 협업 등 외형적인 요소에 치중하면서 객관적인 사케만의 평가에서는 외면받는 것이 사실입니다.
마스다 주조점이 직영하는 레스토랑, 사세키 - 제로마일 인용클래식에서 모던으로 탈바꿈함에 있어서 그저 껍데기만 바꾸고 외부적인 명성에 기대는 마스이즈미를 보면서 그 노력을 폄훼할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만, 이런 외형적인 것보다 순수하게 오로지 사케 자체의 맛 개선에 노력하고 지역에 헌신하는 타 양조장을 더 높게 평가하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