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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사마 jemisama Jul 14. 2024

1위 - 아라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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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칼럼이 책으로 출판되게 되었습니다. 

이에 최근 칼럼의 방향이 좀 두서없고 기존 흐름과는 조금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사케 브랜드위주로 써오다가 입문서적용으로도 충분하도록 사케의 전반적 상식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에 지난 칼럼을 현재 시점에 맞추고 논조를 통일시켜서 재발행하는 경우도 있사오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쿠보타, 닷사이의 소개는 물론 그들을 상회하는 사케노와 기준 TOP10도 아울러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소 글이 혼란스럽더라도 전체적으로 통일시키는 과정이오니 많은 양해와 또 격려 및 응원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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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사케 칼럼을 쓰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다루게 된 사케가 있습니다. 전국의 어느 랭킹 사이트에서도 거의 1위를 차지했고 몇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1위의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쿄에서 600여킬로 떨어진 양조장까지 직접 찾아가기도 했던 그 사케는 바로 아라마사(新政)입니다. 다른 명주들과 마찬가지로 한자를 읽을수 만 있어도 전문가로 비춰지는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물론 일본인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라마사 (新政, あらまさ)

 - 아키타현 아키타시 (秋田県 秋田市)

 - 현재 일본 부동의 1위 니혼슈

 - 협회 6호 효모의 발상지

 - 풍수 사신(四神) 시리즈



아라마사를 만드는 아라마사 주조는 한국인에게는 이병헌의 아이리스로 유명한 아키타현의 아키타시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1852년 창업했고 '협회6호' 효모의 발상지 양조장으로 유명합니다. 이에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No.6'시리즈가 최고 인기입니다. 



토호쿠지방 아키타현 아키타시


창업 당시에는 초대 사장인 사토 우헤에(佐藤 卯兵衛)의 이름을 따서 우헤에노 사케라는 이름으로 발매해서 현지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 후 메이지 정부 초기의 정치인인 사이고 다카모리가 두꺼운 덕으로 새로운 정치를 이룬다는 슬로건 '신정후덕(新政厚徳)' 을 인용해서 4대 째 사장인 사토 사키치가 '新政'로 짧게 명명하고 '신세이'라는 음읽기가 아닌 '아라마사'라는 훈 읽기로 이름을 정했습니다.


아라마사 주조는 한때 저가 판매전략으로 재정이 악화된 적이 있었는데 현재의 8대째 사장 사토 유스케가 도쿄대학 졸업후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다 고향으로 돌아와 가업을 이으면서 재정이 상당히 개선되게 되었습니다. 


사토 유스케 사장의 가장 큰 전략은 '협회6호' 효모와 아키타현 쌀로만 만드는 고급노선으로의 전환이었습니다. 이로써 현지 지역보다 도쿄 등의 판로가 상당히 넓어지게 되었고 흑자 전환에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아라마사 주조가 있는 아키타시의 광고판


사토 유스케 사장의 철학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가장 기본철학은 매일 기술향상에 매진하며 물을 섞는 가수(加水)를 하지 않고 의무기재사항이 아니라서 굳이 지키지 않아도 되는 양조용 산류(酸類), 효소제, 무기염류 등의 첨가물 사용을 하지 않으며 사케의 순수성을 고집한다는 것입니다.


사케의 제조에 있어서는 천연 유산균을 쓰는 키모토 방식을 고집하며 '협회6호' 효모를 사용한다는게 가장 큰 핵심입니다. 또 삼나무를 이용해서 만든 나무 술통도 적극적으로 제조하고 있습니다. 


자연 소재인 나무 술통은 아무리 어도 표면의 작은 구멍이나 틈에 미생물이 계속 남기 때문에 자연의 생명을 중시하겠다는 양조철학은 나무 술통을 이용해서야 비로소 완결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쌀 재배에 있어서도 절대 농약이나 과학비료는 쓰지 않는다는 굳은 신념으로 현지 지역과의 유대를 강화하며 쌀의 순수함을 최대한 살리고 있습니다.


이런 확고한 철학과 신념하에 만들어진 아라마사는 1940년, 1941년에 2년 연속으로 전국신주감평회에서 전국 1등을 달성을 하는데 그 당시에는 전국에 양조장이 약 1만개가 있었다고 하니 실로 엄청난 쾌거였습니다.  


아키타시(秋田市)의 아라마사주조(新政酒造)


그리고 아라마사의 대단함을 언급함에 있어서 '협회6호' 효모의 상징성을 짚고 넘어가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메이지시대 이전에는 공기 중의 효모를 흡수하거나 양조장 내 여기저기 서식하는 효모에 의존하다보니 사케 품질이 좀처럼 안정되질 않았습니다. 이에 각 양조장들의 일정한 수준의 사케 제조를 위해서 일본양조협회가 효모를 채취, 배양, 배포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효모 순번대로 그 역사가 그대로 녹여져 있습니다.

사케가 처음엔 칸사이지역의 교토의 후시미와 효고의 나다가 중심이었고 잠시 서쪽의 히로시마로 이어지다가 현재 사케 명산지가 되어버린 토호쿠(東北)지방으로 완전히 그 중심이 시프트 되는 결정적 계기가 바로 '협회6호' 효모입니다.



일본양조협회의 효모의 역사를 간단히 들여다 보겠습니다. 


'협회1호'가 1906년 효고의 나다의 사쿠라 마사무네에서 채취되었고 '협회2호'는 교토의 후시미에 있는 겟케이칸에서 채취되면서 나다와 후시미의 칸사이지역이 아주 오랫동안 사케의 메인 지역으로 자리잡아왔습니다.


그리고 히로시마 스이신에서 협회3호가 채취되고 협회5호가 마찬가지 히로시마 카모츠루에서 채취되면서 칸사이지역에서 서쪽으로 점점 그 중심이 이동되었습니다. 참고로 4호는 채취한 곳은 그 정보가 나와있지 않습니다.


즉 사케는 나라(奈良)에서 기초를 이루고 교토와 효고에서 확립되어 히로시마로 점차 퍼져나가는 등 사케의 역사는 항상 서일본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서일본과 동일본 - 타운넷토 인용 편집


이러던 중 대표적 한랭지역인 토호쿠(東北)지방에서 극저온에서도 발효가 되는 협회6호가 나타나고 1935년에 발매되기 시작하면서 주조업계를 완전 석권해버렸습니다. 

나머지 1~5호 효모는 주문이 끊어져 배포가 중단되기까지 했습니다. 


지금의 니가타를 비롯한 야마가타, 아키타 등의 명주의 시작은 협회6호의 효모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아라마사(新政)는 크게 하기의 3가지의 라인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No.6(넘버 식스, ナンバーシックス)

Colors(컬러즈, カラーズ)

PRIVATE LAB(프라이빗 랩, プライベートラボ)


하나씩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1. 'No.6' 시리즈


가장 인기 있는 기본 나마자케(生酒)

아라마사의 대명사인 '6호 효모' 매력을 제대로 살린 시리즈

R-TYPE, S-TYPE, X-TYPE 3가지로 나뉨


新政 No.6 시리즈 S-TYPE


 * R-TYPE은 REGULAR에서 따왔으며 쥰마이슈 사양


 * S-TYPE은 SUPERIOR에서 따왔으며  다이긴죠로서 정미비율은 50%


 * X-TYPE은 EXCELLENT에서 따왔으며 쥰마이다이긴죠로서 정미비율은 40%



2. COLORS 시리즈


아라마사의 맛을 안정적으로 아낌없이 즐길 수 있는 스탠다드 시리즈

백색, 청색, 녹색, 분홍색의 4가지의 색깔로 구별


COLORS 시리즈, LAPIS (ラピス)

 * ECRU (エクリュ, 에크루) / 生成(생성,せいせい) / 백색 :

   아키타(秋田)산 주조적합미 

   사케코마치 사용


 * LAPIS (ラピス, 라피스) / 瑠璃(유리,るり) / 청색 :

  한랭지역을 대표하는 주조적합미

  미야마니시키를 사용


 * Viridian (ヴィリジアン, 비리디언) / 天鷲絨(천취융,びろうど) / 녹색 :

 아키타의 주조적합미 미사토니시키를 사용

 미사토니시키는 야마다니시키와 미야마니시키의 교배종


 * COSMOS (コスモス, 코스모스) / 秋櫻(추앵, あきざくら) / 분홍색 : 

아키타(秋田)에서 태어난 주조적합미인 카이료신코(改良信交)을 사용      



 3. PRIVATE LAB 시리즈


일반적인 제조기법을 쓰지않고 혁신적이고 대담한 기법을 이용한 실험적인 시리즈를 말합니다.

아라마사의 근본정신과 초기의 충동적 실험정신을 담고 있으며 풍수의 사신(四神)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PRIVATE LAB 시리즈, 아마네코 (亜麻猫)


陽乃鳥(히노토리, ひのとり): 

물 대신 술로서 술을 빚는 귀양주(貴醸酒)

술이 한번 더 발효를 하기에 맛도 더 진해지고 단맛도 강함


亜麻猫(아마네코, あまねこ): 

누룩을 소주용 누룩인 시로코지를 사용 

일반사케에서 맛볼수 없는 산미를 느낄수 있음


天蛙(아마가에루, あまがえる): 

알콜 농도 10%이하인 저알콜 발포성 사케

매우 어려운 제조공정으로 5~7월에만 소량으로 판매


涅槃龜(니루가메, にるがめ): 

에도시대 당시의 본래 사케의 맛을 추구한 정미비율 90%의 쥰마이슈

정미비율이 높으면 잡미가 발생하기 쉬운데 최고의 기술력으로 이를 극복




인기 있는 술들은 대부분 우연히 대박이 나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의 철학을 가지고 있고 그걸 또 꾸준히 지켜내고 있는 점에서 감히 명주라 할수 있는 듯합니다.


아라마사도 그 철학에 따라서 라인업이 풍부하니 잠시라도 이해하고 명주를 접해 보는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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