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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현우 Jul 10. 2019

참치 파스타를 만들어 보자

순례길에서 먹었던 그 맛을 찾아서

저는 올해 4월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습니다.

하루하루가 특별하고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그 순간들 중에서 참치 파스타를 먹었던 날이 떠올라서

도전해봤습니다.


단촐한 재료들

양파 반개, 토마토소스(2인분), 다진 마늘 한 큰 술,

면 2인분, 참치 150g이 재료의 전부입니다.


참치는 기름을 다 덜어내고 살코기만 남기고

면은 8분간 삶습니다.

소스는 2인분 분량인데 면은 1인분만 삶았어요

면이 다 익으면 채에 걸러 면수는 조금 남겨두고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이제 올리브유(엑스트라 버진 안됩니다..)를 두르고

다진 마늘을 한 큰 술 덜어 익힙니다.

편마늘이 있다면 그걸 쓰셔도 상관없습니다.


다진 마늘은 금방 탈 수도 있기 때문에 불 조절을 하면서

양파를 익혀주세요.


양파가 익어갈때쯤 토마토소스와 참치를 투하하고

잘 섞어서 2~3분 정도 또 익혀줍니다.


그리고 소스가 끓을 때쯤 면을 넣고 면수를 조금 추가해서

약간 졸여줍니다. 저는 매콤한 맛을 추가하기 위해서

청양고추를 반개 넣었어요.


접시에 담아서 파슬리 가루만 뿌려주면 완성입니다.

참 쉽죠? 이렇게 쉬운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이건 제가 순례길에서 먹었던 파스타인데 비주얼도 그렇고

면도 조금 다르지만 맛은 비슷했습니다.


소스가 많이 남아서 다음날 점심때 또 먹었어요

가라는 회사는 안 가고! 일하란 말이다 일


음식에 담긴 추억

떠올려보면 순례길에서 참치 파스타를 먹은 그 순간은
다른 때보다 더욱 특별했습니다.
걷는 내내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보냈던 저였음에도
이 음식점에서 마주친
모든 이들이 어떤 식으로든 저와 한 순간이라도 연이
닿아 있었던 사람들이라는 사실이 참 신기했습니다.
남편분이 오라클 엔지니어 셔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남아공에서 오신 부부와 젊은 시절 미국에 건너가 평생
일해오다 은퇴하고 길을 걷는 선생님,
그리고 두 아이의 아버지인 형님까지.
평소 어제 먹은 것도 금세 까먹는 사람이 바로 저인데 참치 파스타를 떠올리며 함께 했던 사람들과
그 장소 그 순간의 모든 것을 다 기억하고 있다는 게
참 신기했습니다.
별것 아닌 음식이지만 이렇게 요리하고 먹으면서
그 순간이 떠올라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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