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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드 Nov 29. 2023

■ 한국 사회의 부끄러운 민낯


영부인 김건희가 명품 가방(디올)과 화장품을 선물 받는 영상이 서울의 소리라는 인터넷 매체를 통해 공개되며 일파만파로 사태가 확장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9월 13일 최재영 목사가 카메라 달린 손목시계로 촬영한 영상인데, 해당 영상에는 최 목사가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지하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에서 김건희에게 명품 가방을 주는 모습이 등장한다.


대통령 영부인이란 신분을 감안할 때 엄청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일부 언론은 김건희가 명품백을 받았다는 사실보다 함정취재인 걸 더 문제 삼고 있다. 그야말로 주객전도고 전형적인 물타기 보도다.

이 사건을 서울의 소리에서 보도한 전 MBC 장인수 기자가 주장하듯이 함정 취재를 통해 얻게 되는 국민의 알 권리가 함정 취재 위험성이나 비윤리성보다 현저히 높을 경우, 또 함정 취재를 사용하지 않고는 취재원 접근이나 취재가 불가능한 경우, 함정 취재 대상이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 권력자인 경우에는 많은 국가에서 이 함정 취재를 인정하고 있다. 이과 관련해 함정교사는 면책 사유가 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례도 있다(대법원 2008.3.13 선고 2007도 10804 판결).


백번 양보해 설사 함정취재가 법위반이라고 해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각종 국내외 행사를 주관하고 외국순방 시 퍼스트레이디의 공적인 직무를 수행하는 공인의 자격으로 엄격한 공정성과 도덕성을 요구하는 대통령 영부인으로서 사회적 지탄을 피해 갈 수는 없다. 비록 법적으로는 私人이지만 공직자(대통령)인 남편을 대신해 명품백 등과 같은 고가의 뇌물을 수뢰했다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알선수재죄'가 성립할 수도 있다


또한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제8조(금품 등의 수수금지) 4항의 규정에 의하면 공직자의 아내도 금품(뇌물) 등을 받아서는 안되고 이를 위반 시 해당 공무원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대통령의 배우자로 이 사회의 권력자로 수많은 특혜와 권리를 누리고 살고 있다면 노블레스오블리주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도덕적 수준은 갖고 살아야 되지 않겠는가. 엄한 고속도로나 틀고 명품이나 받지 말고 말이다.


이 같은 중대한 범죄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언론은 이 사건에 대해 일절 보도를 하지 않거나 전술한 함정취재라는 것에 포커스를 맞춰 보도하거나 별거 아닌 가십거리 정도로 다루고 있다.

조국 전 장관의 말이 아니더라도 만약 김정숙 여사가 문재인 대통령 재임 시 지인에게 이 같은 명품백이나 고가의 화장품을 받았다면 언론과 검찰은 어떤 행태를 보였을까? 아마도 대다수의 한국 언론은 연일 특집과 단독 보도를 반복하며 관련기사를 수백만 건은 생산했을 것이며, 법원과 검찰은 수십 건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와 집행으로 당사자의 사돈에 팔촌까지 엮어서 온갖 죄목으로 기소를 강행했을 거다.


과거 군사독재시절 정권의 눈치를 보며 정권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쓰던 암울했던 언론통제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든다. 한국언론과 검찰의 전형적인 선택적 보도이자 비겁한 이중적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사회를 갈등과 반목의 장으로 만들고 있는 이 "선택적"이란 단어는 안 그래도 지금 불황의 그늘에서 힘든 우리 국민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 과거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양의 인턴경력서 사건시 수백만 건의 기사를 생산해 대던 언론과 그에 분노하던 서울대 학생들과 반대로 나경원 전 의원의 딸의 특혜 입학 의혹과 한동훈 장관 딸의 논문대필의혹 등에는 침묵하던 언론과 대학생들의 이중적이고 선택적인 행태에서 보듯이 말이다.


이런 예는 근자에 또 있었다. 최근 세간을 뒤덮었던 GD와 이선균 씨의 마약사건 보도와 윤석열 라인 이정섭 검사의 처남 마약범죄 수사 무마 의혹을 대하는 언론과 경찰ㆍ검찰의 행태를 한번 보자. 전자의 경우 언론은 연일 수많은 기사와 보도를 남발하며 마약검사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확정범인 것처럼 경찰발 기사로 받아 적으며 설레발을 치더니 결국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자 경찰의 '정황상은 유죄'라는 황당한 변명을 이제는 또 받아서 보도하고 있다.

후자의 경우 강미정 씨가 이정섭 검사의 처남 마약수사 무마 의혹과 더불어 불법 전과 조회와 스키장 재벌회장 접대와 관련된 범죄ㆍ부패 증거를 제보했지만 경찰과 검찰이 조직적으로 사건을 무마하고 은폐한 사건인데도 어느 언론도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레거시 미디어로 통칭되는 한국 보수 언론들이 얼마나 선택적 보도를 일삼는지,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와 이중적인 행태가 얼마나 도를 넘었는지 알 수 있다. 유시민 작가의 말마따나 경찰과 검찰 그리고 언론이 법치주의와 민주공화국의 기본질서를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대통령 처가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에 이어 이번에는 영부인이 뇌물이 될 수도 있는 고가의 명풍백과 화장품을 거리낌 없이 받는 영상이 또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이 글을 적고 있는 지금 부산 세계박람회 개최가 무산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동안 이미 부산개최가 이미 확정된 것처럼 윤석열을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라며 치켜세우며 설레발을 치던 언론들이 29대 119라는 큰 표 차이로 사우디에 졌음에도 이제는 '넘사벽 오일머니'니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니 하며 애써 정부를 위로하며 칭송하고 있다. 참 대단한 언론들 아닌가? 받아 적는 손 끝이 닳아 없어지지는 안을련모르겠다. 게다가 여당은 준비가 늦었다며 또 전 정부 탓을 한다. 잘되면 내 탓, 안되면 남 탓만 하는 한국 정치 지형의 씁쓸한 현주소다.


지금도 국민들은 날로 어려워지는 가계에 힘겨워하고 있는데 대통령은 올해만 순방예산으로 예비비 329억 포함 578억 원의 국민혈세를 들여 연일 부부동반 호화 명품 해외여행을 다니시고는 장기 공공 임대주택 예산과 국가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R&D 예산 등은 알뜰하게도 삭감했다. 그뿐인가, 대통령 장모는 사기로 징역을 살고 있고, 처남은 양평공흥지구 특혜 의혹에 조사를 받으며 국민들에게 타에 모범이 되고 있다.


그 와중에 언론 장악도 착실히 하고 있다. KBS는 윤석열 충성파인 박민 사장 취임 후 잘 나가던 프로그램을 하루아침에 폐지하는 등 열심히 관영 방송으로 개조 중이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이 주도하는 방송 장악의 첫 신호탄이다. 여당은 이 자의 탄핵을 막으려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까지 청구하고 나섰다.


경제는 또 어떤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저임금의 4 중고에 IMF선정 상반기 국가무역수지는 전 세계 208개국 중 북한보다도 낮은 200위를 기록했다. 그뿐인가, 불과 몇 달 전까지 다주택자 중과세와 양도세 완화 등 부동산 규제는 다 풀어주고 50년 초장기 대출상품까지 출연해 대출받아 집 사라고 부추기더니 이제는 주택담보대출로 늘어난 가계부채 시한폭탄 운운하고 있다. 덕분에 GDP 대비 가계부채 증가율도 세계 1ㆍ2위를 달리고 있다. 저성장- 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에다 국가경제는 끝없이 추락해 한계 상황에 직면해 있다.


미국도 코로나 이후 치솟은 고물가를 잡으려고 긴축재정에 금리인상을 거듭해 왔건만 윤석열 정부는 고물가에 고통받는 서민경제에도 아랑곳 않고 경기부양에만 초점을 맞춰 각종 금융규제를 완화해 온 결과다. 덕분에 은행들은 사상최대의 영업이익을 누리는 반면 영끌족들과 영세자영업자들은 경기 침체와 늘어나는 대출 이자에 줄파산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경기부양 정책에 확대된 제2금융권의 부동산 PF 또한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되고 있다. 이렇듯 국정 운영과 외교ㆍ경제 어느 것 할 것 없이 총체적 난국이다. 영구적 위기상황(perma-crisis)인 것이다.


그런데도 지금도 여전히 언론은 윤비어천가를 부르고 여당은 남 탓을 하고 경찰과 검찰은 선택적 수사로 정치개입을 하고 있고 영부인은 명품 수집에 여념이 없다. 불과 1년 반 전, G7에 초대되고 세계 10대 경제 대국 안에 자리매김하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만감이 교차한다. 이 또한 한국 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이라고 치부하고 모른 척 애써 넘어가기에는 정말 썩어도 너무 심하게 썩었다. 한남동 발(發) 악취가 온 대한민국을 뒤덮고 있다. 그 아래 신음하는 국민들은 오늘도 여전히 각자도생 중이다.


https://youtu.be/XbZ-V1UbkFA?si=v8NGuX66-cB2vXy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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