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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모 Jun 01. 2020

빛의 지도

카카오 맵/내비를 활용한 공익적 서비스 기능 기획안



영어에 “Out of Sight, Out of Mind”라고 하는 표현이 있습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것인데요. 코로나 사태로 예전보다 덜 보게 된 이들이 마음에서 멀어지는 것을 보면, 정말 맞는 말 같습니다. 한편 이번에 가족들과 보는 시간이 늘게 되면서 가족을 더 생각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립니다. 본다’라는 행위마음속 거리감에 행사하는 영향력이 제법 강합니다.


어려운 이웃을 도우라고 배웠습니다. 시국을 떠나서, 우리가 도와줘야 할 이웃은 누구일까요? 이 질문에 곧바로 대답하신다면, 어쩌면 당신은 누군가를 돕기 위해 정기적으로 보았거나 그들을 자주 생각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이 질문에 즉시 대답하지 못해도 괜찮아요. 제가 누구를 봐야 할지 쉽게 보여드리겠습니다. “In Sight, In Mind” 전략, 프로젝트명 빛의 지도라고 하는 기획입니다.




무언가를 자주 보면 마음속 지분을 주게 됩니다. 사람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이 보는 것은 스마트폰인데요. 패턴에 개인차가 있지만 많이, 오래 봅니다. 존재하는 모든 서비스를 통틀어 모바일이 시나브로 사람들의 마음에 가장 가까이 있는 서비스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스마트폰 베젤 너머 어딘가에 있는,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이용자들의 눈동자, 즉 마음이 머무는 곳으로 데려오고 싶었습니다.


제가 찾은 그곳은 지도 속입니다. 지도, 내비 서비스는 ‘이거 없을 땐 대체 어떻게 살았지?’ 할 정도로 일상적인 서비스입니다. 또 태생적으로 공공적인 성격의 서비스입니다. 앱을 켜서 검색어를 넣습니다. 내가 가려고 하는 바로 그 식당입니다. 그곳만을 보려 하지만 필연적으로 그 주변이 함께 비춰집니다.


그래서 저는 지도를 스크롤할 때, 도울 이웃이 있는 지역을 반짝 빛나게 하려고 합니다. 도로가, 시군구 경계선이 잠깐 빛날 것입니다. 순간 이용자의 눈은 그곳을 향할 것입니다. 마치 쌓인 카톡 좀 읽으라고 재촉하는 LED 상태 표시등처럼, 미세하지만 조금은 신경 쓰이는 그 빛은 사람들의 눈을 모을 것입니다. 빛에는 시청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광고가 담길 것입니다. 빛을 누른 이용자들은 그 지역 이웃에게 빛으로 창출된 광고수익마음을 주게 됩니다.




한편 어떤 이용자들에게는 이 빛이 불편할 것입니다. 우리가 때때로 현실에서 이웃의 어려움을 보지 않는 선택을 하듯이, 이 빛을 보지 않도록 설정(Toggle)할 자유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은 관심으로, 관심은 비즈니스로 연결됩니다. 지역에 대한 우호적 태도를 이용하려는 로컬 사업자들이 광고주로 참여할 것입니다. CSR 전략을 사용하는 기업들도 광고주가 되려고 할 것입니다. 아이폰 레드 에디션이 누군가를 돕는 것처럼, 그 지역을 ‘돕는’ 콘셉트로 제품/서비스를 기획하여 비즈니스 기회로 이용하는 기업도 등장할 것입니다. 혹은 카카오가 그런 기획을 역으로 기업들에게 제안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In Sight, In Mind”가 이렇게 작동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빛의 지도로 카카오 이용자들의 눈과 마음을 모으겠습니다. 그래서 어려운 이웃을 살리겠습니다.




카카오에서 인턴을 채용한다 하여 과제로 작성했던 기획이다. 내 지원서가 통과하지 못해서 구현될 가능성은 미세먼지처럼 작으나, 언젠가 어느 누군가에게 영감이 될 수 있을까 싶어 브런치에 남겨 본다. 아래 링크는 이 생각이 시작한 순간을 짧게 기록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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