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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dful Apr 27. 2017

육아를 통해 배우는 하나님의 사랑

하나님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기 

퇴근을 하고 헐레벌떡 집에 갔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언니의 생일이 내일모레라 아이를 데리고 스토어가 닫기 전에 선물을 사기 위해서였다. 집에 도착하니, 아이는 나를 반겨주었지만 빨리 준비해서 나가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22개월짜리 아기에게 이 상황을 설명해 봤자 얼마나 이해를 하랴.. 그래도 나는 열심히 서둘러서 나가야 하는 상황을 설명하며 아이를 준비시켜 카시트에 겨우 앉히고 차를 몰았다.


뒷좌석에서는 이미 난리가 났다. 카시트에서 나오고 싶어 발버둥을 치며 울고 불고 끊임없이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보통 이렇게 내가 혼자 운전해서 아이를 데리고 다니지 않기 때문에 짧은 거리였지만 그 순간이 너무나도 괴로웠다. 뒷 좌석을 신경 쓰다가 사고가 나진 않을까 조마조마하며 겨우 스토어에 도착하였다. 아이는 너무 울어서 눈물 콧물 범벅이 되었고, 신발과 양말은 다 벗어던져진 채 뒷자리에서 다 포기한 얼굴로 흐느끼고 있었다. 


데려오는 도중 나는 아이에게 "엄마랑 같이 쇼핑 가니까 너무 좋지? 정말 재밌는데 가는 거야~ 엄마가 너무 좋아하는 브랜드야. 가면 재밌는 것도 많아" 하고 설명했지만 아마 울고불고하느라 듣지 못했을뿐더러 룰루레몬이 뭔지 모르는 아이에게는 나의 설명이 무의미했을 것이다.


하지만 스토어에 도착했을 때 모든 점원들이 반갑게 아이를 맞이해 주었고, 본인을 예뻐해 주는 걸 느낀 아이는 너무 신이 나서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즐거워했다. 덕분에 나도 쇼핑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아이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우선 카시트에 너무 잘 앉아 주었다. 아까처럼 똑같이 비타민 사탕을 하나 챙겨주었는데 그 사탕을 음미하며 오는 내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뒷자리에 앉아 왔다. 


이런 아이를 보며 나는 하나님의 사랑을 느꼈다.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를 어디론가 인도하시겠지만 그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그리고 하나님은 분명 우리를 좋은 곳으로 인도하신다고 하셨지만, 우리는 가는 과정에서 조금의 시련만 있어도 하나님을 원망하고 쉽게 무너진다. 하지만 언젠가 내가 뜻하지도 않았는데 나의 계획보다 더 좋은 곳에 나를 이끄신 하나님을 보며 사랑을 느끼고 그제야 하나님의 계획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좋은 상황일 때는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고 즐거워진다. 




오늘도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른다. 그저 하나님이 나를 좋은 곳을 (내가 계획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좋은 곳으로) 인도하고 계신다는 소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 보시기에 예쁜 모습이 아닐까.


너희가 구하는 것을 알지 못하는도다 (마가복음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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