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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효봉 Jan 24. 2023

리버보이(팀 보울러)

아무때나 한 줄만 쓰는 독서 일기

그래서 그녀는 일부러 동작에 집중했다. 물살을 가르며 그녀는 아주 익숙하게, 마치 시계의 초침처럼 규칙적으로 호흡을 했다. 그녀는 산소 한 모금을 들이마시기 위해 분홍빛 입술을 하늘로 빠끔히 내밀었다가 다시 얼굴을 숙이면서 길고 고른 숨을 천천히 토해냈다. 그럴 때마다 물거품이 작은 물고기 떼처럼 그녀의 입술을 간질였다.

그녀는 그 리듬을 사랑했다. 그 리듬은 그녀에게는 공기와도 같았다. 숨쉬기 위해서, 살아 있기 위해서 꼭 필요한 어떤 것. 생각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갈 때면 그녀는 어김없이 수영을 했다. 그러면 어느 순간 생각이 싹 정리되곤 했다. 가끔 일이 잘 풀려서 기분이 편안해지거나 뭔가 기분 좋게 생각할 게 있을 때는 그냥 생각이 흐르는대로 내버려두기도 했지만, 지치거나 불안할 때 혹은 할아버지가 걱정될 때는 수영의 리듬에 집중해서 마음을 진정시켰다. 가끔은 수영하고 있지 않을 때도 그 리듬을 떠올리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20230124 리버보이 p15-


<가끔 생각이 나를 괴롭힐 때, 어떤 일에 집중해서 그것들을 떨쳐낼 때가 있다. 나도 수영이나 배워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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