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에서 나눈 대화가 화근이였다..
다른 주임까지 그만두고 우리 팀은 나와 주임 단 두명 뿐,, 그러다 중간에 새로운 팀원 한 명이 입사를 하게 되었다..! 회사에서 계속 면접자들이 오길래 충원은 언젠간 될거라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레 인사팀에서 주임님 옆자리를 치우시는 게 아닌가?! 그때서야 '아, 새로운 팀원이 뽑히는 구나'를 알게 되었다. 상황이 웃겼던 게 우리 팀원이 충원되는 건데 정작 팀원인 우리는 전혀 몰랐단 것이다. 근데 이런 경우가 우리팀 뿐만 아니라 항상 이러셨던 것 같다. 새로 오게 된 팀원은 우리 팀 막내로 오게 된 주임이였다.
점심시간에 셋이서 밥을 먹다가 새로 온 막내 주임에게 회사 어떠냐, 일을 할 만 하냐는 등 적응은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 위주로 했어야 했는데 우리도 모르게 이 회사를 오래 다니고 싶지 않다, 회사가 별로다 등 불평과 불만들을 무심코 해버려서 전 팀장과 똑같은 짓을 반복하게 되어버렸다ㅠㅠ 그후에 막내 주임이 회사 메신저로 우리 팀에서 근속 연수가 제일 긴 게 2개월이냐고 물은 적이 있었는데 그렇다고 하자 놀랍다는 듯한 반응을 한 적이 있었다. (여기에 해당되는 사람이 기존 주임이였다) 그런데 기존 주임이 나랑 둘이서 밥을 먹을 때 그때 그 말에 기분이 되게 상했었다고 말했었다. 나는 장난으로 한 말 같아 보였는데 강요는 안 하겠지만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으니 서로 대화로 풀어보면 어떻겠냐라고 묻자 기존 주임은 자기는 여기 회사 오래 다닐 생각도 없고 그냥 앞으로 업무적으로만 대하겠다고.. 그래도 같은 팀이니까 그동안에 잘 지냈으면 했지만 나도 이 회사에 오래 다닐 생각은 없었기에 그냥 넘겨버렸다.. 그리고 전 팀장님과 전 주임님이 같이 있는 단톡방에 근황얘기를 나누다 회사에 새 팀원이 왔고 어떤 경력이 있고 아직 팀장자리는 공석이다 등등의 얘기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이게 회사 윗선에서 알아버리게 된 사건이 생겼다.. 회사 대표님이 퇴사한 직원들과 연락을 나눈 것 같았는데 (누가 먼저 연락하고 그랬는진 모르겠지만) 그 과정에서 최근 회사 내부 내용을 퇴사한 직원들한테 전해들었다며 대표,이사,인사차장님이 다 알게 되셨다고 한다.. 그래서 인사차장님이 나와 기존 주임을 따로 불러서 계약서 보면 회사 내부 기밀 정보를 누설하면 안된다는 조항이 있었다며 경고를 받게 되었고 또 이러면 정직원 전환 과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하셨다. (과연 윗선에선 어디까지 아셨던 걸까)
역시 세상엔 믿을 사람 하나 없는 거였을까.. 이 얘기를 누설한 우리도 잘못했지만 이걸 또 퇴사한 직원이 회사에다 얘기할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치 못했다.. 당연히 퇴사했으니까 더더 그렇게 생각했었지 말이다..
이번 일을 통해 인사차장님께서 우리들에게 "나 자신만 생각하고 나만 믿어라, 퇴사하면 다 남이다" 라고 조언까지 해주셨다. 주임은 그 자리에서 울어버렸고 이 날 같이 집에 가는 길에 내가 "왜 그런 일로 울었냐, 눈물이 아깝다"라고 말하자 주임은 "우리가 팀장님한테 회사 욕을 얼마나 많이 들었는데 억울해서 눈물이 나와버렸다, 팀장님이 했던 만행을 다 말하고 싶었는데 꾹 참았다" 라고 말하자 "그러면 우리도 똑같은 사람되는 거고 또 실수를 반복하는 거니 더 이상 그들과 엮이지 말자"라고 답했고 거기에 덧붙여 아무도 믿지 말자고 했다. 그런데 주임님은 "그래도 저는 대리님 믿어요" 이런 말을 하자 나는 "나도 믿지 말라고, 아무도 믿지 말고 오로지 자신만 믿으라고" 당부했다. 사실 주임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갔다. 나 같아도 억울해서 말하고 싶었을 거다. 하지만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랴.. 그들은 이미 퇴사한 사람이고 더이상 그들과 똑같은 부류가 되기 싫었다. 이 후 난 바로 단톡방을 나와버렸고 내 인생에서도 삭제했다.
범인은 누군지 짐작이 갔지만 이러한 상황이 되니 모든 사람들이 다 의심 되기 시작했다. 전 팀장님은 내가 정말 존경심이 들 정도로 계속 연을 이어가고 싶은 분이셨었는데 역시 사람의 단면만 보고 판단한 내가 바보였다. 퇴사한 주임도 전 팀장과 따로 연락하고 지낼 수도 있었기에 의심에서 배제할 수도 없었고 심지어 퇴사한 주임과 친했던 현 직원 동료도 의심이 갔더래지 말이다. 하지만 이제와서 범인 찾기 한들 무슨 소용이람.. 그냥 내 잘못이 가장 크다.. 퇴근 후에 동생한테 이 얘기를 전하자 '이건 누나가 잘못한 일이다'라고 혼나버렸다.
이번 일을 통해 깨달은 건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 것, 앞뒤가 다르니 그래서 함부로 믿으면 안 된다는 것.
사회에선 쉽게 속내를 비추면 안되겠다고 느꼈고 그리고 제일 명심해야 할 점 - 어딜가나 항상 입 조심!!!
이 세상에 믿을 건 오직 나 자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