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영월 여행
다가오는 이번주 금요일에는 기차를 타고 영월을 향할 것이다.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숙소가 있었다. 강원도 산 속에 있는 조용한 산골마을에 위치해 있는 곳.
동강이 흐르고 있는 작을 마을이다. 그곳에는 4월의 여린 푸릇함과 귀여운 봄내음이 느껴지려나.
최근 ‘리틀 포레스트’ 영화를 인상깊게 보았다. 일본에서 제작된 영화로, 코모리라는 가상의 시골 마을이 배경이다. 주인공은 계절에 따라 스스로 농사지은 농작물로 한 끼, 한 끼를 정성스럽게 만들며 삶의 의미를
깨닫고 어른으로 성장해간다. 정성스러운 한 끼에는 행복함이 담기고 가족과 친구, 마을 사람들과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다. 음식을 하는 수고스러운 행위 그 자체가 인생 그 자체로 느껴지기도 한다. 주인공의 독백처럼, 어쩌면 수고스럽게 느껴지는 여러 삶의 행위가 내용이 있는 풍성한 삶을 살게 할 테지만.
이번 영월에서의 짧은 여행에서는 영화에서 느꼈던 음식을 만드는 수고스러움을 느껴보려고 한다. 봄이라는 계절의 시간과 함께 식사하는 이와의 추억을 담아봐야지.
자연의 차분함 속에서 자유스럽게 어울리는 것이다. 지난한 겨울의 시간을 뒤로하고, 좋아하는 산 속에서 강줄기의 시원함과 여린 푸릇함을 느끼고, 고요함이 낮아든 밤의 별을 음미하는 것이다.
바쁘게 살아낸 지난 도시에서의 나날들을 위로하며, 또 다시 살아낼 시간들을 위한 생각의 힘과 마음의 힘을 기르는 시간을 가져야지.
나를 위한 따뜻한 음식을 만들어야지. 음식 한 접시에 오로지 충분한 시간과 정성을 담고, 스스로를 대접하는 마음과 나를 아끼는 마음을 담을거다.
파란 하늘 아래, 푸르게 흐르는 동강 아래에 서 있는 자연스러운 내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와야지. 그리고 영월의 깊은 공간과 시간 속에서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글로 적어 와야지.
그 시간을 기대하며,
202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