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예보도 없이 내렸다
눈이 예보도 없이 내렸다
날이 풀릴 것이라는 일기예보를 보았는데,
풀리기는커녕 느닷없이 눈만 내렸다.
갑작스레 내리는 눈을 보고 있노라면
자유해 보이는 몸짓에 넋을 잃고 한참을 쳐다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처럼 느껴지고는 했다.
경쾌해 보이는 흩날림,
바람 그네를 타듯 신나게 몸을 뒤흔들고
헤벌레 웃고 있는 어린아이와 같은 천진난만함이 느껴졌다.
옆에서 발걸음을 재촉하는 동행인이 없었다면
한 시간이고 그대로 그자리에 서서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을 것이었다.
무엇이 그렇게 내 마음과 시선을 끌었을까.
오후3시, 북촌 거리에서
2022.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