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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 뵐 낯이 없사옵니다

사진 근대유산 답사 클럽 37, 일본 도쿄 아카사카 프린스 클래식 하우스

by 장지용 알비스
도쿄 아카사카 프린스 클래식 하우스 (구 영친왕 도쿄 저택)_blog.jpg 2024년, 일본 도쿄, 아카사카 프린스 클래식 하우스 (구 영친왕 저택)

전하, 뵐 낯이 없사옵니다.


황실은 끝났다고 하지만 남은 궁궐에 세인들은 다들 오면서 역사를 기억하는 판국에 오히려 잡인들이 난장판을 피우는 일이 있었사옵니다.


얼마 전에는 경복궁, 잡인들이 전하께서도 앉지 못하신 옥좌에 멋대로 앉고 선왕의 침전 등을 역사를 알기 위해 보는 것이 아닌 거의 멋대로 들어간 수준의 사건이 있었사옵니다. 전하, 뵐 낯이 없는 일이옵니다.


못난 백성들을 용서해 주시옵소서. 황가가 끝났다 해도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세인들이 다들 오는 것은 전하께서도 혜량하시겠사오나 이런 일은 있을 수 없사옵니다.


전하의 일본 동경 저택은 과거 전하께서 타인에게 매매한 흔적이 있어서 세인들이 밥을 먹으러 오는 곳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사옵니다. 전하께서는 그 집을 매매하지 않았다면 해방된 조국이 민국이 되어도 민국 대사관으로 내주시려 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 있사옵니다. 못난 이들이 전하의 진심을 알지 못해 이렇게 된 것 송구스럽나이다.


전하, 제국과 황실은 끝났으나 백성들은 민국을 꾸려 세계만방에 태황제와 효황제께서 꿈꾼 그런 국가를 이룩했사옵나이다. 이제 남은 백성들이 꾸려가는 민국으로서의 새 대한을 지켜봐 주시옵소서.




※ 일본 도쿄 아카사카 프린스 클래식 하우스는 원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 의민황태자 영친왕의 저택이었으나, 영친왕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매각하여 호텔 부지가 되었다 한다. 최근 다시 미국 자본에 매각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 이승만 정부의 구 황실에 대한 적대적 태도 때문에, 실제로 영친왕은 대한민국 정부에 소유권을 이양하는 대안을 검토하려다가 무산된 전례가 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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