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ERICA 코사코사팀의 외국인 이주민을 위한 AI 의료 서비스
지난 포스팅을 통해 멋쟁이사자처럼 대학 13기 해커톤의 뜨거운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았는데요!
이번에는 우수상을 수상한 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담아보았어요. 함께였기에 더욱 뜻깊었던 꿈을 향한 도전기를 확인해 볼까요?
1,500여 명이 모인 2025 멋쟁이사자처럼 대학 13기 중앙 해커톤에서 AI 의료 연결 서비스 ‘메디메이트’로 우수상을 수상한 한양대학교 ERICA의 '코사코사' 팀의 여정은, 단순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사람을 향한 기술의 실험이었어요.
Q. 팀원 구성을 소개해 주세요.
저희 팀은 기획/디자인 파트 김고은, 프론트엔드에 김민서와 김태훈, 백엔드에 송재현, 국채원까지 이렇게 총 5명으로 참가했습니다.
Q. 팀명 '코사코사'에는 어떤 뜻이 있나요?
송재현(PM, 백엔드): "코딩하는 사자들"이라는 뜻에서 코사코사로 지었습니다. 사실 AI 시대답게 ChatGPT에게 추천받은 팀명 중 하나였는데, 후보 중 가장 좋다고 생각해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Q. 수상한 서비스 '메디 메이트'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송재현(PM, 백엔드): 메디 메이트는 낯선 병원에서 소통이 어려운 외국인 이주민을 위해, 한국에서의 진료 과정을 함께하는 AI 의료 연결 서비스입니다.
처방전 번역 및 복용 가이드를 제공하는 기능과 사전 문진 작성 후에 의사 또는 간호사와 실시간 통역 채팅방에서 대화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Q.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고, 왜 그 문제에 주목하게 되었나요?
송재현(PM, 백엔드): 저희 학교가 안산에 위치해 있는데, ‘안산’은 외국인 거주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곳이에요. 그래서 이들이 겪는 어려움을 한 번 들여다 보기로 했어요.
실은 저희 아버지 지인 중에 고대 안산 병원에 근무하시는 간호사님이 계셔서, 간호사님을 통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병원에서 외국인이 언어 장벽 때문에 증상 설명이나 처방전 이해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문제를 찾게 되었죠.
Q. 기획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김민서(프론트엔드): 저희 팀에게 가장 큰 고민은 확실한 차별화 전략이었습니다. 단순한 통역 서비스가 아니라, 실제 의료 현장에서 도움이 되는 기능을 담아야 한다는 점이 핵심이었죠.
시장조사를 위해 이해관계자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증상 설명이 어렵다" "처방전 번역이 필요하다"는 구체적인 지표를 얻을 수 있었지만, 동시에 이미 전문성과 플로우가 잘 갖춰진 경쟁 서비스를 발견하고 나서는 한때 아이디어 방향에 대한 자신감이 꺾이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때 팀원들과 논의 끝에 아이디어를 완전히 바꾸기보다는, 시장 안에서의 위치를 명확히 잡는 차별화 전략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그 결과 '처방전 번역'을 주 기능으로 삼았고, 단순 AI 번역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의약품 공공 API를 활용하여 필요한 정보만 추출·가공하는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서비스의 신뢰성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Q. 개발 기간 동안 어떻게 역할을 나누고 협업했나요?
김태훈(프론트엔드): 프론트엔드 파트는 초기에는 주요 기능별로 페이지를 나눠 맡았어요. 이후에는 각자의 강점을 살려 자연스럽게 세분화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발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해서 처방전 이미지 전처리나 주변 병원 찾기 같은 추가 기능 개발을 맡았고요. 반면 민서 님은 PM 경험을 살려 기획과 프론트엔드 사이의 적합성을 점검하며, 전반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해주셨어요.
송재현(PM, 백엔드): 백엔드는 주요 기능별로 나누어 개발했습니다. 저는 전체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처방전 번역 기능을 담당했어요. 함께한 채원 님은 실시간 통역 채팅 기능을, 채원 님은 사전 문진 기능을 맡아 완성해 주셨습니다.
특히 저는 처음 PM 역할을 맡았지만, 팀원 모두가 스스로 맡은 부분을 끝까지 책임져주셔서 협업이 아주 잘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김고은(기획/디자인): 저는 기획과 디자인을 맡아서 서비스의 전체 구조와 사용자 경험을 설계했습니다. 처음 사용하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쓸 수 있도록 화면을 간결하고 직관적으로 디자인하는 데 집중했어요. 시간 안에 모든 기능을 구현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팀원들과 상의하여 핵심 기능에 우선순위를 두고 피그마로 수정사항을 바로바로 공유하며 조율했습니다.
또 의료 데이터 같은 전문적인 부분에서는 개발자 팀원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덕분에 디자인이 현실적인 방향으로 다듬어질 수 있었습니다.
김민서(프론트엔드·발표): 해커톤 내내 긴장의 연속이었어요. 다른 팀들의 발표를 보며 위축되기도 했지만, 결국 믿을 수 있었던 건 우리가 준비 기간 동안 쌓아온 고민의 흔적들이었어요.
무엇보다 팀원들의 존재가 큰 힘이 됐습니다. 발표 직전 “잘할 수 있다"라는 눈빛을 마주했을 때, 긴장이 풀리고 오히려 집중이 잘 되더라고요.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제 에너지가 되었던 것 같아요.
국채원(백엔드): 맡은 기능은 끝까지 책임지고 완성하자는 마음으로 참여했습니다. 막막한 순간도 많았지만, 팀원들이 함께 도와주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어요. 서로의 강점을 믿고 의지했던 분위기가 끝까지 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이번 해커톤에서 각자 꼭 이루고 싶었던 목표나 동기가 있었나요?
송재현(PM, 백엔드): 저는 두 번째 멋대 해커톤 참여인데, 작년 해커톤에서는 배포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서 제출을 못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서비스 하나를 깔끔하게 완성하는 것에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김민서(프론트엔드): 제가 발표를 맡았는데, 저는 팀의 아이디어를 더 객관적으로 보고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생각하는 사고를 기르고 싶었어요. 원래 본인의 아이디어가 제일 좋아 보이고, 오랜 시간문제에 대해 깊게 고민하다 보면 단점이 보이지 않곤 하잖아요.
실제로 다음 단계에 진출하지 못하더라도 그 원인을 알기 위해 2차 예선 심사위원분께 찾아가 전체 심사가 끝난 뒤 발표, 성장전략, 기술적 측면에서 아이디어의 장단점에 대한 피드백을 요청했고, 이는 이후 본선 진출을 준비하는 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김고은(기획/디자인): 이번이 제 첫 해커톤이라서 '우승하겠다!'보다는 팀원들과 잘 협업하면서 과정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준비 과정에서 정말 다양하고 많은 수정 사항들이 생겼는데도 다 같이 끝까지 잘 해결해 주어서 고마웠습니다. 팀원들 덕분에 즐겁게 준비할 수 있었고,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국채원(백엔드): 맡은 기능은 책임지고 완성하자는 생각으로 참여했습니다. 해커톤을 준비하면서 코드를 짜는 게 막막하기도 했고 의도한 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어려울 때도 많았는데, 그때마다 팀원분들이 도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김태훈(프론트엔드): 저 같은 경우, 웹 서비스 개발이 두 번째인데, 첫 번째 서비스는 배포를 하지 못하고 로컬 시연으로만 마무리를 지었었어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배포 경험을 쌓아보자는 생각으로 완성도를 높이고자 노력했고, 팀원들이 다들 힘낸 결과 기능도 배포도 만족할 만한 서비스가 나와서 좋았던 것 같아요.
Q. 1차 예선 - 2차 예선 - 본선에 진출했을 때 소감은 어땠나요?
김고은(기획/디자인): 저는 본선 진출까지는 예상도 못 해서 입을 틀어막으며 놀랐습니다.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게 실제로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도 생겼고, 다들 밤새우면서 준비했는데 결과로 보상받은 느낌이었습니다.
Q. 이번 해커톤을 통해 개인적으로 어떤 성장을 이뤘다고 생각하시나요?
김민서(프론트엔드): 협업과 피드백의 중요성을 느꼈습니다. 서비스는 혼자 만들어낼 수 없었어요. 안 되면 혼자 다 해내야지라는 기존 생각은 문제를 팀원과 함께 고민하고 힘든 건 공유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 서로 원망하지 않고 아이디어에 대한 확신이라는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열정적으로 프로젝트에 임한다면 각자 잘하는 분야에서 서로의 존재가 더 선명해지고 빛날 수 있음을 배워갑니다.
김태훈(프론트엔드): 솔직하게 말하자면 저는 해커톤과 같은 대회를 기피하는 편이었어요. 준비하는 과정이 부담이 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기도 해서 팀과의 소통이 걱정되었거든요.
그런데 멋쟁이사자처럼 대학에 들어와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경험을 쌓고, 이번 대회에서 좋은 팀원들과 만나서 과정이 부담이 되기보다는 즐거웠어요. 거기다가 입상하게 되니 진짜 성취감이 뭔지 느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이제는 부담스러워서 대회를 피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국채원(백엔드): 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한 기능을 맡아 구현한다는 게 막막하기도 했고, 어떤 부분을 고려해야 하고 오류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등 걱정되는 게 많았습니다. 이번 해커톤을 준비하면서 정말 포기하고 싶을 만큼 오류가 많이 났었는데, 팀원분들의 도움을 받아 하나씩 해결하며 결국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맡은 기능을 완성했을 때 너무 뿌듯했고, 앞으로도 도전해 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김고은(기획/디자인): 저는 비전공자로 멋사에 들어왔기도 했고, 기획/디자인을 배운 것도 6개월 정도라 자신감이 많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해커톤을 준비하면서 도전하면 뭐든 얻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설령 도전의 결과가 성공이든 실패든 그 과정 자체가 제 경험이 되고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걸 몸소 느꼈고, 앞으로도 더 도전해 보고 싶은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Q. 5년 후, 10년 후 여러분은 어떤 모습일 것 같나요?
김민서(프론트엔드): 멋진 경영 컨설턴트가 되어 있겠지?! 후배들에게 아이디어 컨설팅을 해주고 싶습니다.
송재현(PM, 백엔드): 대학원 석사 졸업 후에 AI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길 바랍니다. 그때의 제가 커리어가 탄탄하다면 개발 파트 멘토나 심사위원으로도 다시 해커톤 현장에 오고 싶어요.
김태훈(프론트엔드): 그래픽스 엔지니어가 되어서 엔진 개발자나, 스튜디오에서 테크 직무로 일하고 있을 거 같아요. 개발 멘토도 좋고, 비슷한 직무에 흥미가 있는 아기사자들을 위해 테크 워크숍 같은 걸 열어보고 싶어요.
김고은(기획/디자인): 무사히 졸업 후 프로덕트를 디자인하거나 기획하는 사람일 거라 생각해요. 제 커리어의 터닝포인트가 되어준 멋쟁이사자처럼에게 언제나 감사하며 살 것 같고 저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국채원(백엔드): 산업공학 전공을 살려 코딩과 AI를 활용하는 시뮬레이션이나 디지털 트윈 분야에서 일하고 있을 것 같아요. 그때는 멋쟁이사자처럼 활동을 통해 쌓은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어요.
코사코사 팀의 이야기는 단순한 수상 스토리가 아니에요. 처음 해커톤에 참여하는 사람, 두 번째 도전하는 사람, 비전공자로 시작한 사람, 개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사람. 각자 다른 출발점에 서 있던 다섯 명이 '메디 메이트'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갔죠.
그 과정에서 그들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강점을 빛나게 했어요.
새벽까지 이어지는 개발, 반복되는 수정, 예상치 못한 오류들.
그 모든 순간을 함께 버텨내며 팀은 더 단단해졌고, 개인은 더 성장했어요.
메디메이트의 개발은 끝났지만, 코사코사 팀의 여정은 계속됩니다. SW 창업톤 참가를 준비하며, 그들은 또 다른 도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거든요. 그리고 언젠가, 후배들을 위한 멘토로, 심사위원으로, 선배 개발자로 멋쟁이사자처럼 커뮤니티에 돌아올 그날을 꿈꾸고 있어요.
무박 2일의 해커톤, 한 달간의 준비. 그 시간이 만들어낸 건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었죠.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함께 성장하는 법을 배운, 다섯 명의 개발자가 태어난 순간이었어요.
"결과가 어떻게 되든 분명 해커톤 속 모든 경험이 여러분의 소중한 추억이자 자산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김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