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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이프릴 May 19. 2021

창업이 준 선물: 흥미진진한 경험,성장

채팅캣 창업 스토리

앞 글에서 이어짐.

글로벌을 무대로 살다 (feat. MBA) 




 Life is either a daring adventure, or nothing.
- Helen Keller



해외 취업에 성공해 미국에 온 후, 탑스쿨 MBA까지 마치면서 글로벌을 무대로 살겠다는 꿈이 이뤄졌다. 하지만, 영어가 서툰 이방인으로 사는 것은 늘 도전이었다. 미국살이 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러니 당시에는 어떠했겠는가. 


2012년은 마침 트위터가 한창 유행할 때였는데 길어봐야 고작 140자인 트위터에 영어로 글을 올리는 것조차 내겐 스트레스였다. 말할 때 실수하는 것과 소셜네트워크 계정에 엉터리 영어로 글을 올리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계정에 올린 영어 실수는 평생 남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글을 올리는 것이 두려웠다. 막상 올리려고 하면 단순한 문법도 헷갈리기 일쑤였고, 실수를 피하고자 비슷한 예문을 찾다 보니 내 글을 점점 짧아지고, 단순해졌다. 


글쓰기라면 자신 있던 나인데 영어로 글을 쓰는 일은 큰 스트레스였다. 


성인이 된 후 미국에 건너온 사람들 대부분이 겪는 문제일 테지만 엔지니어, 디자이너, 회계사 쪽은 조금 나은 반면, 말과 글로 먹고사는 직업인, 마케터, 컨설턴트 경력을 가지고 있던 내게 영어의 장벽은 한없이 높았다. 


채팅캣 서비스를 떠올렸을 때 내겐 영어 공부를 도와주는 원어민 선생님이 있었다. 내가 그에게 부탁한 것은 문자나 이메일로 영어를 써 보내면 잘못된 것을 교정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선생님은 하루 중 어느 때든지 내가 요청하면 보통 한 시간 내로 교정된 영어를 보내 주었고, 그가 내 영어 교정에 쏟은 시간이 대략 한 시간이 되면, 나는 그에게 20불을 지불했다. 


당시 내겐 영어 원어민 파트너가 있었지만, 하루 이틀이지 그에게 영어 교정을 부탁하는 것은 부담이었고, 그 또한 내 선생님 역할을 내켜 하지 않았다. 나는 돈을 내고 영어 교정을 부탁하는 것이 차라리 마음이 편했다. 


필요할 때 언제나 영어를 적어 보내면, 원어민 선생님이 온라인상에서 바로바로 교정해 주는 서비스. 이것이 채팅캣의 탄생 배경이었다. 



영어가 짧은, 동양에서 온 여성인 내게 미국에서의 창업은 큰 도전이었다. 채팅캣 서비스를 시작했을 당시는 MBA 합격도 전이었다 하지만, 내게 너무나 필요한 서비스였기에 서비스에 대한 열정이 모든 걱정을 덮었다. 


고객의 관점에서 서비스를 볼 수 있다 보니 수많은 아이디어가 샘솟듯 나왔다. 무엇보다 나는 채팅캣의 고객들이 좋았다. 그들은 나처럼, 성장을 원하는 사람들이었다. 글로벌하게 살고 싶어했고, 해외 취업, 글로벌 탑 스쿨 꿈을 꾸었고, 그런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영어의 벽을 뛰어넘기를 원했다. 한편, 말을 하고, 글을 쓰는 것은 내게 숨 쉬는것과 같았다. 채팅캣은 영어 실수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고, 나는 채팅캣을 통해 소통을 자유를 찾았다. 


모든 창업가의 창업 스토리가 그럴 텐데, 내 창업 스토리만 적어도 책 한 권 분량은 나올 것이다. 창업은 내게 평범한 직장인이었다면 경험하지 못할 역동적인 경험을 선사해 주었다. 


몇 가지만 꼽자면 나는 채팅캣 대표로 있던 시절 당시 대통령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을 세 번 만났다. 그중 한 번은 2014년 창조경제 박람회에서 여성 창업가 대표로 대통령을 수행하는 역할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구글 CEO였던 에릭 슈미츠와의 점심 식사, 케냐에서 열린 오바마 대통령의 창업가를 지원하는 행사에도 초대되었다. 


하지만 창업은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삶이었다. 촉망받던 창업자였지만, 어이없는 소송에 휘말리게 되었고,  소송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회사는 결국 파산했다. 나는 회사를 닫은 후에도 실리콘밸리 회사 취업해 받은 월급은 전부 소송을 위한 변호사 비용에 쏟아부으며 3년 더 소송과 싸웠다. 


그리고 채팅캣 서비스를 닫은 지 4년째 사흘에 걸친 재판 끝에 승소했고, 재판장님은 소송에 든 비용까지 다 받으라는 판결을 내렸다. 


“Life is either a daring adventure, or nothing.” 이라고 헬렌 켈러가 말했다. 



흥미진진한 삶을 살려고 창업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나는 창업을 통해 수많은 특별한 경험을 했다. 그리고 나는 그 와중에 참 많이도 배웠다. 사업에 대해, 법과 사회에 대해, 세상에 대해. 그리고 무엇보다 나와 타인에 대해서.

Sometimes we win, sometimes we learn. 
- John Maxwell


“때로 우리는 이기고, 때로 우리는 배운다.” 창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리더십 전문가 존 맥스웰이 한 이 말을 전해주고 싶다.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면, 도전에 실패란 없다. 장담하건데, 창업가에게 이 말이 더더욱 사실이다.



다음글로 이어짐 T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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