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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자의 썰 Apr 24. 2024

치과와 리뷰


오늘 아침에 이메일로 뜬 미국 치과뉴스엔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보인다.  일본에 있는 치과 의사 몇몇이 단체를 만들어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라는 뉴스였다. 이유인즉슨 구글맵에 따라오는 몇 개의 네거티브한 리뷰가 그들의 치과병원을 운영하는데 너무 많은 손실을 끼쳤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도움이 되는 Positive 한 리뷰가 많은 것도 아닌데, 몇 개 없는 리뷰 중 네거티브한 리뷰 때문에 병원 문을 닫게 될 지경까지 갔다고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흠..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다.  더욱이 우린 Consumer의 위치가 아니라 그 사업을 운영해야 하는 비슷한 처지에 있는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절절하다.  


검색을 해보면 일본에서 구글의 영향력은 엄청나다.  나도 일본 여행에서 느꼈지만 구글맵 하나만 있으면 해결되지 않는 것이 없었다. 교통편의 정보를 넘어서 모든 정보를 구글지도를 통해 자세히 그리고 간단히 파악이 된다. 일본만큼은 아니지만 그 영향력은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미국뿐이랴, 구글의 파워가 미치지 않는 곳이 없는 것 같다. (예외는 바로 우리 한국?. 구글맵이 뒤로 밀리는 것은 아마 우리나라뿐일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정말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선 외국인 입장에서 좀 회의적인 입장이다.)  그런 막강한 Search Engine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리뷰’가 사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우리처럼 개인 비즈니스의 형태가 거의 대부분인 치과는 리뷰를 남기고 또 읽으며 정보를 얻는 너무나 매력적인 장소가 아닐 수가 없다.  


치과는 어찌 보면 환자의 입장에서라기보단, Consumer 입장에서 아주 단순하게 호불호를 판단할 수 있는 곳이다.  치료가 끝난 후, 마음에 감사한 것이 너무 많아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어 포털사이트의  ‘Review’ 클릭 한 번으로 구구절절한 칭찬을 할 수 있다. 그렇게 하는 경우가 많아서 우리가 자부심으로 뿜뿜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나 읽고 있는 독자분들이 잘 알고 있듯이 싸늘하고 혹독하기만 하다. 칭찬의 글이 리뷰를 도배하고 있어도, 단 하나의 구체적이고 장황하고 감정이 절절히 느껴지는 악성 리뷰 한건의 힘은 막강하다. 늘 열심히 최선을 다하다가도, 단 한 번의 실수로 무례를 범한 환자들에게 그것도 늘 보던 환자도 아니고 처음 본 환자분에게 뒤통수로 날아오는 악성리뷰는 그냥 아프기만 하다. 


리뷰가 큰 영향력을 미치는 현실은 이미 정착되었다. 그러기에 대응하는 방법도 이젠 확연히 눈에 보이는 것 같다. 거의 매주 구글 조회수를 올려준다는 마케팅 이메일을 받는다.  아주 예전에 한번 컨설팅을 받은 적이 있는데, 요점은 자기 회사를 통해 접속수를 올려주고, Search를 하면 상단부에 등장하고, 엄청난 리뷰를 생성해 준다고..  그래서 악성 리뷰를 완전히 물어버릴 수 있다고 한다.  가끔 주위 치과의 홈페이지를 보면 일 년도 되지 않은 치과에 리뷰가 100개가 넘는 것을 본다. (우리 치과는 25년이 지났음에도 리뷰 숫자는 10개가 되지 않는데.) 갑작스레 많아진 그런 리뷰를 보고 있으면, 정말 영혼 없이 작성한 가짜라는 것이 너무 눈에 보인다.  기계로 생성된 만들어진 칭찬 리뷰로 만족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저기 어딘가 내가 보고 싶지 않은 리뷰를 꽁꽁 숨겨 놓은 것에 더 큰 의미를 두는 것 같다.  또 다른 대응으로는 포털사이트 세팅에 아예 리뷰를 남기지 못하게 하는 option도 있어 그것을 과감히 도입하는 사업자도 늘어간다. 그런 사이트를 접할 때면 당돌하다?라는 느낌을 배제할 수 없지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충분히 있고, 나름 자신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불친절하다는 느낌은 벗어나지 어려울 것이다. 


구글이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일본에서,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한다는 일본 치과의사들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는 간다. 같은 처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 무분별한 악성리뷰를 피하기 위해 늘 최선을 다하자고 말하면 그건 현실에서 가능한 이야기일까? 최선을 다하되, 혹시라고 악성리뷰가 달려도 신경 쓰지 말자..라고 하면 해결되는 문제일까? 그렇지 않아도 복잡해져만 가는 치과세계에 감당해야 할 또 하나의 어려운 문제가 해결책 없이 커져만 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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