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투어대디 Jun 05. 2019

#38 제주 한 달 살기

제주 한 달 살며 좋았던 것들

아이와 함께 여행하는 아빠 투어대디입니다.

요즘 아이를 키우면서 제주 한 달 살기 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검색창에 제주 한 달 살기로 검색하면 검색되어 나오는 블로그만 5만 9천 건이 넘는 게시물이 검색되니 엄청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 여러 지인들이 제주 살기가 로망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종종 듣습니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제주도는 부모님들의 마음에 불을 지피기에 충분합니다.




저희 가족도 지난 2017년, 2018년 2년에 걸쳐 각 한 달씩 제주 한 달 살기를 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제가 1년에도 여러 차례(당일치기 포함) 제주도를 갈 만큼 좋아하다 보니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관광지가 아닌 제주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커서 아내와 상의하여 두 아이와 함께 서귀포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내는 아이들을 넓은 들판에 풀어놓고 맘껏 놀릴 수 있는 곳을 원하더군요.

서귀포에 자리를 잡은 이유는,

첫째, 장을 볼 수 있는 마트와 가까운 곳 둘째, 책을 볼 수 있는 도서관을 걸어가 갈 수 있는 거리 셋째, 대중교통이 편리한 위치(버스터미널이 있음) 한 곳의 숙소를 찾다 보니 서귀포 신시가지 쪽의 펜션에 한 달 예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대중교통을 고려하게 된 이유는 한 달 살기를 한 첫해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여행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제주의 대중교통이 그때보다 더 잘 정비되어 렌트하지 않아도 여행하는데 큰 불편함이 없다고 합니다.


제주에서 한 달간 살면서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아이들을 자연에 그대로 노출시킬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펜션 앞에 커다란 마당이 있었는데, 주인께서 자전거와 씽씽카 등 아이들의 탈것을 구비해두신 덕분에 잘 이용할 수 있었지요.

저희 아이들은 초등학생이어서 야구 글러브와 배트를 준비해 갔는데, 하루 종일 야구하느라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바닷가에 나가는 날이면 온 가족이 모래놀이를 할 수 있는 도구와 갈아입을 옷을 준비하여 버스를 타고 바닷가로 나갔습니다. 해변에 풀어주면 몇 시간이고 노는데 저희들의 손이 가지 않을 정도로 그 순간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에는 근처 도서관에 찾아가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 싫증 날 때까지 읽으며 놀다가 근처에 채점석 베이커리라는 빵 맛집이 있어 책 읽기가 끝나면 커피와 빵을 시켜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요.


이런 시간들을 보내며 깨닫게 된 것은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도 중요하지만, 부모와 함께하며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 아이들은 아빠가 회사도 안 가고 하루 종일 집에서 자기들과 놀아주니 낯설어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아빠와 함께 놀이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행복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지내는 시간뿐만 아니라 일상으로 돌아가더라도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야겠다고 다짐했던 것이 엊그제였는데 그게 또 마음처럼 쉽지는 않았습니다.


저희 가족은 제주 한 달 살기를 하며 얻은 것이 참 많았습니다.

그동안 일을 한다며 소원했던 아이들의 관계를 회복하게 되었고, 아이들도 아빠의 생각과 의견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아내와는 밤마다 많은 대화를 하며 앞으로의 삶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계획하는 시간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학업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를 느끼며 누릴 수 있다는 것이 큰 수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주도가 아름다운 경치와 천혜의 환경을 가지고 있다 보니 자연을 통해 배우고 얻는 것들도 많았습니다.

그 자리에 그 시간에 그곳에 있는 것 자체가 힐링이 되게도 했고요.

단순히 삶의 자리를 잠깐 서울에서 제주로 옮겼을 뿐인데, 이토록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여행과 생활은 분명히 다릅니다. 그 차이로 인해 그곳에서 느끼는 감정도 달라질 수 있고, 생각하는 것도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에서의 경험이 주는 자극들은 분명 우리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혹시 제주 한 달 살기를 계획하거나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꼭 한 번은 경험해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사람들마다 느끼는 감정은 다르지만 제 생각에는 "한 번도 안 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라는 말로 끝맺음하고 싶습니다.


- 투어대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