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와 습도가 높은 날
오늘은 귀한 연차를 내고 나한테 시간을 허락해 준 날이다.
감정에 휘둘린 지난달을 최대한 어른스럽게 보내주려 애쓰면서도, 이제 그만 어른이 되고 싶단 생각이 든다. 막 두 살 어려진 27세 으른은 아직 할 일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으니 맘을 잡아야지.
어쨌든 어수선히 뻗어가는 맘을 잡기 위해 연차를 냈고, 스터디 카페에 가서 일기도 쓰고 나만의 새 시작을 준비했다. 지난 주말에 들은 사진 수업에서 매일을 사진으로 기록해 보자는 선생님의 말에 이 더운 날 카메라도 꾸역꾸역 챙겨 나왔다. 그리 생산적인 하루는 아니었지만, 이 온도 높고 습도 높은 날 무거운 노트북과 카메라를 들고 스터디 카페로 간 것만으로도 작은 효능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 효능감을 동력 삼아 몇 달을 미뤄온 사진 일기도 시작한다. 너무 무겁지 않게 꾸준히 기록하는 게 목표인데 내가 잘 해냈으면 좋겠다.
- 2023.07.0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