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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소풍 Oct 11. 2020

직장인 책쓰기 프로젝트

글쓰기와 책쓰기의 차이

4차 산업혁명의 한가운데 서 있는 우리들은 말보다 문자나 글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며 살아가고 있다. 생활필수품이 되어버린 스마트폰과 온라인 세상에서 매일 다양한 SNS를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있다. 바쁘게 살다 보니 1년이 넘도록 만나기 어려운 지인들보다 온라인에서 날마다 소식을 주고받는 이들과 더 친근한 만남을 이어간다. 매일 카톡이나, 페이스 북, 트위터, 블로그에 문자와 짧은 글로 활발하게 대화를 나누며 산다.


디지털 시대에 이미지나 동영상이 주류를 이루지만 실제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표출하는 방식은 글로 하고 있다. 블로그나 페이스 북에 이웃들이 포스팅한 글에 댓글을 달고 공감 버튼을 누른다. 댓글을 통해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표현한다. 거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글로 이루어지는 디지로그(디지털+아날로그) 시대에 글을 잘 쓰는 것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한편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점점 책을 읽는 독자들이 줄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책을 읽어서 지식을 소비하고 자신의 뇌에 입력해야 지식 생산자로서 글을 통해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출력할 수 있다. 독서를 즐겨하다 보면 글을 쓰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책을 읽은 후에 감동받은 구절을 메모하고 손 글씨로 베껴 쓰면 글쓰기에 도움이 된다. 자신이 읽은 책의 서평을 블로그에 올려서 이웃들과 감동받은 내용을 교류하면 생각의 폭도 넓어진다. 꾸준하게 블로그나 페이스 북에 자신만의 글을 쓰다 보면 어느 순간‘나도 책을 한 번 써 볼까’하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글쓰기와 책 쓰기가 어떻게 다른지 알고 책 쓰기에 접근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유행하고 있는 고가의 책 쓰기 수업에 자신을 내 맡겨도 좋은 지도 판단할 수 있게 된다. 


먼저 책 쓰기는 철저하게 타깃 독자를 염두에 두는 글쓰기다. 독자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주제나 소재가 있어야 한다. 독자 입장에서 재미나 감동이 있던지, 실생활에서 써먹을 만한 실용성을 갖춘 내용으로 구성해야 한다. 혼자 읽기 위해 쓰는 일기나 평소에 친분이 있는 블로그 이웃들과 이야기하는 가십 거리로는 책을 쓸 수 없다.


다음으로 책을 써내려면 글의 분량이 충분하게 확보되어야 한다. 글쓰기는 일상에서 특정 주제의 블로그 포스팅에 비유할 수 있다. 책 쓰기는 여러 가지 스토리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은 100페이지 분량의 리포트라고 이해하면 된다. 리포트처럼 딱딱한 형식이나 사무적인 문구를 담고 있지 않을 뿐 한글이나 워드 10 폰트로 A4 100 페이지를 써내야 책으로 출간이 가능하다.


하나의 작은 주제나 소재를 가지고 글을 쓰는 것은 블로그 포스팅만 꾸준히 하더라도 해낼 수 있는 일이다(단, 이미지 중심이 아니고, 텍스트 중심으로 한 페이지 이상의 분량을 꾸준하게 포스팅하는 기준이다). 책 쓰기는 그런 30여 개의 주제를 가지고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10 폰트 기준 A4 2.5~ 3 페이지 정도의 글을 쓸 수 있어야 한다. 신문에 나오는 칼럼을 3 페이지 분량으로 35여 개를 쓴다고 생각하면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대부분의 초보 저자들이 책 쓰기를 포기하는 이유가 한 주제로 2~ 3 페이지 분량의 긴 호흡의 글을 써낼 수 없기 때문이다. 평소에 칼럼 필사 등을 통해 꾸준하게 글쓰기 연습을 하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서론, 본론, 결론의 구조를 염두에 두고 핵심 문장의 위치를 찾아가면서 베껴 쓰기 하면 필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고가의 책 쓰기 수업에서 핵심 필살기로 내세우는 방법론이기도 하다.


또 다른 고가의 책 쓰기 과정에서 서론/본론/결론 쓰기 연습을 두어 시간 수업을 진행하지만 충분하지 않다. 자전거 타는 법을 듣고 몇 번 페달을 밟아 봤다고 해서 바로 자전거를 탈 수 없다. 마찬가지로 날마다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로 2~ 3페이지 정도 분량의 글쓰기를 꾸준하게 해야 비로소 책 쓰기에 접근할 수 있다.


일반적인 글쓰기 수업이나 학원에서 가르치는 중심 내용은 문장력을 높이는 방법, 어법, 풍부한 어휘력을 늘리는 방법 등이다. 순수 문학의 범주인 시나 소설 등은 별도의 작법이 필요하기 때문에 장르의 특성에 맞는 비유법이나 대화체 표현 등을 배우기도 한다. (그런 이유로) 글쓰기 과정만 수강해서는 책을 쓰기가 쉽지 않다.


책을 쓰기 위해서는 단순히 글쓰기 기법 외에 핵심 주제를 중심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체계적으로 엮어 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흩어진 지식과 경험들을 일관성 있게 재구성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책을 쓰기 위해서는 평소에 4가지 습관을 체화하면 책을 쓸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첫째, 평소에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자주 가져야 한다. 머릿속에서 가물거리는 아이디어나 희미한 생각들이 명확하게 한 단어나 문장으로 정리되지 않을 때는 의식적으로 글로 써봐야 한다. ‘손은 제2의 뇌’라고 한다. 손과 뇌의 상호 작용으로 손으로 글을 쓰다 보면 생각이 정리된다. 동시에 뇌가 활성화되면서 글감도 떠오르는 효과가 있다. 손맛이 좋은 펜이나 연필로 백지 위에 마구 갈겨쓰다 보면 모호했던 생각들이 선명해지고 글로 쓸 수 있다.


둘째, 한 가지 주제로 생각들을 서로 엮어내는 연습이 필요하다. 책의 구조 자체가 콘셉트이나 제목을 중심으로 크게 4~5개의 장 제목으로 흐름이 연결되어 있다. 각 장별로 장 제목을 중심으로 소주제, 꼭지들로 유기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소주제나 꼭지들의 내용이 차이가 있지만 장 제목의 범위에서 벗어나면 곤란하다. 각각의 소주제나 꼭지들은 장 제목의 핵심 내용을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소주제, 즉 한 꼭지로 2.5~3 페이지 분량의 글을 쓰다 보면 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로만 채울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럴 때에는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전문가의 의견이나 사례를 엮어서 한 꼭지를 완성해야 한다. 


셋째, 책 쓰기는 독자를 위한 글쓰기임을 명심하고 마치 한 사람에게 말하듯이 글쓰기 연습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동네 브런치 카페에서 수다 떠는 내용을 그대로 옮기라는 의미는 아니다. 정말 글이 안 써질 때는 말하는 내용을 그대로 구어체로 적은 다음에 문어체로 변환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책 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가 누구를 위한 글인가를 결정하는 일이다. 막연한 대상을 놓고 글을 쓰다 보면 내용이 산으로 갈 수 도 있다. 만약 당신이 독자라면 저자를 통해서 그 주제와 관련하여 어떤 이야기나 내용을 듣고 싶은지 역지사지의 지혜를 발휘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책 쓰기와 글쓰기가 비슷하면서도 결정적으로 다른 이유는 책 쓰기는 상업적인 글쓰기라는 사실이다. 저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분신만큼 소중한 글쓰기의 산물이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매력적인 상품 중에 하나임을 기억하라.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한 출판 트렌드나 경쟁 서적들을 눈여겨보고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을지 평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독자들이 필요로 한 부분을 채워주고, 때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는 콘텐츠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출판사의 높은 벽을 넘어 자신의 책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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