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찬
쌀을 씻다가
창밖을 봤다
숲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그 사람이 들어갔다 나오지 않았다
옛날 일이다
저녁에는 저녁을 먹어야지
아침에는
아침을 먹고
밤에는 눈을 감았다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무화과숲 하면 달콤한 보라색 무화과 향이 가득한 신비로운 숲이 떠오른다. 쌀을 씻고 아침을 먹고 저녁을 먹는 일상적인 집과 그 집 밖에 보이는 신비로운 숲, 그리고 그 숲에서 들어갔다 나오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꿈 같은 무화과 숲을 헤메는, 현실에서는 쌀을 씻고 있는 작가의 다른 모습은 아니었을까. 가령 사랑하다 혼나는게 무서워 숨어버린 과거의 자신이라던가.
무화과 향이 가득한 보라색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