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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한 Jul 13. 2023

쉬고 싶다. 정말로. 나는.

올림픽공원에서의 쉼

 이제는 쉬고 싶다. 정말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누런 고름처럼 내 머릿속을 꽈악 채워버렸다. 

결국 차고 차오른 고름덩어리는 가녀린 피부를 제 힘으로 뚫고 올라와 화산 폭발하듯 분출해 버렸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 정말 쉬고 싶어요. 못하겠습니다..."


나를 가장 두렵게 하는 그 말을 내뱉었다. 저 못하겠습니다. 포기하겠습니다. 쉬어야겠습니다. 

왜 나는 스스로를 옥죄이며, 긴장하며, 자책하며, 다그치며 살아왔던 것일까...   


집에서 가만히 누워있어도 보고, 너튜브를 보며 키득거려도 봤지만, 몸과 머리는 점점 더 굳어가고 기분 나쁜 찜찜함이 나를 더 힘들게 했다. 

 안 되겠다. 나오자. 

전에는 스스로 제 멱살 잡고 질질 끌려 나오듯 재촉하며 나오기도 했지만, 오늘은 나를 일으켜 세워서 친절하게 그리고 부드럽게 보살피고 싶었다. 그런데 어디로 갈까. 혼자서.

흐릿한 하늘과 대비되는 초록빛의 올림픽공원에서

문득 올림픽공원이 떠올랐다. 초록빛의 올림픽공원으로 가면 좀 나아지려나...

나의 삶의 속도는?

나의 삶의 속도는 적당한 걸까? 남들만큼 잘 가고 있는 걸까? 삶의 속도는 도대체 어떤 기준에 맞춰야 하는 걸까? 제한 속도는 누가 정하는 걸까? 고속도로, 일반도로, 공원도로마다 속도 기준이 다른 것처럼, 나도 가정 그리고 사회에서는 다른 속도로 달려야 하는 것일까? 


올림픽공원 안 도서관 '지샘터'

 나는 삶에 대한 궁금증이 간절한 목마름으로 느껴지면 약수를 찾듯 도서관을 다급히 찾아간다. 마침 공원 안에 도서관이 있었는데, 이름이 '지. 샘. 터'다. 

야무지게 큐레이션 한 책들

크~역시는 역시다! 지샘터 도서관의 사서님은 배운 사람임이 틀림없다. 도서 큐레이션이 나의 취향저격이다. 심리와 관련된 서적이 특히 눈에 많이 띄었다.  

숲멍

멍하니 숲을 바라보았다. 아무렴 어때. 될 일은 된다지...

쉬어가도 괜찮아

문득 '쉼과 창업가의 마음 건강'과의 연관성에 대해 조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업 후 앞만 보고 최대한 빨리 달려 나아가야 하는 창업가들에게 '쉼'은 어떤 의미일까. 어떤 영향을 줄까. 

어떠한 틀에도 얽매이지 말고, 나의 결대로 한 마리의 나비처럼 춤추듯 살아가고 싶다. 

크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어 본다. 과도하게 긴장해 봉긋 솟은 양 어깨를 고요히 어루만져본다. 

앤, 쉬어가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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