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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Jan 19. 2021

춘천, 강촌 얼음빙벽의 장관 구곡폭포 문배마을 봉화산

춘천, 강촌, 별, 별똥별, 동양화, 한국화, 어반 스케치, 김태연 작가

http://cafe.naver.com/hongikgaepo



내 젊은 시절 꿈을 꾸면 나오는 배경이다.



그 시절 우리는 별을 봤고 그 별을 따라갔으며 그 별을 노래하고  별을 고민했다. 

내 어린 시절 별똥별을 보고 두근댔으며 젊게 꿈틀대던 그 청춘의 변덕 속에 이리저리 부딪쳐대던 유성 같은 내 젊음을 잠시 식혀가던 휴게소 같은 곳이다. 

그곳은,

그곳에 가면 계절마다 달라지는 폭포가 있다. 

그 폭포는 굽이굽이 꺾이고 굽어져 흐르는 물이 봄과 여름과 가을을 알리지만 그중 으뜸은 겨울이다. 

빙벽으로 바뀌어 하나의 얼음 기둥으로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겨울에 그 얼음기둥을 바라보고 '물 멍' 대신 '얼음 멍'을 때리고 싶어 집안일을 정리한 후 천천히 움직인다. 



오늘부터 다시 춥다고 한다. 

얼마 전 영하 20도를 겪고 보니 영하 10도는 쉽게 느껴질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추위는 추위다. 

경춘선 열차 따라 올라가다 보면 '북한강' 이 시원하게 나오고 그 북한강 물줄기를 따라가다 나타나는 '강촌역' 

그곳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북한강'과 '삼악산' 이 나오고 왼쪽으로 꺾으면 '구곡폭포'와 '봉화산' 이 나온다고 하여 왼쪽으로 꺾어 간다. 

마치 시골 동네 같은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시냇물이 나오고 얼음으로 얼려있어 겨울임을 자랑하고 있다. 

겨울의 색은 화려하진 않아도 고급스럽다. 

은은한 갈색과 황토색 등 무채색과 가까운 색들과 무채색인 흰색과 검은색으로 고급의 극치를 달린다. 

그 물 따라가다 보니 나타나는 구곡폭포 입구, 문배마을과 봉화산 입구와 구곡폭포로 가는 입구 두 방향으로 나뉜다. 

혹시 어두워 질지 몰라 '구곡폭포'로 바로 올라가기로 한다. 

매표소에서 표를 사니 그 가격 그대로 '춘천 사랑 상품권'을 준다. 

가격이 2000원이니 어디서든 보태 쓰란 말인 것 같아 선물 받은 듯 기분이 좋다.

올라가는 길에 '빙벽' 이 만들어져 있어 작은 볼거리가 생겼다. 

간간히 돌탑도 시선을 잡고 얼음으로 하얀 계곡 따라 올라가니 저기 멀리 하얀 얼음이 하늘로 솟구쳐 오른 듯 장관을 이룬다. 

밑으로 다가가니 고드름 수만 개가 뭉치어 만들어진 듯 하얀 얼음기둥이 장관이다. 

구석에 자리를 잡고 스케치를 하는데 붓과 물감이 얼어 얼음으로 얼음을 그린다. 

그 빙하의 색은 '흰색' 이 아니라 마치 은은한 고려청자가 녹여난 듯 하늘빛 청록빛 색이 녹아져 있어 색을 바라보는 재미가 있다. 

감히 그 색을 재현해 보진 못해도 그냥 느낌 그대로 얼음기둥을 담아본다.  






















폭포로부터 100여 미터 내려가면 '문배마을'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6.25 때 전쟁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갔다는 깊은 산골 '문배마을'이지만 지금은 너무 유명해져 버렸다. 

40여분 굽이굽이 산을 하나 올라서야 그 마을이 나타난다. 

그 마을에 서니 살짝 아쉬운 게 '신가네 집' '한씨네 집' 플래카드로 크게 집을 가려놓아서 이제는 전쟁이 나면 제일 먼저 찾을 수 있는 마을이 된 것 같아 아쉽다. 

그래도 그분들의 생계를 위해 아쉬운 들 어떠하리.... 

그 마을에 들어서면 '구곡폭포'의 비밀이 밝혀진다. 

그 비밀은 직접 확인했으면 좋겠다. 

'김씨네 집' 옆 임도로 나간다. 

임도 따라가다 보면 눈에 덮인 길도 있고 바싹 말라버린 흙길도 있다. 

굽이굽이 길을 따라 마치 장돌 배기처럼 짐을 메고 걷다 보면 '봉화산'으로 오르는 이정표가 나온다. 

그 이정표 따라 오르니 '봉화산' 정상에 벌어진 산불 같은 일몰의 불쇼가 벌어지고, 그 아름다운 광경을 얼어있는 공기 속에 나 혼자 관람한다. 

불쇼가 한참이지만 많이 어두워지기 전에 내려가기 위해 능선 따라 움직인다. 

가다가 출출한 듯 해 요기도 하고 호젓한 산길을 여유롭게 걷는다. 

1시간 30쯤 지났나 왼쪽으로 역이 보이고 산의 날머리로 나선다. 

강촌역 바로 옆이 날머리다. 

바로 가기 아쉬워 강촌 시내를 걷는다. 

편의점에서 '춘천 사랑 상품권'으로 김밥을 사서 먹으며 강촌의 달라진 면모를 확인한다. 

건물들은 많이 변하지 않았으나 강변을 도심의 유원지처럼 단정하게 만들어 놓았다. 

추억을 먹고사는 내게는 실망스럽지만 사시는 분들께는 더 깔끔해서 편해 보인다. 

'구강촌역' 은 카페로 쓰이고 '북한강 물줄기'는 그날과 같이 먹색이다. 



그 아름다운 젊은 날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그 시간 떨어진 별똥별은 이제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별똥별의 불은 내 가슴속에 꺼지지 않고 남아있다.    












 2020,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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