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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션뷰 Apr 18. 2023

모두 기록의 쓸모를 느끼고 계신지요?

책과 산책 004. [기록의 쓸모]를 읽고,

책의 저자 이승희 님은 책 초반에서 언제 기록을 시작했고, '왜' 시작했는지에 대해 말한다. 나는 좀 분명하다. 기록하지 않으니 망각이 되고, 망각이 되니 그냥 흘러버려 지는 것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내 일상을 좀 더 선명히 기억하기 위해 기록을 결심했고, 블로그를 열심히 하는 직장 동료에 영향을 받아 실제 행동에 옮길 수 있었다. 


그래서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글귀이자, 우리 모두가 기록을 계속해나가야 할 이유가 아래와 같이 제시되고 있다.

p.191 기록은 달리기 같다. 꾸준히 할수록 근력이 붙어 '기록형 인간'이 된다. 기록을 하면서 생긴 가장 큰 변화는 '나를 객간화'하는 시간이 생겼고 '(전보다) 성실한 태도'를 갖게 되었으며, '효율적인 시간관리'에 집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사소한 것들을 흘려보내지 않아 내 일에 활용할 자산이 많아졌다.

실제로 나는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소재 기록'이라는 노션 페이지를 만들어 내가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는 매거진 카테고리마다 쓸 만한 소재를 기록해 두고 있다. 쓸거리들이 많이 생기면 내 자산들이 많아진 것 같아 기분이 좋으면서도, 빨리 해치워야 할 일인 것 같아 마음을 조여오기도 한다. 

운동을 하다 근육이 뭉쳤을 때일수록 쉬지 않고 계속 움직여야 진짜 근육이 생긴다고 한다. 글쓰기 근력도 그런 것 같다. 모두들 근력 만들기 잘하고 계신가요?!


아래부터는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과 짧은 생각 메모.

p.40 자기만의 영역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의 흐름을 읽는 능력, 수단보다 본질에 집중하는 능력을 먼저 갖춰야 한다는 것을. 나를 정의하는 전문분야 타이틀이 중요한 게 아님을. 마케터로서의 완전함이 아니라 나의 본바탕을 고스란히 살리는 '온전함'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41 퍼포먼스와 데이터, 프로모션과 SNS 같은 특정 영역은 부차적인 문제다. 본질은 내가 마케터로서 계속 '창의노동'을 하고 있느냐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나만의 언어로, 우리만의 방식으로 다듬어 내놓는 것이 나의 역할이었다.
일을 하면서 자주 들었던 생각이 '나는 내 일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가?'였다. 사실 '이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나는(사실 모든 PM이) 언제든 대체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도 생각했다. 근데 이제는 이런 걱정을 하지 않는다. 여전히 내 일은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렵지만 나는 이제 내가 대체될 수 없는 이유를 찾았다고 생각한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전문직이 아닌 사람들이 앞으로 찾아나가야 한다 생각한다.


p.47 여행은 일상을 탈출해 낯선 감정을 느껴보러 떠나는 것인데, 막상 일상으로 돌아오면 그 감흥을 다 까먹고 만다. 여행지에서 바로 적는 기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낀 이유다. 여행하며 쓴 글은 다녀온 후에 후기 포스팅을 올리는 것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p.235 길을 잘못 들어섰을 뿐이라고, 방향은 다시 잡으면 된다고 여행에서 배운다. 어쩌면 여행은 인생을 배우기 위해 떠나는 것인지도. 좋은 날씨를 기대하는 삶보다, 날씨를 맞이하는 삶을 살자고 다짐한다.
여행지에서 바로 적는 기록! 잊지 말기.


p.55 뭘 해도 다르게 하는 사람, 자기 확신이 있는 사람, 자기의 신념으로 주변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로부터 일의 내용이 아닌 '일하는 방식'을 배웠다. 
나에게는 보고 배울 만한 직장 선배가 한 번도 없었다고 생각했다. 처음 입사했을 때 나보다 1년 먼저 입사한 선배가 있었지만, 1년도 안 되어서 퇴사했기 때문에 무언갈 제대로 배워보지 못했다 생각했다. 더군다나 나랑 하는 일이 조금은 달랐기 때문에.. 근데 요즘 이 선배 덕분에 좋은 기준으로 일을 시작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태도의 문제' 좋은 태도를 지닌 사람이 드물다는 것을 연차가 쌓일수록 느끼고 있기 때문에 처음 내가 함께 합을 맞춘 사람이 좋은 사람이었기에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p.59 피드백의 뜻은 '결과를 알려주어 앞으로 일어날 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모든 피드백의 목적은 '더 나은 결과'다.
평가가 아니다. 내가 더 보태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라고 생각하기. 


p.74 나는 진짜 예민한 사람은 '예민하지 않은 척'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예민하기에 분위기를 잘 읽고,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진짜 예민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p.90 "이별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진짜 디테일을 살려요. 집착하고 찐따같이 굴지만 그런 친구들이 승부수를 띄우거든요. 진짜 크리에이티브는 멋없고 찌질하고 비참한 부분에서 나와요. 그 부분에 모두가 공감하는 겁니다."
내 모습 중 가장 싫은 게 '예민한 나'였다. 나는 예민하고, 이별에서 잘 헤어 나오지 못하고, 찌질하고, 찐따 같지만 이런 모습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


p.125 개인의 취향에 빠져 세상을 바라보는 창문을 닫지 않기를.
취향이 확고해지면 질수록 내 취향은 고급이고, 내 취향에 못 미치는 남들의 취향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해 버린다. 세상의 다양한 모든 취향이 존중받을 수 있기를 바라기.


p.130 이제는 가능하다면 회사 이름이 아닌 내가 하는 일이 나를 수식할 수 있도록 답을 쓰고 싶다. '00의 이승희'가 아니라 '이승희의 00'이 될 수 있도록, 내가 좀 더 선명해질 수 있도록.
직장 안에서의 '나'로 시작했지만 이제 '어떤 나'를 생각하고, '어떤 나'가 잠시 직장에 소속되어 있다는 느낌을 가져보기.


p.154 "언제나 시작보다 끝맺음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올해의 시작보다 끝이 나아졌는지.
입학보다 졸업이 빛났는지
입사보다 퇴사가 더 의미 있을지
태어났을 때보다 죽을 때 더 행복할지."
- 엄태욱 님 페이스북
p.171 심지어 '자기다움'이라는 말조차 유행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나답게 하라는 건 특별하거나 특이하게 하라는 게 아니다. 스스로 기준을 정하고 그걸 잃지 말라는 뜻이다.
p.177 내가 사는 곳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건 '자기소개'와 같다. 내가 어떤 일을 하고, 무엇을 좋아하고,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드러나기에.
p.249 '좋았다'는 표현 외에 다른 표현을 못하는 나 자신에게 충격받았던 날이다. 좋은 경험에 '좋았다'고 곧바로 표현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그 이상의 좋은 경험을 했을 때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 답답했다. 내 좁은 어휘력 때문에 생각의 한계에 갇히는 느낌이랄까.
이 책이 좋았다. 이 공간이 좋았다. 이 느낌이 좋았다. 이 카페가 좋았다. '좋았다' 말고 좋다는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와 문장을 내 식대로 많이 만들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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